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 김환기부터 포켓몬 카드까지…서울옥션, 2주간 1000여 점 ‘옥션쇼’

기사등록 2026/11/02 14:42:29

최종수정 2026/11/02 15:30:08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11~24일 강남센터서 12개 경매· 8개 전시 잇따라

김환기 1971년 점화 국내 첫 공개…낮은 추정가 28억원

아트 포스터 경매 시작·고미술·주얼리까지 매일 진행

김민재 사인 아우디·세븐틴 디에잇 협업도

입장권 2만2000원…행사 기간 재방문 가능


낮은 추정가 28억원에 출품된 김환기의 1971년작 ‘30-XI-71 #212’. 미국 개인 소장자가 오랫동안 보유해 온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oil on cotton, 46.8×152cm, 1971. 사진=서울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낮은 추정가 28억원에 출품된 김환기의 1971년작 ‘30-XI-71 #212’. 미국 개인 소장자가 오랫동안 보유해 온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oil on cotton, 46.8×152cm, 1971. 사진=서울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수십억원대 김환기 점화부터 시작가 0원인 판화, 포켓몬 카드까지.

고가 미술품을 거래하던 경매장이 젊은 컬렉터를 끌어들이고 미술시장 저변을 넓히기 위해 변신한다.

서울옥션이 오는 1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센터에서 ‘2026 옥션쇼(AUCTION SHOW)’를 개최한다. 2주간 12개 경매와 8개 전시 및 브랜드 팝업을 진행한다. 경매 출품작은 1000점을 넘는다. 미술품 경매에 아트페어와 문화 프로그램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다.

윤현식 서울옥션 해외전략팀장은 2일 열린 설명회에서 이번 옥션쇼를 1년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의 전문 인력과 기획 역량을 총동원해 경매를 중심으로 전시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이브닝 세일에서는 마르크 샤갈의 ‘Bouquet de Fleurs(꽃다발)’가 94억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은 올해도 이브닝 세일을 핵심 행사로 내세우면서 전시와 대중문화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넓혔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윤현식 서울옥션 해외전략팀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2026 옥션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미술시장 동향과 행사 기획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26.11.02.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윤현식 서울옥션 해외전략팀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2026 옥션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미술시장 동향과 행사 기획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26.1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윤 팀장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게 사실 제일 크다”며 “새로운 걸 계속함으로써 시장의 판을 넓히려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침체한 미술시장이 있다.

윤 팀장은 2024년을 미술시장의 저점으로 봤으며 올해 초에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지만, 최근 다시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미술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호황기에 유입됐던 신규 컬렉터의 이탈을 언급했다.

“예전에 시장이 잘됐을 때 새로운 고객들이 엄청나게 유입됐어요. 그런데 지금 그 시장에 유입되신 분들이 많이 떠나가셨어요.”

서울옥션쇼 경매 일정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옥션쇼 경매 일정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옥션은 이번 옥션쇼를 통해 경매의 문턱을 낮춘다. 아트 포스터와 판화, 신진 작가 작품부터 고미술, 주얼리, 국세청 압류 물품까지 품목을 다양화했다. 일부 경매는 시작가를 0원 또는 1만원으로 책정했다.

경매는 12일부터 24일까지 16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린다. 12일 아트 포스터 경매를 시작으로 판화, 현대공예, 신진 작가 작품, 고미술, 주얼리 등 분야별 경매를 잇달아 진행한다.  일본 마이니치옥션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한국 고미술을 소개하는 별도 전시를 마련한다.

김환기 전면점화 국내 첫 공개…23일 이브닝 세일 190억원 규모

행사의 중심은 23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이브닝 세일이다. 국내외 주요 작가의 작품 34점, 약 190억원 규모가 출품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환기의 1971년 전면점화 ‘30-XI-71 #212’다. 가로 152㎝, 세로 46.8㎝의 긴 화면에 푸른 점들이 반복되고, 그 사이로 노랑과 붉은색 점들이 가로띠를 이룬다. 낮은 추정가는 28억원이다.

미국 개인 소장가가 오랫동안 보유해 온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공개된다. 출품 과정도 쉽지 않았다.

서울옥션 측은 소장자가 당초 경매 출품을 원하지 않았지만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작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그동안 판매를 목적으로 시장에 나온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 팀장은 미술시장 침체기에는 작품성과 시장성이 검증된 작가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며, 이번 경매에서도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주요 출품작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데미안 허스트 〈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butterflies and household paint on canvas, 292×243.8cm, 2006, 낮은 추정가 24억 원  *재판매 및 DB 금지
데미안 허스트 〈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butterflies and household paint on canvas, 292×243.8cm, 2006, 낮은 추정가 24억 원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이브닝 세일에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대형 나비 회화 ‘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2006)도 나온다. 실제 나비를 이용해 제작한 높이 약 3m의 작품으로 낮은 추정가는 24억원이다.

이우환의 1977년작 ‘From Point’는 낮은 추정가 12억5000만원, 쿠사마 야요이의 1997년작 ‘Flowers ’은 추정가 9억~16억원이다. 알렉스 카츠의 대형 인물화 ‘Split 7 (Tarajia)’도 경매에 처음 출품된다.

요셉 알버스의 'Homage to the Square'(1969·추정가 3억 5000만~6억 5000만 원), 요시토모 나라의 'The Mini Puff Marshies')(2006·낮은 추정가 1억 원)와 장 미셸 오토니엘의 'Noeud Sauvage'(2018), 'Collier Alessandrita et Cristal'(2022·낮은 추정가 7000만 원)을 선보인다.

요셉 알버스 〈Homage to the Square〉oil on masonite, 39.5×39.5cm, 1969 추정가 3억 5000만 원 ~ 6억 5000만 원  *재판매 및 DB 금지
요셉 알버스 〈Homage to the Square〉oil on masonite, 39.5×39.5cm, 1969 추정가 3억 5000만 원 ~ 6억 5000만 원  *재판매 및 DB 금지



우국원, 〈Hester〉oil on canvas, 162.1×130.3cm, 2023, 낮은 추정가 1억 1천 만 원  *재판매 및 DB 금지
우국원, 〈Hester〉oil on canvas, 162.1×130.3cm, 2023, 낮은 추정가 1억 1천 만 원  *재판매 및 DB 금지


24일 열리는 컨템포러리 데이 세일에는 73점, 약 41억원 규모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우환의 1990년작 ‘With Winds’ 시리즈에서는 회화와 함께 열기구 형태의 입체 작품이 나온다. 1990년 ‘에어로나르(Aéronart)’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한 작품으로, 수지로 만든 입체적 구조물에 특유의 절제된 붓질을 더했다. 윤형근의 ‘Umber’(1992), 이배의 ‘Brushstroke-22g’(2023)와 ‘무제’(2008) 등 한국 추상미술 작품도 선보인다.

우국원의 ‘Hester’(2023)는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 ‘주홍글자’에서 출발했다. 가슴에 붉은 글자 ‘A’를 새긴 여성 옆에 같은 글자가 적힌 팻말을 든 엘모와 쿠키 몬스터가 등장한다. 소설에서 사회적 낙인을 상징했던 ‘A’가 대중문화 캐릭터와 만나 낯선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강소의 ‘From an Island - 99064’(1999)는 몇 번의 붓질로 오리의 형상을 드러낸 작품이다. 넓은 여백 속에 놓인 간결한 붓질이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서도호가 싱가포르 타일러 프린트 인스티튜트(STPI)에서 제작한 대형 에디션 ‘Karma Juggler’(2010)도 출품된다.

해외 작가 작품으로는 알렉스 카츠의 인물화 ‘Ada’(2014), 로버트 인디애나의 ‘Hope (Red/Blue)’(2009), 우고 론디노네의 ‘Black White Red Mountain’(2017) 등이 나온다. 헤르난 바스의 ‘The 2014 Mr. General Idea Pageant’(2014)는 가상의 남성 미인대회를 통해 정체성과 젠더 관념을 다룬 작품이다. 장 미셸 오토니엘의 조각과 토마스 사라세노의 설치 작품도 선보인다.

경매와 별도로 강남센터 5층에서는 11일부터 24일까지 국내외 근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MODERN’ 전시가 열린다. 피카소와 샤갈, 르누아르, 모란디를 비롯해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작품의 규모는 총 500억원 이상으로, 경매 출품액과는 별개다.

피카소가 아흔 무렵 그린 인물화 ‘Personnage’(1971)도 볼 수 있다. 옆모습의 길쭉한 코와 정면을 향한 눈을 한 얼굴에 담아낸 작품이다. 샤갈의 ‘La lune noire’(1968~1971)는 짙푸른 화면에 검은 초승달과 공중에 떠 있는 인물, 동물을 그려 넣은 작품이다.

한국 작품 중에서는 김환기의 ‘무제’가 눈길을 끈다. 외조카 서근영을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초상화로, 김환기가 직접 디자인한 세일러복을 입은 모습이 담겼다. 윤형근 화백의 유족이 오랫동안 소장해 온 작품이다. 23일 경매에 출품되는 1971년 전면점화와 비교하면 김환기의 구상에서 추상으로 이어지는 작업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박수근의 ‘빨래터’, 이중섭의 ‘황소’, 도상봉의 ‘라일락’, 이인성의 ‘사과가 있는 정물’ 등도 전시한다.

유니세프 자선경매에 출품된 김선우, 〈A Journey of Hope〉gouache on canvas, Ø119cm, 2026, 낮은 추정가 1400 만 원 ~ 2700만 원   *재판매 및 DB 금지
유니세프 자선경매에 출품된 김선우, 〈A Journey of Hope〉gouache on canvas, Ø119cm, 2026, 낮은 추정가 1400 만 원 ~ 2700만 원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국세청 특별경매에는 고액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명품과 시계, 주얼리, 골드바 등이 나온다. 경매는 오후 2시 온라인 경매와 오후 4시 현장 경매로 나누어 진행한다. 현장 경매에서는 별도로 엄선한 하이라이트 품목을 선보인다.

세계 어린이의 날인 20일에는 유니세프 창립 80주년을 기념하는 자선경매도 열린다. 서울옥션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공동 개최하는 행사로, 이배와 이왈종, 심문섭, 전광영, 노은님, 에바 알머슨, 브라이언 레아 등 국내외 작가들이 작품을 기부했다. 경매를 통해 전 세계 어린이의 권리와 미래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Audi RS e-tron GT FC Bayern Munich Special Unit  *재판매 및 DB 금지
Audi RS e-tron GT FC Bayern Munich Special Unit  *재판매 및 DB 금지


젊은 고객을 겨냥한 이색 전시도 눈길을 끈다.

서울옥션 강남센터 1층에는 축구 국가대표 김민재를 비롯한 독일 FC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아우디 전기차가 등장한다. ‘2026 아우디 서머 투어’를 기념해 제작된 전 세계 단 한 대의 특별 차량으로, 11일부터 24일까지 전시한다. 경매 출품작이 아닌 전시품이다.
세븐틴 새 앨범 표지그림인 데본 드 자댕 (Devon DeJardin)〈WHERE THE LIGHT FALLS〉127 x 127 cm (50 x 50 in)oil on canvas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세븐틴 새 앨범 표지그림인 데본 드 자댕 (Devon DeJardin)〈WHERE THE LIGHT FALLS〉127 x 127 cm (50 x 50 in)oil on canvas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작가 데본 드 자댕의 개인전도 열린다. 11일부터 17일까지 강남센터 3층에서 2026년 신작 ‘Flower’ 시리즈 회화 7점과 드로잉 9점을 선보인다. 그룹 세븐틴 멤버 디에잇(THE 8)과 커버 아트 협업으로 제작한 판화 에디션도 공개한다. 전시장에서는 디에잇의 신곡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반 고흐 미술관과 협업한 희귀 포켓몬 카드도 공개하는 한편, 5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소형 미술품 판매 행사 ‘인치인치 마켓’도 열린다.

윤 팀장은 과거에는 50~60대가 주요 고객층이었지만 최근에는 30~40대 컬렉터가 늘고 있다며, 특히 이들의 구매력이 5년 전보다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션쇼의 활기를 위해 강연과 도슨트 등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13일에는 김대식 KAIST 교수와 김혜연 안무가가 AI와 창작을 주제로 대담한다. 양태오 디자이너, 조병수 건축가, 김인혜 미술사가 등의 강연도 이어진다.



무료 도슨트는 11일부터 2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30분에 진행한다. 13일과 20일에는 오후 5시30분 회차를 추가한다. 아트 브런치는 15일과 21일, 22일 열린다.

입장권은 1인 2만2000원으로 행사 기간 재방문할 수 있다. 강연과 아트 브런치는 별도 예약·결제가 필요하며 참가비는 각각 2만5000원, 5만원이다. 경매에 참여하려면 서울옥션 회원가입과 패들 등록이 필요하다.

이번 옥션쇼는 침체한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Z세대까지 컬렉터층을 넓히려는 서울옥션의 장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가 미술품 경매에 전시와 대중문화를 결합해 새로운 고객을 미래의 컬렉터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이번 옥션쇼를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매장을 미술품 거래를 넘어 다양한 세대가 예술과 문화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28억 김환기부터 포켓몬 카드까지…서울옥션, 2주간 1000여 점 ‘옥션쇼’

기사등록 2026/11/02 14:42:29 최초수정 2026/11/02 15:30:08

이시간 핫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