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복 우려·민주당 조사 압박…구글·메타, 美이민당국에 '조용한 저항'

기사등록 2026/10/29 17:35:31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ICE, 이민단속 비판 이용자 정보 요구…판사 심사 없는 행정 소환장 활용

과도한 요구엔 이의·답변 지연…틱톡은 이용자 통보 정책 강화

[메인=AP/뉴시스] 요한 세바스찬 게레로가 총격을 당한 지 하루 뒤, 메인주 스카버러에 있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근처에 시위대들이 모여 있다. 2026.07.14.
[메인=AP/뉴시스] 요한 세바스찬 게레로가 총격을 당한 지 하루 뒤, 메인주 스카버러에 있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근처에 시위대들이 모여 있다. 2026.07.14.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단속을 비판한 이용자들의 정보를 넘기라고 빅테크에 요구하는 사례가 늘자 구글·메타 등이 과도한 요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답변을 늦추는 방식으로 ‘조용한 저항’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현직·전직 직원과 경영진, 자문역 등을 인용해 빅테크들이 중간선거 뒤 민주당의 의회 권한 확대에 따른 조사 가능성과 현 행정부의 반발을 동시에 의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용자 정보 제공을 둘러싼 직원과 고객의 우려도 기업들의 대응에 영향을 주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지난 1년 동안 구글과 메타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레딧, 틱톡, 엑스(X) 등에서 요원이나 단속 활동을 위협한다고 판단한 게시물을 추적했다. ICE는 일부 유튜브 채널과 이민 단속 정보를 올린 익명 계정 운영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플랫폼들에 이용자 정보를 요구했다.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보유한 정보에는 이용자의 이름과 주소, IP 주소, 전화번호 등이 포함된다. 상당수 요구에는 판사의 사전 심사 없이 ICE 당국자가 직접 발부할 수 있는 행정 소환장이 사용됐다.

[스카버러=AP/뉴시스] 14일(현지 시간) 미 메인주 스카버러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인근에서 한 남성이 경비 업무를 맡은 여성에게 항의하며 소리치고 있다. 전날 요한 세바스티안 게레로라는 콜롬비아 출신의 26세 남성이 ICE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2026.07.15.
[스카버러=AP/뉴시스] 14일(현지 시간) 미 메인주 스카버러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인근에서 한 남성이 경비 업무를 맡은 여성에게 항의하며 소리치고 있다. 전날 요한 세바스티안 게레로라는 콜롬비아 출신의 26세 남성이 ICE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2026.07.15.
구글과 메타 등은 최근 국토안보부가 법무부와 협력해 연방 대배심 소환장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파악했다. 대배심 소환장은 행정 소환장보다 불응에 따른 법적 부담이 크다.

ICE 대변인은 모든 활동이 관련 법률과 정책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권리를 지지한다면서도 폭력과 위협, 법 집행 방해를 위한 공모는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구글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소환장은 2025년 1~6월 2만8622건, 같은 해 7~12월 2만7521건이었다.

  [멘로파크( 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의 메타 본사 앞에 2021년 설치된 메타로고 옆으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2026.07.09.
  [멘로파크( 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의 메타 본사 앞에 2021년 설치된 메타로고 옆으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2026.07.09.
미네소타주 관련 사건에서는 국토안보부가 보수 논객 메긴 켈리와 밀워키저널센티널 등의 유튜브 채널에 연계된 가입자 이름과 IP 주소 등을 요구했다. 구글은 이 소환장이 금지 물품 수입을 조사하기 위해 마련된 권한을 사용했다며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미국 밖에 사는 캐나다 시민의 이름과 주소 등을 요구받자 구글이 노스캐롤라이나주 법원에서 소환장에 맞섰다. 구글은 법원 서류에서 법무부의 요구가 “거의 무제한의 소환 권한”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정보 요구가 급증하고 구글이 이용자 정보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반발이 커졌다. 구글은 지난해 말 법 집행기관의 요청을 접수하는 전용 시스템을 개편해 행정 소환장을 별도로 추적하고, 이용자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도 늘렸다.

[마운틴뷰=AP/뉴시스] 2016년 7월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에 회사 로고가 설치돼 있다. 2016.07.19.
[마운틴뷰=AP/뉴시스] 2016년 7월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에 회사 로고가 설치돼 있다. 2016.07.19.
메타도 국토안보부가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신원을 요구한 사건에서 법적 근거를 문제 삼았다. 메타가 이후 정보 제공 방침을 이용자에게 알리자 이 이용자가 법원에 소환장 취소를 신청했고, 국토안보부는 결국 요구를 철회했다. 최근에는 메타의 법 집행 대응팀이 플랫폼 이용자의 발언과 관련된 대배심 소환장에 답하지 않기로 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틱톡은 지난달 중순 법률상 금지되거나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정보 제공 요구를 받은 미국 이용자에게 이를 알린다는 내용을 개인정보 처리 고지에 더 분명하게 반영했다. 레딧도 이용자 사생활이나 시민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요구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면 이의를 제기하고, 가능하면 해당 이용자에게 통보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국토안보부의 요구에 즉시 응하는 대신 법적 근거와 범위를 다시 밝혀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이 경우 국토안보부가 추가 대응 없이 요청 기한이 지나도록 두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지난 6월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선거관리 당국 직원들이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 우편투표 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2026.06.02.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지난 6월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선거관리 당국 직원들이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 우편투표 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2026.06.02.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베니 톰슨·루 코레아·슈리 타네다르 의원은 지난 2월 구글과 메타, 틱톡, X 등 10개 기업에 국토안보부의 소환장을 몇 건 받았고 얼마나 응했는지, 이용자에게 통보했는지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타네다르 의원은 기업 경영진이 이용자 정보를 넘긴 이유를 의회에서 선서한 뒤 설명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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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복 우려·민주당 조사 압박…구글·메타, 美이민당국에 '조용한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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