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20명이냐 AI냐…前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슬프지만 AI 택하겠다"

기사등록 2026/10/24 04: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클로드로 무료 경제분석 사이트 구축…코덱스로 일부 교차 점검

연준 발언·최신 지표 분석…창의성은 최고 연구자에 못 미친다고 평가

【워싱턴=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제이슨 퍼먼 국가경제회의(NEC) 수석 부의장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퍼먼 CEA 위원장 지명자의 선임자 앨런 크루거 전 위원장은 프린스턴대학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CEA과 NEC 모두 대통령에게 경제적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주요 기관이다. 2013.06.11
【워싱턴=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제이슨 퍼먼 국가경제회의(NEC) 수석 부의장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퍼먼 CEA 위원장 지명자의 선임자 앨런 크루거 전 위원장은 프린스턴대학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CEA과 NEC 모두 대통령에게 경제적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주요 기관이다. 2013.06.11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백악관 경제분석 업무를 다시 맡는다면 연구인력 20명보다 인공지능(AI)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퍼먼 교수는 자신이 지금 다시 경제자문위원회(CEA)를 이끌면서 박사 학위 소지자와 앞으로 박사 학위를 받을 직원 20명, 현재의 AI 시스템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그는 “다소 유감스럽고 슬프지만 AI 시스템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CEA를 이끌었던 퍼먼 교수는 회의에 참석하고 언론·의회와 소통하는 일에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일은 당시 자신이 했던 업무의 일부라며,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석 업무에서는 현재 기계가 사람보다 빠르고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하버드대 경제학 입문 강의를 공동으로 맡고 있는 퍼먼 교수는 각종 경제 데이터와 분석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콘바이털스(Econvitals)’라는 사이트를 구축해 23일 공개했다. 연구보조원들의 도움을 일부 받아 여가 시간에 만들었으며, 주로 클로드를 활용하고 오픈AI의 코덱스로 일부 내용을 교차 점검했다.

액시오스는 사이트의 개별 기능이 획기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과거 수천 시간의 인력 투입과 최소 100만달러 규모의 예산이 필요했던 폭넓은 계산·분석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표 기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연설 분석이다. 각 인사가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과 금리 인하 등 완화 가운데 어느 쪽을 더 중시하는지, 입장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AI로 분석해 보여준다. 은행과 컨설팅회사의 연준 분석가들이 유료 고객을 위해 오랫동안 해온 업무다.

경제 연구를 요약하고 최신 지표를 분석하는 이메일 브리핑도 무료로 제공한다. 액시오스는 이 브리핑이 잘 쓴 뉴스레터만큼 사람의 개성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정확하고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퍼먼 교수는 짧은 지시문만 입력해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작성한 경제학 논문 사례도 공개했다. 액시오스는 젊은 경제학자가 대학에서 정년을 보장받을 만큼 뛰어난 연구는 아니지만, 사람이 들인 노력이 매우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3차원 비압축성 나비에-스토크스 유체의 국소적인 소용돌이 운동을 시각화한 모습. 유체가 안쪽으로 나선형 회전하는 동시에 축 방향으로 늘어나는 '소용돌이 신장' 현상이 나타난다. 주황색은 각회전이 빠른 영역, 청록색은 느린 영역을 나타낸다. (사진=오픈AI) *재판매 및 DB 금지
3차원 비압축성 나비에-스토크스 유체의 국소적인 소용돌이 운동을 시각화한 모습. 유체가 안쪽으로 나선형 회전하는 동시에 축 방향으로 늘어나는 '소용돌이 신장' 현상이 나타난다. 주황색은 각회전이 빠른 영역, 청록색은 느린 영역을 나타낸다. (사진=오픈AI) *재판매 및 DB 금지
액시오스는 AI가 대학과 정책연구기관, 정부기관, 컨설팅회사, 언론사 경제팀의 업무 상당 부분을 수행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진단했다.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감독할지에 대한 이해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퍼먼 교수는 제대로 활용하면 AI가 사실관계의 정확성에서 어떤 사람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확인용 AI를 두면 결과물은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틀린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환각’에 대한 우려도 낡은 방식으로 AI를 쓰거나 미숙하게 활용한 데서 비롯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퍼먼 교수는 AI가 최고의 연구자들만큼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성과를 내는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일보다는 반복적인 분석 업무를 대신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액시오스는 최신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무엇을 반복 업무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퍼먼 교수는 하버드대 동료나 워싱턴의 정책연구기관 관계자들과의 대화에 기대감과 불안, 혼란이 뒤섞여 있다고 전했다. 그 역시 “AI가 우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과 우리 모두의 역량을 키워주는 가능성은 매우 흥미롭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다. 내가 꽤 잘한다고 생각했던 일 가운데 많은 것을 AI가 나보다 더 잘해 때로는 의기소침해진다”고 말했다.

퍼먼 교수는 AI 발전이 논문 편수보다 연구의 질을 높이는 데 쓰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바보라도 1년에 논문 300편을 쓸 수 있고, 그 논문들은 무난하고 사실관계도 정확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더 많은 논문을 쓰기보다 더 나은 논문을 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 연구나 정책 수립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데이터와 숫자를 다시 정리하고 해석하는 일이 사람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에 비해 그리 독특하거나 흥미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퍼먼 교수는 “자신이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고, 어떤 독특하고 고유한 일을 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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