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17~18개 다세대, 계약서 없이 현금 월세
집주인 조사서 거주 인원 파악 안됐다 주장
고의 입증은 정황으로…부패 냄새 판단 요소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구로 미라화 시신이 나온 다세대주택이 계약서도 거주자 명부도 없이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해당 주택의 모습. 2026.1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1/02/NISI20261102_0002280817_web.jpg?rnd=20261102163604)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구로 미라화 시신이 나온 다세대주택이 계약서도 거주자 명부도 없이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해당 주택의 모습. 2026.1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김용중 수습 기자 = 서울 구로구 주택가 쓰레기 배출 장소에서 미라화한 시신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시신이 나온 다세대주택이 임대차계약서나 거주자 명부 없이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이 17~18개에 이르는 건물이지만 실제 거주자가 몇 명인지조차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세입자의 출입이 자유롭고 임대 관리도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면서 거주자의 사망을 파악하기 어려운 주거 관리의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시신이 발견된 건물은 고시원과 비슷한 구조로 80대 집주인이 직접 관리하며 계약서 없이 월세를 현금으로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해당 건물이 중개 매물로 나온적이 없다고 전했다.
인근에 10년 넘게 산 한 주민은 "이 집 방이 17개인가 18개인가 된다"며 "예전에는 사람이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세입자가 몇 명 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나 중국 사람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와서 사는 곳"이라며 "세 들어 사람들이 지방에 일하러 가 몇 개월 만에 한 번씩 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수리를 안 해서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정도라 부동산에서 잘 내놓지 않았다"며 "그냥 알음알음 보증도 없이 싸게 넣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대부분 자기네끼리 소개로 같이 일하는 사람을 데려와서 살게 하는 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 임대차 거래에서는 임대차 신고 등 관련 절차가 이뤄질 수 있지만,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비공식적 거주 형태에서는 실제 거주 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외국인 체류지 변경 역시 정식 거래면 임대차 신고와 함께 이뤄지지만, 계약서가 없으면 이런 신고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시신은 변사자가 평소 사용하던 방이 아닌 옆방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건물에 사는 한 주민은 며칠 동안 "냄새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80대 집주인은 시신이 발견된 방을 누구에게도 내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이 어떤 경위로 옆방에 놓이게 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서울 구로구 주택가 쓰레기 배출 장소에서 미라화한 시신이 발견됐다. 2026.1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1/02/NISI20261102_0002280822_web.gif?rnd=20261102163806)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서울 구로구 주택가 쓰레기 배출 장소에서 미라화한 시신이 발견됐다. 2026.1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변사자가 중국 국적 50대 남성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2011년 입국했고 체류기한은 2022년 1월 만료된 상태였다. 지난 8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이력도 확인됐다.
인근 가게 주인은 변사자가 병원에 입원한 뒤 함께 살던 아내가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 주인은 변사자가 무보험이어서 병원비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그것 때문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체류 사실을) 자진신고하고 돌아갔다고 들었다"고 했다.
경찰은 변사자가 퇴원한 뒤 어떻게 거주지로 돌아왔고 어떤 경위로 숨졌는지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시신은 지난달 22일 유기됐으며 27일 발견됐다. 유기 혐의로 긴급체포된 80대 집주인과 6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돼 피의자들은 석방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했지만, 최종 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시신 유기 여부뿐 아니라 사망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운 주거 관리 공백 실태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박경수 법무법인 지름길 변호사는 "임대인이 세입자 사망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따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변사 신고는 의료인에게만 해당하고, 사망 신고는 가족이 하는 것인데 임대인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신을 다른 곳에 옮겨 유기한 행위는 별도의 형사책임 판단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시체유기죄가 성립하려면 시신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유기하려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 시신일 수도 있다고 인식하고 감수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도 있다.
박 변호사는 "고의는 내심의 문제라서 외부로 드러나는 정황을 통해 간접적으로 판단한다"며 "시신이 부패하면 냄새가 심해 이런 정황이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신 유기 과정, 피의자들의 혐의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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