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게이트 앞 빈 의자 180여개 '한산'
"사람 줄어 힘들다"…장소 이전도 시사
![[서울=뉴시스] 이예인 인턴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148일 만에 투표함이 경기장 밖으로 반출된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9/NISI20261029_0002277371_web.jpg?rnd=20261029123332)
[서울=뉴시스] 이예인 인턴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148일 만에 투표함이 경기장 밖으로 반출된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이예인 인턴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148일 만에 투표함이 경기장 밖으로 반출된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은 눈에 띄게 한산했다.
투표함을 실은 탑차가 빠져나간 지 2시간가량 지난 이날 오전 8시43분께 1-3게이트 앞에는 시위 참가자 등 40명 안팎이 남아 있었다.
조금 앞쪽에서는 5명이 깃발 5개와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외쳤다. 중년 여성 2명이 북을 쳤고, 약 10명이 박자에 맞춰 구호를 따라 했다.
구호 소리 뒤로는 빈 의자가 눈에 띄었다. 게이트 앞에는 빨간 플라스틱 의자 100개가 줄지어 놓여 있었고, 그 뒤로 파란 의자 80여개가 흐트러진 채 남아 있었다.
지난 6월 5일 개표소 앞에 600여명이 모였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남성 1명과 식사를 하고 있는 3명이 눈에 띄었다. 의료지원 부스는 문을 닫았고, 자원봉사 부스 5곳에는 4명만 자리를 지켰다. 유튜버 5명은 생중계를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투표함 반출 과정에서 기동대와 송파경찰서 등 경찰관 2000여명을 투입했다. 하지만 반출이 끝난 뒤 현장은 달라졌다.
이날 오전 2-3게이트 앞에서는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통행로 벽 쪽으로 붙여 게이트 바로 앞 6m 폭으로 줄였다.
경찰 12명 안팎이 대기했고, 통행 제한은 없었다. 전날 경찰차 8대가 주차돼 있던 2-3게이트와 올림픽체조경기장 사이 공터에서는 오전 9시40분께부터 설치물 공사가 시작됐다.
오전 10시12분께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참가자 대부분은 부스 안으로 몸을 피했다. 밖에 남아 구호를 외친 사람은 20명 안팎이었고, 2명이 태극기 우산을 쓴 채 구호를 이어갔다.
비가 그친 오전 10시34분께는 참가자가 줄어 의자도 정리된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투표함이 실려 나가는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는 40대 남성은 눈물을 참다 한참 뒤에야 입을 뗐다.
그는 "너무 허무했다"며 "그냥 트럭에 싣고 가버리더라. 경찰들이 다 막고 서 있어서 현장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6월 4일부터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 남성은 가장 힘든 점으로 사람이 줄어드는 것을 꼽았다.
그는 "함께 해 주는 사람이 줄면 남은 사람이 채워야 하는 역할이 늘어난다"며 "자원봉사 부스만 해도 3주 전까지는 사람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나 혼자 남았다"고 토로했다.
6월 4일부터 거의 매일 현장을 지켰다는 70대 여성은 반출 장면을 두고 "대놓고 뻔뻔하게 나가네 싶었다"고 했다.
이 여성은 "문제되는 용지들은 이미 다른 차로 빼돌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전날 약 13시간에 걸친 임의 검증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투표지를 재봉인한 뒤 반출했다.
넉 달 내내 현장을 지켰다는 50대 여성 2명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올공 시위라는 이름은 그대로 두고 잠실을 넘어 각 지역으로 시위가 확장될 것 같다"며 "올공에서의 시위를 아예 접진 않을 것이고, 규모는 작아지겠지만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정의구현, 사실검증 두 가지를 가장 원한다"며 "국민의힘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우리도 계속 힘을 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것, 국민들이 깨어나지 못하는 것"을 들었다.
40대 남성도 "방식은 무조건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장소가 바뀔 것 같다고 했고, 70대 여성은 "빈집에서 떠들어봤자 뭐하냐"며 송파나 특검 사무실 앞으로 가서 싸우는 게 좋겠다고 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은 "이미 끝난 게임인데 뭘 또 모이냐"며 "솔직히 말하면 젊은 애들이 없어서 이건 안되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며 젊은 층의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공원을 찾은 시민의 반응은 담담했다. 공원 3분 거리에 산다는 중년 부부는 "주로 88잔디마당 쪽에서 산책해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유튜버들이 시민들까지 마음대로 찍는 게 불편했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시위는 1-3게이트 안에서만 해도 충분하다"며 "그 밖에 나와 있는 부스나 현수막, 트럭에 붙은 종이는 미관상 좋지 않으니 이제는 철거할 때가 됐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yein02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