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4억 과징금 뒤집혔던 라면 담합…'2라운드'는 정보교환이 변수

기사등록 2026/10/29 16: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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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법원 "정보교환만으로 가격 인상 합의 인정 어려워"

2021년 말 경쟁제한적 정보교환 규율…입증 쟁점 달라져

공정위 "규정 신설 고려됐겠지만…조사 결과 예단 어려워"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농심 컵라면이 진열돼 있다. 2026.07.2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농심 컵라면이 진열돼 있다. 2026.07.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라면 제조업체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면서 과거 대법원 판결 이후 달라진 법 적용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당시에는 정보교환만으로 가격 인상 합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지만, 이후 경쟁제한적 정보교환을 담합으로 규율하는 조항이 신설돼 이번 조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전날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라면 제조업체 4곳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업체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인상 시기와 폭 등을 사전에 협의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1354억 제재 뒤집은 대법원…"가격 인상 합의 증거 부족"

라면업계의 가격 결정을 둘러싼 공정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2012년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이후 팔도로 분리)가 2001~2010년 6차례에 걸쳐 라면 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해 총 1354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5년 12월 농심 사건에서 담합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가격 인상 일자와 내용 등을 교환했다는 사정만으로 공동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최초 합의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고 이후 가격 인상도 그 합의의 연장선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업체별 평균 인상률과 개별 제품의 인상 폭에도 차이가 있어 가격의 외형상 일치 여부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공정위는 과징금 처분을 직권 취소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문재호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월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개 대형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의 중요한 거래 조건인 부동산 담보인정비율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활용해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과징금 총 2720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6.01.2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문재호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월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개 대형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의 중요한 거래 조건인 부동산 담보인정비율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활용해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과징금 총 2720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6.01.21. [email protected]

달라진 법 체계…정보교환 내용·활용 방식도 쟁점

과거 판례와 지금이 달라진 점은 2021년 12월30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정보교환 담합 규정이 신설됐다는 것이다. 가격·생산량 등 정보를 주고받아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규율하고, 일정한 요건 아래 가격 결정 등에 관한 합의를 추정하는 근거도 마련됐다.

공정위는 올해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사건에 해당 규정을 처음 적용해 총 272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은행들이 경쟁사의 거래조건 정보를 교환·활용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라면 조사에서도 가격 인상 자체에 관한 합의뿐 아니라 어떤 정보를 교환했고 이를 가격 결정에 어떻게 활용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보교환 담합 규정이 새로 생겼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고려가 됐을 것"이라며 "조사 진행 중이라서 구체적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교환 사실만으로 위법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교환 정보의 구체성과 시점, 활용 방식과 경쟁제한 효과 등을 따져야 한다. 이번 사건에 새 규정이 적용될지도 조사 대상이 되는 시기와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농심이 내달부터 주요 용기라면과 스낵제품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6%, 5.5% 올린다고 밝힌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육개장 사발면 등 컵라면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2026.07.2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농심이 내달부터 주요 용기라면과 스낵제품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6%, 5.5% 올린다고 밝힌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육개장 사발면 등 컵라면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2026.07.24. [email protected]

상반기 인하 후 하반기 일부 인상…가격 결정 과정이 관건

라면업계는 올해 4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내렸다가 하반기 들어 용기면(컵라면) 등을 중심으로 가격을 올렸다. 농심은 8월1일 용기면 출고가를 평균 6.0%, 팔도는 9월1일 용기면 12종의 출고가를 평균 5.5% 인상했다. 오뚜기도 9월7일부터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컵라면 29개 품목에 평균 6.7%의 출고가 인상을 적용했다. 다만 이러한 가격 변동 자체가 담합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업체들이 경쟁사와 정보를 교환·활용하거나 가격을 조율했는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담합 조사의 구체적인 대상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정 시점에 딱 한정해서 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가공식품 가격 담합 의혹에 이어 중점조사기획단 출범 후 두 번째로 착수한 사건이다.
[세종=뉴시스] 임하은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rainy71@newsis.com 2026.10.28.
[세종=뉴시스] 임하은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email protected] 202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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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4억 과징금 뒤집혔던 라면 담합…'2라운드'는 정보교환이 변수

기사등록 2026/10/29 16:24:0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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