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후보와 동명 후보가 투표지 올라
"공화 후보 표 분산하려는 출마"라며
"민주 후보 당선 땐 결과 확정 말라" 소송
![[포트마이어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 대학교에서 유세하면서 춤을 추고 있다. 2026.10.24.](https://img1.newsis.com/2026/10/24/NISI20261024_0001688061_web.jpg?rnd=20261024054655)
[포트마이어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 대학교에서 유세하면서 춤을 추고 있다. 2026.10.24.
[AP/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패배할 경우에 대비해 선거 결과의 공식 확정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도록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선거 유세를 위해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한 사람은 바로 나다”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22일 늦게 제기한 소송은 트럼프가 댄 설리번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후보가 출마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번째 설리번 후보인 대니얼 J. 설리번은 작은 어촌마을 피터스버그 출신으로 자신이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공화당은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의 표를 빼앗기 위해 내세운 후보라고 주장해왔다.
공화당은 메리 펠톨라 민주당 후보와 설리번 공화당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두 번째 설리번 후보가 공화당 후보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 법무부가 알래스카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대니얼 J. 설리번이 투표용지에 계속 남아 있을 경우 주정부가 펠톨라의 승리를 공식 확정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다.
소송장에는 “이에 미국 정부는 2026년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의 무결성을 보호하기 위해 이 소송을 제기한다”고 적혀 있다. 또한 연방법에 따라 주정부는 연방 선거의 무결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법적 도전은 내달 3일 선거를 11일 앞두고 제기됐으며, 최종 투표용지가 확정된 지는 수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는 법무부가 공화당 소속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을 뒷받침하고, 그의 적들을 겨냥하며,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장악한 주정부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최근 사례 가운데 하나다.
민주당과 다수의 투표권 옹호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화당이 패배한 선거의 결과 확정을 막으려 할 수 있다고 오래전부터 우려해 왔다.
이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에게 패배한 뒤 선거 결과 확정을 막으려 했으나 실패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알래스카주 대법원은 대니얼 J. 설리번을 투표용지에서 제외하려는 공화당의 앞선 시도를 기각했다. 투표용지에 그를 어떻게 표시할지도 주정부의 공화당 당국자들이 결정했다.
두 번째 설리번 후보의 이름 옆에는 정당 표시가 붙지 않지만, 현직 상원의원의 이름 옆에는 공화당 소속 현직 의원이라는 표시가 붙는다. 알래스카주의 순위선택투표 제도에서는 유권자가 혼동할 경우 두 사람 모두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펠톨라와 설리번 상원의원은 후보의 소속 당명을 표시하지 않고 실시되는 예비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설리번 상원의원은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6만8000표 이상을 얻었으며, 도전자인 두 번째 설리번 후보는 4107표를 얻어 전체 투표의 약 2%를 차지했다.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민주당 펠톨라 후보가 예비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양당은 인구 73만8000명의 이 주에서 3일 선거의 승자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댄 설리번 상원의원의 선거운동본부는 상원의원이 법무부의 개입을 지지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네이트 애덤스 선거운동 대변인은 문자 메시지에서 “법무부의 소송이 진행되는 대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데번 바버 민주당 상원선거운동위원회(DSCC)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는 댄 설리번이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법무부가 알래스카 유권자들의 뜻을 뒤집고, 자신이 패배할 때 선거를 훔치기 위해 위장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공화당 소속인 알래스카주 선거 당국자들이 다른 설리번 후보의 출마가 유권자들을 “오도”하려는 시도라고 판단했으며, 그를 투표용지에서 제외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 법원과 알래스카주 대법원은 모두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두 번째 설리번 후보를 투표용지에 남겨 두었다.
선거에서 법무부가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우려는 이달 들어 이미 극에 달했다.
법무부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이례적으로 선거 직전에 소송을 제기해, 트럼프 행정부가 비시민권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유권자 2만 명의 투표용지를 별도로 분리해 보관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목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 시민권자였던 것으로 보이며, 행정부가 불법 투표가 발생할 경우 주 선거 담당 직원들을 기소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면밀히 조사할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스탠리 우드워드 미국 법무부 부장관이 서명했다. 그는 법무부의 고위 임명직에 오르기 전 트럼프의 측근들과 1월6일 사건 피고인들을 변호했다.
미국 헌법은 주정부에 선거를 실시할 권한을 부여한다. 노터데임대학교 법학 교수 데릭 뮬러는 공화당이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할 경우에만 이번 소송이 실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뮬러는 “해당 법률은 법무부가 선거 결과의 공식 확정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큰 표 차이로 승리하거나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이기면 소송 쟁점이 사라질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법원은 다음 달 소송을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헌법은 각 주에 자체 선거를 실시할 권한을 부여한다. 상원의원 선거와 같은 연방 공직 선거는 의회가 정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러한 권한 배분은 트럼프를 좌절시켜 왔다. 트럼프는 법원이 저지한 행정명령을 통해 선거 절차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거듭해 왔다.
주 선거의 마지막 단계는 당선자를 공식적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이번 소송은 바로 그 절차를 막으려 한다. 소송은 “대니얼 J. 설리번에게 투표한 표가 실제로는 설리번 상원의원에게 투표하려는 의도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결과 확정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다.
1차 투표에서 4위 안에 든 4명의 후보에 대해 유권자가 순서를 매겨 투표하도록 하는 알래스카주의 순위선택투표 제도는 선거 결과 확정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며 이에 따라 당선자가 확정되기까지 여러 주가 걸릴 전망이다.
주 투표용지에는 이 제도를 폐지할 것인지 묻는 주민발의안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는 대니얼 J. 설리번이 투표용지에 포함된 것을 두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달 알래스카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했으며, 이번 주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을 비롯해 여러 차례 글을 게시했다. 그는 해당 상황을 “부정행위”라고 불렀다.
제3당 후보를 다수 출마시켜 주요 정당의 상대 후보에게 돌아갈 표를 분산시키는 것은 미국의 양당 체제에서 오랫동안 사용돼 온 전략이다. 공화당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사회주의자 후보를 지지하도록 설득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이 전략은 공화당 소속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이 민주당 출신 전직 상원의원 셰러드 브라운의 도전을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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