"외부 해킹인가, 내부 실수인가"…공군 1호기 명단 유출 미스터리

기사등록 2026/11/03 11:42:00

최종수정 2026/11/03 14:04:25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6월 대통령 전용기 탑승자 정보, 악성코드 분석 사이트에 노출

업계 "검사하려다 올렸을 가능성"에 무게…정부, 제출 주체·유출 경위 조사

핵심 인사 외 실무진 노린 추가 공격 우려…정부 문서보안 강화돼야

[성남=뉴시스] 최동준 기자 =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유럽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경기 성남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2026.06.09. photocdj@newsis.com
[성남=뉴시스] 최동준 기자 =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유럽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경기 성남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2026.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이 악성코드 분석 사이트에 올라온 경위를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경호인력의 신원 정보와 수행단 구성까지 대통령 전용기 탑승자 명단은 경호상 극비 정보로 분류된다. 자칫 적성국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상황.

누가 어떤 목적으로 외부 사이트에 버젓이 국가 기밀정보를 올렸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보안업계에서는 내부 관계자의 검사 목적 제출이나 이미 유출된 자료를 입수한 제3자의 제출, 보안 솔루션을 통한 자동 공유 등 여러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일 경찰,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악성코드 분석 서비스 '바이러스토탈'에 지난 6월 2일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 파일이 올라왔다.

파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정부 주요 인사, 대통령경호처 경호원, 청와대 출입기자 등 168명의 이름과 소속·직책,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 발급·만료일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한 시점보다 일주일 앞서 파일이 올려졌다. 여권 정보와 핵심 경호 인력의 신원이 사전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파장이 거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전날 언론 보도로 사건을 파악하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와 외부 해킹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도 이날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유출 경위와 노출 범위, 실제 피해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관계기관의 관리 책임을 밝히고 순방 보안관리 체계도 전면 점검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이날 이번 사건을 "해킹보다는 유출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경위와 배경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악성코드 검사하려다 대통령 부부·경호원 신원까지?…누가, 왜 올렸는가

[서울=뉴시스] 구글 자회사가 운영하는 무료 악성코드·위협 분석 플랫폼 '바이러스토탈' (사진=바이러스토탈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글 자회사가 운영하는 무료 악성코드·위협 분석 플랫폼 '바이러스토탈' (사진=바이러스토탈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러스토탈은 구글 자회사가 운영하는 무료 악성코드·위협 분석 플랫폼이다.

여러 보안업체의 탐지 엔진을 활용해 이메일 첨부파일이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프로그램 등에 악성코드가 있는지 검사한다. 보안업체와 연구자들은 공유된 파일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위협을 찾아내고 대응한다.

기본 검사는 무료지만 제출한 파일은 협력 보안업체나 일부 유료 이용자에게 공유될 수 있다. 악성코드 검사를 위해 올린 문서의 내용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플랫폼 측도 기밀 문서 제출을 금지하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순방 전에 파일이 올라온 점 등을 보면 내부 관계자 등이 악성코드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파일이 전 세계 보안 관계자에게 공유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제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4년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외주업체 직원이 직원 3000여 명의 PC 보안 점검 자료를 바이러스토탈에 올려 인적 사항이 노출된 바 있다.

사람이 직접 올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시된다. 일부 보안 솔루션은 초기 설정 시 파일을 바이러스토탈에 자동 공유하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정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자료가 공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부 해킹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최초 유출자와 파일 제출자가 다를 수도 있다. 누군가 파일을 외부 유출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제3자가 피싱메일이라고 의심하고 바이러스토탈에 의뢰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얘기다.

수사기관이 운영사인 구글에 협조를 받아 접속 기록 등을 확인해야 정확한 업로더를 추적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끝난 순방에도 남은 위험…출입기자·요리사 등도 추가 공격 우려

유출 경위 규명과 함께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추가 피해를 막는 대응도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주요 인사 주변의 인물이 해커의 차기 공격 통로가 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경호인력뿐 아니라 기자와 사진작가, 요리사 등의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며 "공격자는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주변 인물의 이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노려 주요 인사와 관련된 정보를 빼내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순방이 끝났더라도 수행 인력의 신원과 업무 관계를 이용한 사칭이나 표적형 피싱 위험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보안업계에서는 민감한 정보가 담긴 업무 문서에 복잡한 열람 암호를 설정하는 등 자체 보호 조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현재 해당 파일의 다운로드는 차단된 상태다. 하지만 누가 자료를 올렸고 어디까지 유출됐는지 규명하는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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