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82% 고딕 호텔에 관심…숙소 분위기도 여행 선택 기준
부산, 항공·숙소 검색 증가율 50%…세계 여행지 10곳 중 5위
영화·드라마 따라 떠나는 여행 확산…서울도 주목할 여행지

라비니아 라자람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PR 총괄이 최근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언팩 ’27’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호텔스닷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조인서 인턴 기자 = 짧게 떠나는 1박 여행, 개성 있는 호텔에서의 하룻밤, 어른들끼리 즐기는 놀이공원 여행….
내년에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경험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텔 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은 최근 서울 중구 퇴계로 레스케이프 서울 명동,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언팩 ’27’(Unpack ’27)을 공개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 기업 ‘익스피디아 그룹’(Expedia Group)은 매년 이듬해의 여행 트렌드를 전망하는 보고서 ‘언팩’을 발간한다. 국내에서는 산하 브랜드인 호텔스닷컴이 매년 이를 발표해 왔다.
보고서는 호텔스닷컴과 ‘익스피디아’의 자체 검색 데이터, 한국인 1000명을 포함한 16개국 여행객 2만6000명 대상 설문조사, 소셜 미디어 분석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조사는 시장조사기업 ‘원폴’(OnePoll)이 8월4일부터 9월1일까지 실시했다.
이날 라비니아 라자람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PR 총괄은 ▲한입 여행(Trip Snacking) ▲고딕 감성 여행(Gothic Getaways) ▲2027 올해의 여행지(Destinations of the Year) ▲어른이 방학(Un-Adulting) ▲스크린 투어리즘(Set-Jetting) 등 5가지 여행 트렌드를 소개했다.
1박이면 충분하다…짧게 떠나는 ‘한입 여행’
호텔스닷컴에서 지난해 9월1일부터 올해 8월25일까지 목~일요일 체크인 조건으로 집계한 전 세계 1박 숙박 검색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24시간 이내의 짧은 여행에 관한 언급량이 12% 늘었다.
전 세계 여행객의 79%는 향후 1년 안에 1박 숙박을 예약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83%로 더 높았다.
한국인 여행객은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했다.
95%가 여가 목적으로 1박 호텔 숙박을 예약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55%는 지난 1년 동안 주말 1박 숙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짧은 여행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생일, 기념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48%로 가장 많았다.
장기 여행 사이의 재충전(38%), 스파·수영장 등 호텔 부대시설 이용(31%)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숙소 선택에서는 가격이 중요했다.
좋은 가격이나 특가 상품(59%)이 가장 많이 꼽혔다
85%는 1박 여행이 다음 장기 여행까지 여행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짧은 여행이 장기 휴가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그 사이의 휴식 수요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서울 중구 퇴계로 레스케이프 호텔의 객실 내부.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호텔이 여행 목적지…고딕 감성 숙소 인기
한국인 여행객의 62%는 호텔의 분위기나 미적 요소가 예약에 영향을 미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82%가 고딕 스타일 호텔에 관심을 보였다.
51%는 지난 1년간 관련 숙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고딕 감성 여행’은 고성이나 역사적인 건축물, 짙은 색감으로 꾸민 객실, 촛불이 밝혀진 복도 등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숙소에서 머무는 여행을 뜻한다.
고딕 건축뿐 아니라 빅토리아풍 인테리어, 역사적 공간, 어둡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폭넓게 포함한다.
한국인 여행객이 이러한 호텔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고딕·빅토리아·누아르풍 건축물이 있는 여행지에 대한 관심(49%), 유서 깊은 호텔이나 고성에 대한 선호(48%)가 주로 꼽혔다.
관련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호텔스닷컴에서 전 세계 고성 숙소에 대한 수요는 전년 대비 20% 늘었다.
고딕 건축과 여행에 관한 소셜 미디어 언급량도 38% 증가했다.
호텔스닷컴은 세계 주요 고딕 감성 호텔 10곳을 선정했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캐나다 퀘벡시티의 페어몬트 르 샤토 프론트낙을 비롯해 미국 뉴욕의 더 보워리 호텔, 영국 런던의 로스카 런던 등이 포함됐다.
이날 발표장인 레스케이프 호텔도 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레스케이프 호텔은 프랑스 디자이너 자크 가르시아가 19세기 말 프랑스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대의 화려한 장식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호텔이다. 개성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여행 트렌드에 부합하는 사례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이 시작된 26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비치파라솔 아래에서 피서객들이 쉬고 있다. 2026.07.26. yulnet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6/NISI20260726_0021377601_web.jpg?rnd=20260726151023)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이 시작된 26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비치파라솔 아래에서 피서객들이 쉬고 있다. 2026.07.26. [email protected]
부산, ‘2027 올해의 여행지’ 5위…지속가능한 관광도 인정
익스피디아의 부산 관련 항공편·숙소 검색량은 지난해 9월1일부터 올해 7월27일까지 직전 1년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해 5위를 차지했다.
해운대 등 해변 관광지, 활기 넘치는 전통시장, 다양한 도시 문화 등이 부산의 주요 매력으로 소개됐다.
실제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도 1~8월 343만46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9% 증가했다.
검색 증가율 1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레이크타호(195%)였다. 2~4위는 일본 효고(95%),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65%),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55%) 순이었다.
멕시코 홀복스(45%), 이탈리아 페루자, 호주 더 트위드, 캐나다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이상 각 35%), 영국 치체스터(30%)가 부산의 뒤를 이었다.
부산은 익스피디아의 ‘스마트 트래블 헬스 체크’(Smart Travel Health Check) 기준을 충족한 여행지에도 포함됐다.
이는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의 지속가능한 관광 관리 원칙을 토대로 관광 관리 체계, 지역사회 참여, 데이터 기반 계획, 관광 수익 재투자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익스피디아는 지난해 공개한 ‘언팩 ’26’에서 이 평가 체계를 처음 도입했다.
올해 선정된 여행지 10곳 중 이 기준을 충족한 곳은 부산을 비롯해 효고, 세도나, 페루자, 더 트위드, 치체스터 등 6곳이다.
어른이 돼서도 놀이공원으로…동심 찾는 여행 확산
한국인 여행객의 50%는 어린이 동반 없이 성인끼리 놀이공원 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61%였다.
이러한 여행을 원하는 이유로는 일상의 책임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63%로 가장 많았다.
걱정 없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55%), 연인이나 친구 등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55%)라는 응답도 많았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되새기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26%였다.
익스피디아가 4월15일부터 6월30일까지 주요 소셜 미디어에서 ‘Un-Adulting’(어른이 방학), ‘carefree travel’(걱정 없이 즐기는 여행) 등 관련 영어 표현의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관광업계도 관련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 ‘월트 디즈니 월드’(Walt Disney World)의 ‘엡콧’(EPCOT)은 지난해 6월 개장한 21세 이상 성인 전용 ‘GEO-82’ 라운지에서 야간 불꽃놀이 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본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niversal Studios Japan)은 9월25일(현지시간)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심야 특별 행사 ‘할로윈 호러 나이트 올나이트’(Halloween Horror Nights: All Night)를 개최했다.

영화 ‘케이팝: 더 데뷔’의 한 장면. (사진=파라마운트 픽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여행 예약…서울도 포함
익스피디아가 이 같은 여행을 주요 트렌드로 처음 소개한 지 5년이 지난 가운데, 한국인 여행객의 23%는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등장한 장소를 보고 실제 여행을 예약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67%는 작품이 공개되기 전에 등장 예정인 여행지를 검색하거나 여행을 예약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74%에 달했다.
실제 검색 데이터에서도 콘텐츠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6의 모나코 촬영이 5월21일 확정된 뒤 30일간 모나코 숙소 검색량은 직전 30일보다 120% 넘게 증가했다.
‘마이애미 바이스’ 리부트 공개를 앞두고 3월1일부터 6월10일까지 미국 마이애미 여행에 관한 온라인 뉴스·블로그·소셜 미디어 언급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었다.
서울도 ‘2027 스크린 투어리즘 전망’에 포함됐다.
하이브 아메리카가 제작에 참여한 내년 2 개봉 예정 영화 ‘케이팝: 더 데뷔’(K-Pop: The Debut)가 서울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화이트 로투스’ 시즌 4의 배경인 프랑스 칸·생트로페, ‘히티드 라이벌리’ 시즌 2와 연결된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반지의 제왕: 골룸을 찾아서’와 관련된 뉴질랜드 웰링턴 등이 주목할 여행지로 선정됐다.
라자람 총괄은 “여행객은 자신의 관심사와 열정, 원하는 방식에 맞는 경험을 추구하며 여행 선택에도 보다 뚜렷한 목적과 기준을 두고 있다”며 “언팩 ’27은 짧은 여행에 대한 관심 증가부터 개성 있고 기억에 남는 숙소에 대한 수요까지 전 세계 여행을 형성하는 주요 여행지와 숙소 선호도, 새로운 여행 행태를 조명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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