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자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보유자
"'한복' 공부해야"…구성과 미학 중요
복식사 연구, 재현…"꾸준히·묵묵히"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912_web.jpg?rnd=20261030162830)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비싸든 아니든 어떤 옷을 입더라도 단정하게, 옷을 '바르게' 입는 태도가 중요해요. 섶이 쳐지지 않게 또 고름을 제대로 매서 바로 입어야죠."
구혜자(84)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보유자는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옷을 입는 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복은 꾸준히 중국의 문화공정과 대여 한복으로 인한 왜곡 문제에 시달려 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복문화주간이 시작한 지난 19일 '한복 바르게 입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구 보유자는 한복이 꾸준히 지켜온 구성요소가 중요하다고 했다.
"옛날에는 한복이라 부를 것 없이 그냥 우리 옷이었죠. 상류층 의복은 일부 중국 영향을 받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우리 것으로 변했죠. 서민 옷은 항상 그대로였고요."
편의성 등에 따라 길이와 형태가 조금씩 변했지만, 전통복식은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혜경 여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경회루 인근에서 열린 '한복 바르게 입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청와대 제공) 2026.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1/NISI20261021_0021498945_web.jpg?rnd=20261021183021)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혜경 여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경회루 인근에서 열린 '한복 바르게 입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청와대 제공) 2026.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전통한복에서 중요한 건 구성이라고 짚었다. 북방 유목민족 옷처럼 바지와 저고리를 바탕으로 한다. 성별이나 상황에 따라 치마, 포 등을 덧입었다. 저고리만 해도 깃, 섶, 소매 등 여러 요소로 이뤄졌다.
대여 한복들은 예전보다 많이 정비가 됐지만, 여전히 일상복을 예복처럼 꾸미거나 흉배(胸背·조선시대 백관의 흑단령과 반가 여성 예복에 덧붙이던 품계 표식)를 아무 데나 다는 등 난해한 부분도 남아 있다. 구 보유자의 바람은 '바른 한복'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다.
"한복은 직선이에요. 사람이 입고 몸을 움직이면서 선이 나타나죠. 서양복식이 몸에 맞게끔 한다면, 한복은 여유가 있고 널널하죠. 또 바지, 저고리, 조끼 다 각각의 색으로 조화를 추구해요."
40년 가까이 바느질을 해왔지만, 재봉틀과 손바느질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도 전했다.
"바느질은 정신이에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옷을 만들어 주는 정성과 그 사람이 나에게 부탁한 고마움이 유대가 돼서 옷이 만들어지는 거죠. 재봉틀과 손바느질 모두 정성이 들어가요. 시간과 노력이 조금 차이 날 뿐이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913_web.jpg?rnd=2026103016282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email protected]
한복을 바르게 입기 위한 제언도 건넸다.
"한복이 일상생활에는 거추장스러울 수 있죠. 그래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국경일에 입어야 해요. 가정에서도 결혼식처럼 특별한 날 입으면 좋지 않겠어요? 편안한 저고리와 치마를 갖춰 입어도 그렇게 입으면 한복이죠."
구 보유자는 한복도 배워야 한다고 했다. "한국인인데 한복을 모르는 사람도 많죠. 요즘은 전 세계인이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우리도 바로 알기 위해 공부하면 좋겠어요. 찾아 보고 또 매일 보고 익혀야죠."
물론 배우는 일은 "힘들다." 기술을 배우면 유익하겠다는 생각과 남편의 권유로 침선을 배우겠다고 나섰지만, 기술을 사사한 고(故) 정정완 보유자는 시어머니였다.
"1988년에 (시)어머니가 침선장이 되시고 나서 배우기 시작했죠. 그 나이에 새로운 걸 배우는 게 힘들기도 했고, 어머니는 큰 며느리가 집안일을 소홀히 할까 봐 안 하면 좋겠다는 뜻을 비치셨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908_web.jpg?rnd=2026103016283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email protected]
구 보유자는 다른 사람이 한 시간 하면 열 시간 하자는 각오로 임했다. 어느 날은 바늘도 못 들어 보고 음식만 만들기도 했지만, 어깨 너머로라도 스승의 말을 놓치지 않았다. 주말에 찾아가 괴롭히기도 했다.
2005년 남편을 떠나보내고 더욱 일에 몰두했고, 2007년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그가 자부심을 느끼는 배경이다. "어떤 일이든 누구든 배우는 일은 어렵죠. 그게 과정이니까요."
귀동냥한 내용을 집에 돌아와 정리했던 기록은 '한복만들기-구혜자의 침선노트(4권)'로 출간됐다.
![[서울=뉴시스] 한복만들기-구혜자의 침선노트 1~4권 (사진=한국문화재재단 제공) 2022.02.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02279157_web.jpg?rnd=20261030212803)
[서울=뉴시스] 한복만들기-구혜자의 침선노트 1~4권 (사진=한국문화재재단 제공) 2022.02.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구 보유자 역시 후학 양성에 힘 쏟고 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에서 침선을 가르친다. 6년 정도의 과정이 끝나고도 추가로 배우길 희망하는 이들이나 이수자들을 목요일에 만나고, 주말에는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전통 옷 복원에 몰두한다.
복원을 위해서는 우리 옷을 먼저 봐야 한다.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마주친 광해군 옷은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날 정도였다. 아직도 그 감명이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이라고 했다.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어요. 찡하게 오는데 왈칵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렇게 아름답나 싶어서 숙연해지더라고요. 특히 당쟁에 희생된 광해군이 생각 나면서 자연스레 묵념이 되더라고요. 광해군을 다시 찾아보게 될 정도였어요."
대구 파계사에서 마주친 영조대왕의 도포도 손에 꼽는 수작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열린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의 첫 개인전 '시간의 옷을 짓다 동행' 전시를 찾은 관람객이 다양한 저고리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복의 전형이라고 일컬어지는 여성의 저고리와 사대부의 포(袍)를 중심으로 조선 전기에서 후기까지의 한복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날 개막한 전시는 추석 당일인 21일을 제외하고 모두 운영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입장 인원을 13명으로 제한한다. 2021.09.16.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9/16/NISI20210916_0017956440_web.jpg?rnd=20210916160509)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열린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의 첫 개인전 '시간의 옷을 짓다 동행' 전시를 찾은 관람객이 다양한 저고리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복의 전형이라고 일컬어지는 여성의 저고리와 사대부의 포(袍)를 중심으로 조선 전기에서 후기까지의 한복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날 개막한 전시는 추석 당일인 21일을 제외하고 모두 운영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입장 인원을 13명으로 제한한다. 2021.09.16. [email protected]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 갈 계획인지 묻자 "만들고 싶은 옷이 참 많다"면서 "특히 조선 중기 남자들이 입던 겉옷이 매력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궁중예복과 달리 생활복이며, 가마를 타고 외출하지 않기에 수요가 많았다. 찬찬히 뜯어 보면 '디테일'한 맛이 있다는 취지다.
복식사 연구와 재현 작업이 가지는 의미에 관해서는 "일차적으로 예전에 옷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서 한다"고 말했다. 바느질 기법을 공부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물관에서는 직조가 상할 우려에 유물을 상세하게 살펴보기는 힘들지만, 실물 크기로 사진을 인쇄해 옆에 두고 작업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더디더라도 손바느질로 작품을 만든다. 이렇게 복원한 옷을 보면 뿌듯할 법도 한데, 구 보유자는 "만족 못 한다"고 했다.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부족함 때문에 언제나 시간이 있으면 다시 하고 싶어요. 전시 내고도 다시 만들면 좋겠다고 말하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909_web.jpg?rnd=2026103016283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email protected]
구 보유자는 늘 새롭게 배운다는 마음으로 기술을 연마한다. 책임감이다. 그래서인지 보유자로 인정된 지도 19년이 넘었지만, 이수자는 11명뿐이다. 인성도 실력도 살피다 보니 다른 보유자보다 그 수가 적지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저는 침선을 배운 걸 후회하지 않아요. 기능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니까 묵묵히 할 뿐이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박물관에 가서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언제나 나는 초보자예요. 어려워도 꾸준히 해야죠."
구 보유자는 "일하는 사람은 손 놓는 게 쉬는 일이 아니다"라며 "긴장하면서 집중하다가도 쉴 때는 일을 약간 늦추는 게 반복돼야 한다"고 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야죠. 전기만 목조각장 보유자는 97세인데 아직도 작업하셔요. 그런 분을 본받아야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911_web.jpg?rnd=20261030162830)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10.31.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