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업체 설계도면 이용해 변압기 모방 납품
2심, 최초 납품 10년 지나 보호기간 종료 판단
대법원 "경쟁력 유지했다면 보호가치 있어"
![[서울=뉴시스] 타사에서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무단으로 이용해 제품을 제작·납품한 경우 최초 제공 시점부터 10년이 지났더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술의 보호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다. 사진은 대법원 전경. photo@newsis.com. 2026.11.02.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10/21/NISI20221021_0001111885_web.jpg?rnd=20221021165533)
[서울=뉴시스] 타사에서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무단으로 이용해 제품을 제작·납품한 경우 최초 제공 시점부터 10년이 지났더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술의 보호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다. 사진은 대법원 전경. [email protected]. 2026.11.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타사에서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무단으로 이용해 제품을 제작·납품한 경우 최초 제공 시점부터 10년이 지났더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술의 보호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프랑스 변압기 제조업체 A사가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 B사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B사가 약 8억원을 배상하고 일부 모방 제품을 폐기하도록 한 원심 판단은 수긍해 국내 업체의 상고를 기각했다.
A사는 2010년 4월 국내 업체와 철도차량용 변압기 제작·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 초부터 2013년 초까지 변압기 63대와 설계도면 등을 제공했다. 계약에는 해당 자료의 무단 사용과 공개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B사는 A사의 동의 없이 변압기와 설계도면 등을 이용해 이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제품을 제작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변압기 총 162대를 수주하고 일부를 한국철도공사 등에 납품했다.
A사는 설계도면 등의 무단 사용 중단을 요구했으나 B사가 독자적인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위법행위를 부인하자 약 30억원의 손해배상과 제품 폐기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B사가 A사의 변압기를 무단으로 모방한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억5000만원의 배상 등을 명령했다.
2심은 2013년 첫 납품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 2017년과 2019년 납품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배상액을 8억681만여원으로 늘렸다.
다만 2021년 5월 수주한 네 번째 납품행위에 대해서는 판단을 달리했다. 변압기 기술의 보호기간을 최초 납품 시점인 2011년 초부터 10년으로 보고, 보호기간이 지난 뒤 이뤄진 납품은 부정경쟁행위나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제1·2·3차 납품행위에 내린 원심 결론은 유지하면서도, 제4차 납품행위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A사의 성과인 이 사건 변압기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그 보호기간을 제한할 수 있다거나 제4 납품행위 당시 이미 보호기간이 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 등'의 보호 여부를 판단할 때 결과물의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사는 A사와의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여 그 계약 목적을 벗어나 이 사건 변압기에 관한 기술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이 사건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변압기를 제조·납품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사가 이 사건 변압기를 모방한 변압기를 제조·납품함으로써 상당한 이득을 얻은 반면, A사는 B사의 그와 같은 행위로 말미암아 이 사건 변압기를 만들기 위해 투입한 상당한 자금과 노력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의 회수 기회를 상실했다"고 했다.
특히 세 번째와 네 번째 납품행위의 종료 시점이 약 2개월밖에 차이 나지 않고, 납품 대상과 기술적 특징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변압기의 보호가치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네 번째 납품 제품 역시 프랑스 업체로부터 제공받은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했고, 해당 기술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한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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