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폭력 관련 심포지엄
세대·문화 간 감수성 차이 짚고 예방 교육 등 강조
"내년 전 세계 청년들 온다…신뢰 가질 수 있도록"
![[서울=뉴시스] 2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심포지엄'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폭력 관련 지침서'를 발표하는 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 교수 이규용 신부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9/NISI20261029_0002277529_web.jpg?rnd=20261029142633)
[서울=뉴시스] 2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심포지엄'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폭력 관련 지침서'를 발표하는 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 교수 이규용 신부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2026.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내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한국 천주교회가 서로 다른 문화와 세대 간 성 인식 차이를 이해하고 누구나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 교수 이규용 신부는 2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심포지엄'에서 "성폭력 예방은 단순히 사건 발생을 막는 행정적 조치로 봐서는 안 된다"며 "교회의 복음적 회복을 위한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영미권에서 통용되는 '세이프가딩(Safeguarding·안전 보호)' 개념을 소개하며 "단순한 사전 방지를 넘어 안전한 환경의 적극적인 조성과 유지, 피해 발생 시 올바른 대응, 상처 입은 이들의 치유와 공감까지 포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19~21일 열린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승인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폭력 관련 지침서'를 바탕으로 예방 교육과 피해자 보호, 사목 현장의 실천 방안을 논하는 자리다.
지침서는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한 이해'와 '교회 내 성폭력 예방에 관한 공고', 부록인 '교회 직무자들을 위한 교회 내 성폭력 사건 처리 절차에 대한 공고' 등으로 구성됐다. 성직자와 수도자뿐 아니라 모든 교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성폭력에 대한 이해부터 예방, 사건 처리까지 종합적으로 다뤘다.
구체적으로 신학생과 본당 신자, 교회 기관 직원과 봉사자 등으로 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시행하는 방안이 담겼다. 교구 홈페이지 첫 화면에 성폭력 피해 온라인 신고센터를 게시하고, 대면 고충 상담 창구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신부는 교회 내 성폭력 특징으로 종교적 권위와 신뢰 관계 악용을 꼽았다. 이 신부는 "성폭력은 피해자의 몸과 마음뿐 아니라 신앙과 공동체에 대한 신뢰에도 상처를 남기므로 교회가 먼저 피해자 이야기를 듣고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이를 은폐하려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한편, 사건 처리 과정에서는 무죄 추정과 방어권 등 절차적 공정성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2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심포지엄'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폭력 관련 지침서'에 논평을 하는 예수회 한국관구 양성 담당 김동일 신부(왼쪽)과 김경아 인천가톨릭대 간호학과 교수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9/NISI20261029_0002277535_web.jpg?rnd=20261029142822)
[서울=뉴시스] 2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심포지엄'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폭력 관련 지침서'에 논평을 하는 예수회 한국관구 양성 담당 김동일 신부(왼쪽)과 김경아 인천가톨릭대 간호학과 교수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2026.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진 논평에 나선 김경아 인천가톨릭대 간호학과 교수는 금지와 규율 중심의 성교육에서 벗어나 인간 존엄성과 타인에 대한 인격적 존중을 바탕으로 한 생애 단계별 성교육 시행 필요성을 제안했다.
특히 위계 구조 안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강요나 조종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교육과 사건 조사·처리 과정에 외부 여성 전문가 참여 확대를 강조했다.
예수회 한국관구 양성 담당 김동일 신부는 수도회와 신학교 등 양성 공동체 내부 '세대 간 감수성 차이'를 짚었다.
김 신부는 어릴 때부터 관련 교육을 받아온 젊은 세대와 이들을 지도하는 기성세대가 같은 용어나 행동을 서로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친근함의 표현으로 여기는 말이나 신체 접촉도 상대방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침서를 허용되는 행동과 금지되는 행동을 나열한 기준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상황과 관계를 살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적절한 행동을 목격했을 때 직위나 나이에 위축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고, 서로의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러한 과제는 전 세계 청년들이 모이는 서울 WYD 준비와도 맞닿아 있다.
김 신부는 "내년에 우리가 WYD를 하는데 전 세계에서 온다"며 서로 다른 문화와 감수성을 지닌 청년들을 어떤 기준으로 조율하고 맞이할지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참가자들 사이뿐 아니라 행사 운영진과 참가자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보호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김 신부는 미국 예수회가 과거 성폭력 사건과 관련자들 조치 현황을 공개한 사례를 들며, 투명성 확보가 교회 신뢰 회복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침서와 절차를 공개해 청년들과 신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보호받고 있다는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2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는 주교회의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신철 주교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9/NISI20261029_0002277524_web.jpg?rnd=20261029142413)
[서울=뉴시스] 2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는 주교회의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신철 주교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2026.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주교회의 교회 내 성폭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신철 주교는 교회의 지속적인 자각과 예방 노력을 당부했다.
정 주교는 이날 개회식 인사말에서 "한국 천주교회가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해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라며 특별위원회가 2019년 예방 및 처리 지침을 마련해 배포하고, 전국 회의와 관련 연구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서울 WYD를 준비하면서 미성년자 보호 지침도 마련해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정 주교는 "오늘 이 자리는 지침서 발간을 축하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교회가 앞으로 늘 자각하고 예방해야 할 숙제를 던지는 자리"라며 "모두가 말하기를 꺼려하지만 결코 숨길 수 없는 이 문제에 더욱 깊이 다가서고 직시해 예방과 치유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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