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조 행진 허용·학생단체 시위 금지…리옹·마르세유, 전면 금지
LFI "자유 억압" 반발…멜랑숑, 당원·지지자에 시위 동참 촉구
파리·리옹 등 주요 도시서 학생 시위 지속…일부 경찰과 충돌
![[파리(프랑스)=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026.10.23](https://img1.newsis.com/2026/10/22/NISI20261022_0001684165_web.jpg?rnd=20261022201031)
[파리(프랑스)=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026.10.2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오는 24일 노동조합 이외 시위를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폭력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강경 대응도 예고했다.
르몽드와 LCP, RTL,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정보기관과 회의 직후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시위는 상점과 공공건물을 보호할 수 있도록 대체 경로를 제시하되 비노조 시위는 가능한 한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24~25일 치안 유지와 관련해 "매우 명확한 방침이 결정됐다"며 "총체적인 권고는 며칠간, 특히 24일 시위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 신청이 정당성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 지방 행정관들이 금지할 것"이라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우리는 평온의 회복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계속 시위하려는 사람들이 노동조합이라면 지방 행정관들이 대체 경로를 제시할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아니라면 가능한 모든 곳에서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경찰청은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등이 주도해 신고한 24일 바스티유 광장~나시옹 광장 행진을 허용했다. 반면 파리 수도권 대학 학생총회 연대조직인 '인터팍 일드프랑스'와 일부 '노란 조끼' 활동가들이 신고한 바스티유 광장~오페라 광장 행진에는 금지 명령을 내렸다.
극우 성향 국민연합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를레앙에서는 50여개 좌파 단체와 노동조합, 정치운동 조직이 공동으로 신고한 24일 반대 시위가 허용됐다. 반대 시위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2만~3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주요 도시에서는 주최 단체와 관계없이 시위 자체가 금지된다. 리옹에서는 17일 도심에서 발생한 폭력과 약탈을 이유로 24일 모든 시위가 금지됐다. 루앙과 르아브르 도심에서도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위가 금지되고 툴롱 도심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59분까지 항의 성격의 집회와 행진이 금지된다.
니스에서도 2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도심에서 모든 집회와 행진, 항의 시위가 금지된다. 당국은 지난주 발생한 폭력과 상점 훼손에 따른 공공질서 교란 위험을 이유로 들었다.
마르세유와 부슈뒤론주는 24일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시위를 금지했다. 마르세유 도심 대중교통도 24일 오전 5시부터 25일 오전 5시까지 중단된다. 현재 마르세유 도심과 일부 상업지역에서 미성년자에게 적용되는 야간 통행금지는 24일 밤부터 26일 아침까지 성인에게도 확대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7일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예측의 결함과 예상하지 못한 요소들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극좌 세력이 공화국을 무너뜨리는 것을 목표로 정치적이고 선동적인 행위들을 조직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극도로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17일 이후 2700명이 경찰에 구금됐고 217명은 수감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금자 중 3분의 1 이상이 사법당국에 넘겨졌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국방회의를 소집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내가 주재하는 국방회의가 내일 소집될 것"이라며 "우리는 추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날 경찰을 방문해 지지도 표명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24일 시위에 대비해 17일 시위보다 20% 많은 치안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은 국무회의가 끝난 뒤 "금지 조치는 사안별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 같은 결정은 법치국가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 지방 행정관들은 시위가 공공질서에 중대한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경우 시위를 금지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시위를 지지해온 극좌 성향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소속 의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오렐리앵 생툴 하원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경악스럽고 용납할 수 없다. 시위할 권리는 개인적이고 무조건적인 권리"라고 주장했다. 에리크 코크렐 하원 재정위원장도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선 후보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24일 시위 동참을 요구한 바 있다. 그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청년 노동조합들이 24일 시위를 촉구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돕고 보호하며 그들을 공격하려는 자들의 야만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와 낭트, 마르세유, 리옹, 릴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는 22일 시위가 이어졌다.
파리에서는 파리 행정법원이 경찰의 시위 금지 명령을 취소하면서 학생을 중심으로 수천명이 평화 시위를 진행했다. 다만 폭력 발생 우려에 따라 행진하지 않고 한 장소에 머무르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경찰은 현장에 대규모 치안 병력을 배치했다.
낭트와 마르세유, 릴에서는 학생과 청년 등 수백명이 '국민은 지쳤다' 등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그르노블에서는 학생 수백명이 교외 교정에 모인 뒤 도심을 향해 행진하다 경찰에 제지되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사용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에게 고등학생·대학생·교원 단체, 노동조합, 사용자 단체, 지방자치단체,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사회적 협의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22일 오후 주요 정당 관계자들과 만나 치안 유지와 향후 시위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했지만 정치적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LFI와 녹색당, 공산당 등 좌파 정당들은 정부가 청년과 노동자들의 사회적 요구보다 치안 대책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CGT 등 주요 노동조합 대표들과 회동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동조합들은 구체적인 제안이 없었다면서 다음달 5일 예정된 파업과 시위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