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경제 화약고…무력 충돌 땐 세계 경제 재앙"

기사등록 2026/10/28 09:58:01

최종수정 2026/10/28 10:28:24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미 전문가 WP 기고문, 한미 대북 억제력 회복 촉구

세계 반도체 메모리 3분의 2 생산 한국 북한 사정권

중·러 뒷배 김정은 대담해지는데 한미 대응은 부실

충돌 발생 땐 첫 해만 4조 달러 이상 피해…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날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이 지난 8월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2026 UFS연습 한미 공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시로 규모가 대폭 축소된채 진행됐다.2026.10.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날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이 지난 8월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2026 UFS연습 한미 공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시로 규모가 대폭 축소된채 진행됐다.2026.10.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갈수록 공격적이 돼가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맞서는 한국과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가 재앙에 빠질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댄 블루멘탈 선임 연구원은 “한반도는 경제적 화약고. 충돌 발생 땐 수조 달러 피해(This peninsula is an economic powder keg. A blast could cost trillions.)”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한반도는 세계 경제의 숨겨진 병목

한국의 반도체 지배력 때문에 한반도는 세계 경제의 숨겨진 병목이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가속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거의 3분의 2를 공급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를 포함한 평택등 한국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공장들은 북한의 공격 사정권 안에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평시에도 이미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 기업들을 타격하는 무력 충돌이 일어난다면 세계 경제에 재앙이 닥칠 것이다.

안타깝게도 김정은의 자신감이 커지고 서울과 워싱턴의 결의가 약해지면서 한국의 상황은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으며, 그만큼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 시설 해외 이전은 불가능

생산 시설을 한반도 밖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데는 수백억 달러가 들 수 있고, 완전한 생산 능력을 갖추기까지 수년이 걸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한 조직 차원의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문 기술자도 풍부하다.

평양은 냉전 이후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김정은은 러시아를 위해 싸우도록 약 1만4000명의 병력을 파견했으며, 이들이 귀국하면서 귀중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그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에 방공 체계와 전자전 능력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층 더 발전된 군사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역시 김정은의 역량을 키워 주고 있다.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평양을 방문하면서 북한 독재자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묵인해 왔고, 북한과의 국경을 다시 개방했으며, 북한 경제의 생명줄 역할도 계속하고 있다.

김정은 공격적 핵운용태세 전환 가속

두 강대국의 지원을 받는 김정은이 핵 운용태세를 더욱 공격적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김정은이 도발 수위를 높여 미국과 한국의 대응을 강요할 수 있다. 대만 위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중국이 가상의 무력 충돌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면 김정은이 남한을 공격할 수 있으며 이미 과도한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군은 두 동맹국을 모두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중국이 패배하고 있다면, 중국 정부는 미국의 군사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평양에 제2전선을 열도록 압박할 수 있다.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한미, 대응 의지 의심 빌미 제공

 
그러나 워싱턴과 서울은 양국이 함께 대응할 의지가 있는지 김정은이 의심할 만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란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미 국방부가 한국에 배치된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구성 장비를 중동으로 보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에는 한미 연합군의 연례 최대 규모 훈련이 시작되기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훈련 규모를 축소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도 무력 충돌의 가능성을 높였다. 그는 지난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국경을 넘어 정보를 보내는 활동가들을 단속했으며, 북한 인권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동결하는 대가로 제재를 완화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김정은은 이러한 일방적인 양보에도 남한을 자신의 “가장 적대적인 적”이라고 불렀다.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는 도발에 유화적으로 대응할 때의 위험성을 보여 준다. 폭발 사고 다음 날 이재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정은과의 대화를 재개하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사령부는 이 폭발이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한국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비난했지만, 이재명은 이 사건을 “불행한 사고”라고 부르며 긴장을 완화할 방법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북한은 사거리 700km가 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트럼프는 올해, 어쩌면 11월에 김정은을 만나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잘못된 판단일 것이다. 김정은의 전략적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위상을 더욱 높여 주는 조치는 그를 더 위험한 존재로 만들 뿐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이 파괴된다면 세계 경제는 마비될 것이다.

한국은 인공지능 가속기에 들어가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대부분의 현대 전자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도 생산한다.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컴퓨터와 스마트폰 가격이 급등할 것이며 데이터센터 건설도 급격히 둔화할 것이다.

무력 충돌이 발생한 첫해에 세계 경제는 4조 달러 이상, 즉 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약 3.5%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트럼프와 이재명은 전략적·경제적 재앙을 피하기 위해 김정은의 공격성을 보상하는 대신 억제력을 회복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한반도는 경제 화약고…무력 충돌 땐 세계 경제 재앙"

기사등록 2026/10/28 09:58:01 최초수정 2026/10/28 10:28:24

이시간 핫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