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 화재현장 훈련…새로 문 연 국립소방연구원 가보니[르포]

기사등록 2026/11/02 17: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충남 공주에 신청사 문 연 국립소방연구원

구조·구급·화재 대응 합동훈련 콘텐츠 개발

체온 낮추고 온열질환 미리 알리는 연구도

[공주=뉴시스] 충남 공주시 사곡면 국립소방연구원 가상전술연구동의 개방형 훈련장.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뉴시스] 충남 공주시 사곡면 국립소방연구원 가상전술연구동의 개방형 훈련장.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뉴시스]성소의 기자 = "몸을 움직이면 화면 속에서도 똑같이 움직입니다."

2일 오후 찾은 충남 공주시 사곡면 국립소방연구원 신청사. 가상전술연구동 1층에 들어서자 가로·세로 각 30m의 넓은 훈련장이 나왔다. 위쪽에 설치된 카메라는 대원의 몸에 부착한 센서와 함께 움직임을 감지하는 장비다.

훈련에 참여하는 대원은 머리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팔과 다리, 허리 등 몸의 12곳에 센서를 단다. 카메라와 센서가 대원의 위치와 관절 움직임을 파악해 가상공간에 반영한다. 최대 16명의 대원이 상현장에서 구조·구급·화재 진압을 연습할 수 있다.

국립소방연구원 관계자는 "화면을 보고 클릭하는 것이 아니라 장비를 착용하고 직접 몸을 움직이며 훈련한다"며 "관절 움직임을 통해 자세가 올바른지 확인하고, 훈련 후 잘못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층 통제실에서는 아래층 대원들의 훈련 모습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휘자가 마이크로 임무를 내리면 대원들이 이를 수행하고, 필요하면 동작을 바로잡거나 다른 임무를 지시하기도 한다.
[공주=뉴시스] 국립소방연구원 가상전술연구동의 폐쇄형 가상훈련장. 고시원·요양원·병원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 소방대원이 VR 기기를 착용하고 대응훈련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뉴시스] 국립소방연구원 가상전술연구동의 폐쇄형 가상훈련장. 고시원·요양원·병원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 소방대원이 VR 기기를 착용하고 대응훈련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층에는 고시원, 요양원, 병원 등에 화재가 났을 때를 가정해 훈련하는 폐쇄형 훈련장도 마련됐다. 훈련장에 설치된 벽과 장애물을 VR 화면에도 똑같이 구현해, 대원은 건물 안에 진입한 것처럼 통로를 따라 걷거나 장애물을 피해 가며 훈련할 수 있다.

혼자 장비 조작을 연습하는 개인형 훈련장도 마련돼있다. 이곳에서는 VR 기기를 쓰고 트레드밀 위를 걸으며 가상현장을 이동할 수 있다.  

연구원은 소방호스 끝에 연결해 물을 뿌리는 관창도 가상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원이 관창을 직접 다루면서 물을 뿌리고 수압을 조절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립소방연구원 관계자는 "관창에 추적장치를 장착해 대원이 조작하면 가상공간에서도 물이 나오고 수압이 달라지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올해부터 약 3년에 걸쳐 가상훈련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직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교육과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주=뉴시스] 국립소방연구원 유해가스대응연구동에서 화재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지하철 열차 내부에 연기를 채운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뉴시스] 국립소방연구원 유해가스대응연구동에서 화재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지하철 열차 내부에 연기를 채운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상현장 훈련시설을 둘러본 뒤에는 유해가스대응연구동으로 이동했다. 이곳에 설치된 지하철 열차 안은 화재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피운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에서는 연기가 자욱한 환경에서 소방장비와 로봇의 성능을 시험하고, 중앙소방학교의 요청에 따라 구조훈련도 진행한다. 물을 채워 침수 상황을 재현하고, 그 안에서 소방로봇이 제대로 이동하는지 시험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이어서 찾은 연구행정동 보호장비성능평가실에서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대원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소방대원 몸에 부착한 센서로 온도와 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 온열질환 위험을 미리 알리는 사전경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직접 센서를 착용한 국립소방연구원 관계자의 심박수가 올라가면서 설명 도중에도 경고음이 여러 차례 울렸다.
[공주=뉴시스] 국립소방연구원 보호장비성능평가실에 마련된 생체신호 측정 장비.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뉴시스] 국립소방연구원 보호장비성능평가실에 마련된 생체신호 측정 장비. *재판매 및 DB 금지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잠시 쉬는 동안 체온을 낮추는 냉각 장치도 개발 중이다. 장치에는 '펠티어 소자'를 이용한 냉각판과 냉각수가 순환하는 통이 달려 있어, 손바닥을 냉각판에 대거나 팔을 통에 담가 몸을 식힐 수 있다. 연구원은 대원이 출동 전에 섭취해 체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도록 소금과 당 등을 넣은 슬러시 형태의 음료도 개발하고 있다.

국립소방연구원 관계자는 "체온이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데 보통 30~40분이 걸리는데 현장에서는 이 정도로 쉴 수가 없다"며 "대원들이 쉬는 15~20분 안에 체온을 정상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지난 8월 아산시 송악면에서 공주시 사곡면으로 이전한 뒤 이날 개청식을 열었다. 부지면적은 5만8916㎡, 연면적은 1만1778㎡로 아산 청사보다 각각 약 6배, 3배 커졌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신청사에서 거둔 연구 성과가 소방 현장과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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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화재현장 훈련…새로 문 연 국립소방연구원 가보니[르포]

기사등록 2026/11/02 1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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