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갈리는 '치매판정'…AI가 10분 만에 수치화[빠정예진]

기사등록 2026/10/24 06:01: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뉴로핏 스케일펫, 치매 여부 10분 만에 수치화

연구 영역에서만 사용했던 센틸로이드 값 제시

[서울=뉴시스] 하승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뉴시스 기자에게 아밀로이드 PET분석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이용해 환자의 뇌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진단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하승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뉴시스 기자에게 아밀로이드 PET분석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이용해 환자의 뇌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진단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 영상 속 뇌 사진은 알츠하이머병(치매)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

지난 21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연구실. 하승균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알츠하이머병 모의환자의 아밀로이드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영상을 클릭하자 인공지능(AI)이 약 10여분 만에 알록달록한 3차원 영상과 함께 대뇌피질상의 아밀로이드 축적량을 '센틸로이드' 값으로 점수화 해 뽑아냈다.

최근 1~2년 사이 약속을 자주 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일이 늘어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70대 여성 A씨도 이 솔루션의 도움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신경과 의료진은 진료 과정에서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을 고려해 인지기능 검사와 뇌 MRI(자기공명영상),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시행했다.

핵의학과 의료진은 아밀로이드 PET분석 AI(인공지능) 솔루션을 이용해 환자의 뇌 MRI와 PET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의료진은 정량화한 수치인 센틸로이드 수치와 뇌의 구조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축적 양성 진단 소견을 내렸다.
 
의료진이 사용한 이 소프트웨어는 뇌 질환 진단·치료 AI 전문기업 뉴로핏의 뇌 영상 분석 AI 솔루션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이다.

알츠하이머병을 진단 하려면 뇌의 가장 바깥쪽인 대뇌피질 영역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얼마나 축적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 초기나 경계선 단계에서는 전두엽 , 두정엽 등 특정 피질 부위에만 부분적으로 단백질이 축적돼 있는 경우 판정이 모호한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의 숙련도나 기기 등에 따라 판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뉴로핏 스케일펫은 환자의 뇌 MRI 구조 데이터와 PET 영상을 분석해  뇌 세부 영역별 알츠하이마병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축적량을 '센틸로이드' 수치로 자동 산출해 준다.

센틸로이드는 서로 다른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측정되는 단백질 축적 정도를 공통 척도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아밀로이드 축적이 거의 없는 젊은 정상 대조군의 평균을 0,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군의 평균을 100으로 표준화해 나타낸다. 점수는 0 미만이거나 100을 초과할 수도 있다.

국제 연구에서는 대략 센틸로이드 점수가 10 이하에서 아밀로이드 음성 가능성이 높고, 30 전후를 넘으면 양성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점수가 11~30 정도인 중간 영역은 검사방법 및 임상 상황에 따라 해석의 불확실성이 높은 영역이다. 의료진마다 판단을 달리 내릴 수 있다.

의료진이 센틸로이드 수치를 직접 파악하려면 복잡한 영상 분석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일선 의료진이 방법을 익히는 것이 어렵고, 숙련도에 따라 결과 차이도 크고 시간도 수 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가량 소요돼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연구 목적으로만 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기반 정량분석 소프트웨어가 센틸로이드 수치를 산출해 줘 의료진이 쉽게 이용이 가능하고, 이 수치를 PET 영상 판독에 사용해 진단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뉴로핏 스케일펫 역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대뇌피질에 얼마나 축적됐는지를 시각적·정량적으로 정밀 판독해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나기 전 초기 단계부터 진행된 알츠하이머까지 감별이 가능하다.

과거 의료진이 수 시간에서 24시간 가량 걸렸던 복잡한 작업을 AI가 10분 만에 뇌를 정밀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의 침팍을 시각적으로, 점수화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진단은 의료진이 PET 영상을 육안으로 확인해 뇌 표면에 원인 물질이 하얗게 쌓였는지를 판단하는 '시각적 평가'에만 의존해 왔다.

이 때문에 병의 초기에 영상 소견이 모호한 경계선상에 있는 환자의 경우 판독 의사마다 의견이 갈리거나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했다.

스케일펫은 PET 단독 분석뿐 아니라 PET-MRI 및 PET-CT를 결합한 정량·시각화 분석을 지원한다. 특히 PET과 MRI를 정합한 융합영상 뷰어에서 대뇌피질과 백질의 경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센틸로이드 수치만으로 결론 내리기 어려운 사례의 영상 해석을 보조한다.

PET-MR 융합영상은 MRI 상의 대뇌 피질 위축 소견을 함께 관찰할 수 있어 PET 상의 영상신호가 대뇌 피질의 아밀로이드 침착인지, 대뇌 백질의 비특이적 섭취인지 구별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의료 현장에 도입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같은 고가약 치료 과정에서도 대상 환자 선별과 치료효과 추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초고가 치매치료제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약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스케일펫은 레켐비 치료 전후의 아밀로이드 PET 영상을 정밀 비교 분석해 치료 후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얼마나 감소됐는지 객관적인 수치로 알려준다.
 
의료진은 이를 바탕으로 치료 효과를 관찰하고, 투여용량을 결정하는 등 정밀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서울=뉴시스] 왼쪽은 전형적인 아밀로이드 침착 음성인 환자. PET-MR융합영상에서 대뇌피질위축이 심하지 않고, 대뇌피질 위의 아밀로이드 침착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은 전형적인 심한 아밀로이드 대뇌피질 침착을 보이는 환자(센틸로이드 100점이상). PET-MR 융합영상에서 대뇌피질의 심한 위축과 심한 아밀로이드 침착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왼쪽은 전형적인 아밀로이드 침착 음성인 환자. PET-MR융합영상에서 대뇌피질위축이 심하지 않고, 대뇌피질 위의 아밀로이드 침착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은 전형적인 심한 아밀로이드 대뇌피질 침착을 보이는 환자(센틸로이드 100점이상). PET-MR 융합영상에서 대뇌피질의 심한 위축과 심한 아밀로이드 침착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하승균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AI 소프트웨어가 센틸로이드 수치를 10분만에 산출해 줘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일관성과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고가의 약을 사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약 복용을 통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객관적 수치로 확인하고 싶어하는데, 센틸로이드 수치 변화로 확인이 가능해져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소프트웨어가 제시하는 수치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하는 것은 아니고, 센틸로이드 수치가 경계 범위에 놓이는 경우에는 실제 대뇌피질에 방사성의약품이 축적되는 양상을 주의깊게 살펴 알츠하이마병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며 "이에더해 치매의 진단은 인지기능 검사 및 임상 경과를 종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는 전문의 육안 판독에 AI 기반 정량분석을 병행하고, 판단이 어려운 증례에서는 다양한 분석 결과를 교차검증해 판독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부터 진료에 센틸로이드 지표를 도입했다. '디지털헬스케어 의료기기 실증사업'으로 뉴로핏 스케일 펫을 도입했으며, PET 영상을 자동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 BTX-브레인(BTX-Brain), 밈-뉴로(MIM-Neuro)함께 사용해 교차검증을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등 4개 의료기관(경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이 참여한 950명 대상 다기관 아밀로이드 PET 연구에서 육안 판독에 정량정보를 추가했을 때 판독자 간 일치도가 0.746에서 0.826으로, 높은 판독 확신도를 보인 비율이 76.3%에서 83.7%로 증가했다. 전문가 합의판정과 비교한 정확도도 92.7%에서 94.1%로 개선됐다.

이는 AI가 의료진을 대신해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량정보가 전문의의 판독을 보조해 진단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뉴로핏 스케일펫은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인증과 미국 FDA(식품의약국) 인증, 일본 MHLW, 싱가포르 HSA 인증을 획득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 시범보급 사업을 통해 병원에 공급을 시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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