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이상 상당 홍보직 선발 방식 변경 놓고 논란
노조도 공정성 문제 제기…선발 기준·절차 질의
농진청 "조직 기여도·사기진작 차원…내정자 없다"
외부위원 무작위 선정해 심사…공정성 확보 방침

농촌진흥청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농촌진흥청이 그동안 외부에서 채용해 온 5급 이상 상당 홍보직을 이번에는 내부 직원 중에서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선발 방식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도 인사 담당 부서와 면담해 공정성 확보를 요구했다. 농진청은 내정자는 없다며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별도의 사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농진청은 오는 12월31일 공로연수로 자리가 비는 '홍보전문경력관 가군(5급 이상 상당)'을 외부에서 새로 뽑는 대신 내부 직원으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보전문경력관은 농진청에서 영상 제작, 보도자료 등 기사 작성, 그래픽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업무를 맡는 공무원이다. 다른 공무원과 달리 계급 대신 업무의 난이도와 숙련도에 따라 가·나·다군으로 나뉜다. 가군은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직위군으로, 5급 이상에 상당한다.
농진청은 그동안 가군 자리가 비면 외부 공개채용을 통해 새 인력을 뽑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내부 직원 중에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미리 정해 놓고 그에 맞춰 선발 방식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가군 자리는 좀처럼 비지 않는 데다 그동안 주로 외부 채용으로 채워져 내부 직원들에게는 더 높은 직위군으로 옮길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과 다른 선발 방식이 검토되자 그 배경과 공정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의혹은 노조의 문제 제기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22일 농진청 노조는 인사 담당 부서와 면담하고 그동안 외부에서 채용하던 자리를 내부 직원으로 채우려는 이유와 공정성 확보 방안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인사 담당 부서는 대변인실에서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사기진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내부 충원 논의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모집 요건을 정하면 다른 지원자들이 사실상 배제될 수 있다며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질의했다. 최종 선발 과정에서 기관장의 의중이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인사 담당 부서는 "지원 자격은 법령에 정해져 있어 요건을 갖추면 모두 심사 대상이 된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선발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심사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외부 공개채용도 여전히 가능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내부 선발이 이뤄지더라도 모든 지원자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농진청은 특정인 내정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내부 직원에게 더 높은 직위군으로 옮길 기회를 주고, 그동안의 조직 기여도를 인정해 사기를 높이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농진청은 "결원 자리에 대한 공개채용도 가능하지만 내부 구성원의 조직 기여도와 사기진작을 위해 전문경력관 가군 결원을 내부 충원으로 채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내부 직원이 가군으로 옮기는 것은 일반적인 승진이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른 '상위 직위군으로의 전보'에 해당한다고도 설명했다. 공무원임용규칙 제112조에 근거한 인사라는 것이다.
지원 대상은 최근 2년간 근무성적평가에서 '우' 이상을 받고 5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직원이다. 농진청은 심사위원회에서 업무 실적 등을 평가해 선발할 계획이다.
또 공정성 확보를 위해 외부위원만으로 구성된 사전심사위원회를 별도로 열겠다고 밝혔다. 위원은 무작위로 선정하고, 이후 전보심사위원회에서 선발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외부위원을 어떤 방식으로 선정하고 지원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의 심사 참여를 어떻게 막을지 등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외부위원을 참여시키는 것뿐 아니라 실제 심사 과정에서도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농진청은 내부 선발의 장점으로 실무 경험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꼽았다. 이미 홍보 업무를 맡아온 직원이 외부에서 새로 채용된 인력보다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취지다.
농진청은 외부 공개채용의 경우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거쳐야 하고 짧은 면접만으로는 지원자의 실무 능력과 조직 이해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전문경력관 가군 채용시험은 인사혁신처가 아닌 소속 부처가 실시하며, 다른 부처에서는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선발하는 사례도 있다.
농진청이 함께 검토 중인 홍보인력 순환근무를 놓고도 노조와 인사 담당 부서 사이에 의견이 오갔다.
노조는 언론 등 외부 관계자들과 오랜 기간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가 홍보 업무의 중요한 자산인데, 2~3년마다 자리를 옮기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보완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인사 담당 부서는 순환근무가 인사팀이 아닌 대변인실에서 검토하는 사안이며, 비슷한 업무 분야 안에서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영상·방송, 기사 작성, 온라인 홍보 등 유사한 업무를 맡은 직원들끼리 자리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정 외부 관계자와 지나치게 밀접해지는 것을 막고 직원 간 업무 부담의 차이를 줄이는 한편,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조직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내정자는 없다는 것"이라며 "규정에 맞게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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