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 옆 가스 분석…중원소 함량 태양의 1.8배

기사등록 2026/10/22 17:09:22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네온·아르곤 분석…주변 별들과 화학적 성분 비슷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의 중적외선기기(MIRI)를 이용해 관측한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궁수자리 A*에서 약 0.55광년 떨어진 진화한 별 'IRS 3'의 모습. (사진=ESA) *재판매 및 DB 금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의 중적외선기기(MIRI)를 이용해 관측한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궁수자리 A*에서 약 0.55광년 떨어진 진화한 별 'IRS 3'의 모습. (사진=ESA)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 가스의 평균 중원소 함량이 태양의 약 1.8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원소는 가스가 식어 블랙홀로 흘러드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블랙홀이 왜 다른 초대질량 블랙홀보다 물질을 적게 빨아들이는지 밝힐 단서로 주목된다.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21일(현지시간) 캐나다 맥길대 트로티에 우주연구소 연구팀의 관측 결과를 보도했다. 니콜 포드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19일 국제학술지 '천문학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태양의 1.8배라는 수치는 가스에서 관측한 네온과 아르곤의 함량을 토대로 계산한 평균치다. 원소의 종류와 관측 위치에 따라 추정치는 태양의 약 1.4~2.2배로 차이가 났다.

천문학에서 '금속'은 철이나 구리 같은 일반적인 금속보다 넓은 개념이다.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모든 원소를 금속으로 분류하며 탄소와 산소, 철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관측 대상은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궁수자리 A*'(Sgr A*)라는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지구에서 약 2만7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약 400만 배에 달한다. 이번에 중원소가 확인된 곳은 블랙홀 내부가 아니라 그 주변을 움직이는 가스다.

[서울=뉴시스] 우주공간에 펼쳐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 홈페이지 캡처) 2022.01.25
[서울=뉴시스] 우주공간에 펼쳐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 홈페이지 캡처) 2022.01.25
연구팀은 궁수자리 A* 가까이에서 여러 갈래로 흐르는 '미니나선'(Minispiral)이라는 가스 구조를 분석했다. 관측 범위는 은하 중심 약 0.1파섹(0.33광년) 이내로, 전기를 띤 입자로 이뤄진 가스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영역이다.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중적외선 관측장비(MIRI)를 이용해 가스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파장별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가스 흐름을 구분하고, 각 영역에 어떤 원소가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추정했다.

분석 대상에는 네온과 아르곤, 황, 니켈, 철 등 5개 원소가 포함됐다. 황과 철, 니켈의 가스 내 함량은 관측 위치와 먼지 입자에 포함된 정도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이들 원소 가운데 상당수는 별 내부의 핵융합과 초신성 폭발 등 별의 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별이 방출한 물질은 우주 공간에 퍼진 뒤 새로운 별과 행성을 이루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미항공우주국(NASA)이 11일(현지시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첫 컬러 은하 사진 'SMACS 0723'을 공개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100배에 달하는 성능에 적외선으로 우주 가스와 먼지구름을 뚫고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하며 'SMACS 0723'은 지구에서 약 40억 광년 떨어져 있다. 2022.07.12.
[워싱턴=AP/뉴시스] 미항공우주국(NASA)이 11일(현지시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첫 컬러 은하 사진 'SMACS 0723'을 공개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100배에 달하는 성능에 적외선으로 우주 가스와 먼지구름을 뚫고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하며 'SMACS 0723'은 지구에서 약 40억 광년 떨어져 있다. 2022.07.12.
연구팀이 주목한 또 다른 사실은 블랙홀 주변 가스의 화학적 성분이 인근 여러 별의 성분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가스와 별들이 공통된 물질에서 비롯됐거나 서로 연결된 형성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원소가 풍부해진 원인으로는 과거 초신성 폭발이 거론됐다. 수명을 다한 별들이 폭발하면서 방출한 물질이 오랜 시간 은하 중심에 공급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원소는 가스가 열을 잃고 식는 속도에 영향을 준다. 가스의 냉각 과정은 주변 물질이 블랙홀 쪽으로 이동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중원소 함량을 파악하면 블랙홀이 주변 가스를 빨아들이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발견은 궁수자리 A*의 낮은 활동량을 이해할 단서로 주목받는다. 궁수자리 A*는 태양의 약 400만 배에 달하는 질량을 지녔지만, 활동이 활발한 다른 초대질량 블랙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물질을 천천히 빨아들이고 있다.

초기 우주의 한 은하에 존재하는 거대 블랙홀 3개를 표현한 상상도. (사진=막스플랑크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초기 우주의 한 은하에 존재하는 거대 블랙홀 3개를 표현한 상상도. (사진=막스플랑크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블랙홀이 다른 초대질량 블랙홀보다 물질을 훨씬 적게, 느리게 빨아들이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주변 가스와 먼지, 별의 성질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가스의 움직임과 냉각 과정을 모의실험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이번 관측 결과가 먼 은하의 블랙홀 주변에 중원소가 어떻게 분포하는지,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원소가 우주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퍼졌는지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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