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급여 사외적립 2030년까지 전면 의무화…'기금형'도 도입

기사등록 2026/10/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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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100인 이상부터 단계적 적용…퇴직금 체불 예방

금융기관·노사연합·공공기관 등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

퇴직급여 일시금 대신 연금수령 유도…투자상품도 확대

"국민연금공단 참여는 국회서 논의"…연내 법 개정 추진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 2026.10.29.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 2026.10.29.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2030년까지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이 의무화된다. 기업이 퇴직금을 회사 내부에 쌓아두는 대신 금융기관 등 외부에 적립하도록 해 체불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문기관이 적립금을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도 활성화한다.

고용노동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11월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지난 2월 6일 노사정이 합의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공동선언'을 구체화한 것이다.

퇴직연금은 2005년 도입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말 적립금이 501조4000억원에 달했다. 연간 수익률도 6.47%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최근 10년간 26.5% 수준이고, 노동자 가입률도 53% 안팎에서 정체된 상태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도입률은 10.6%에 불과하다.

퇴직금 체불 문제도 여전하다. 지난해 전체 임금체불액 중 퇴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1.1%(8229억원)에 달했다. 기업이 퇴직금을 사내에 적립하다가 경영난 등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사외적립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업장 규모별로 3단계에 걸쳐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우선 2028년 1월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고, 2029년 1월에는 10~99인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2030년 1월부터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의무화한다.

다만 의무화 시행 이전의 근속기간까지 소급 적용하지는 않는다. 각 사업장의 의무화 시행 시점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사외적립 의무를 적용한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있다.

30인 미만 사업장이 의무화 시점보다 먼저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부담금의 10%를 지원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이 퇴직연금을 새로 도입한 경우에는 경영자금 융자금리의 2%포인트(p)를 지원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조기 도입 사업장 재정지원 60억원과 경영자금 융자비용 지원 62억원 등 총 122억원을 반영했다.

의무화 시행 이후에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에 자동 가입하도록 한다.

다만 다른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할 경우 일정 기간 내 탈퇴할 수 있으며, 퇴직연금 도입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에는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금융기관·노사연합 등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국민연금 참여는 미정

이번 방안에는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퇴직연금 수익률과 실적상품 배당 기준. 2026.10.29.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퇴직연금 수익률과 실적상품 배당 기준. 2026.10.29.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직접 투자할 금융상품을 선택하지만, 기금형은 전문기관이 가입자를 대신해 퇴직연금을 운용한다. 이때 투자로 발생한 수익이나 손실은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정부는 전문기관이 여러 가입자의 적립금을 모아 운용하면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보다 전문성과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금형은 운영 주체에 따라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금융회사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별도 수탁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연합형은 여러 기업이나 전국 단위 노사단체가 공동으로 수탁법인을 설립하며, 공공기관 개방형은 근로복지공단의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형태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적용된다.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 사업장 내에 계약형과 기금형을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가입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수탁법인은 노사·전문가·정부 등이 참여하는 인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기관 개방형 수탁법인에는 최소 120억원의 자본금 요건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수탁법인이 의무를 위반해 가입자에게 손실을 입힌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운용이나 이해상충 관리 등 일부 영역에서는 수탁법인이 책임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한다.

가입자 손실 보전과 사고 대응을 위해 적립금의 0.25% 수준을 운영위험준비금으로 의무 적립하도록 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개방형 퇴직연금인 푸른씨앗의 가입 대상도 확대한다. 현재 50인 미만인 가입 대상을 2027년 1월 100인 이하, 2028년 1월 300인 이하 사업장까지 넓힐 계획이다.

다만 이번 개편안에서 국민연금공단의 기금형 퇴직연금 참여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방식과 범위 등을 놓고 노사정과 전문가 사이에 이견이 있는 만큼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별도 퇴직연금공단 설립 역시 중장기 검토 과제로 남겨뒀다.

퇴직급여 일시금 대신 연금수령 유도…IRP 투자 규제도 완화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찾아가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지난해 퇴직급여 수령 계좌 중 일시금 수령 비중은 83.5%에 달했다. 연금으로 수령한 계좌는 16.5%에 그쳤다.

 
[서울=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정부는 55세 이후 퇴직급여 수령 시 일시금 수령 의사를 별도로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본인이 일시금 수령을 원하면 기존처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중도인출과 중도해지에 관한 현행 권리도 유지한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하지 않고도 긴급 자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담보 제공 한도를 현행 50%에서 70%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금과 일시금 수령 시 기대수익과 수령액을 비교할 수 있는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도록 의무화해 연금 수령을 유도할 방침이다.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의 투자 규제도 일부 완화한다.

현재 IRP 적립금의 70%로 제한된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완화 수준은 금융시장 변동성과 가입자 수요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또 DC형과 IRP의 투자 가능 상품에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을 추가하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은 수익률 중심으로 재편한다.

퇴직연금사업자 평가도 기존 정성평가 중심에서 수익률과 연금수령 실적 등 정량지표 중심으로 개편하고,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도출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며 "노후 소득의 안정성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춰 노동자의 노후를 든든하게 지켜내는 제도적 기반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 법안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의무화 일정에 맞춰 현장 지원체계를 빈틈없이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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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급여 사외적립 2030년까지 전면 의무화…'기금형'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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