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나운서·배우, 이젠 여행사 대표 최송현 "바다는 무너져 가던 날 위로해"

기사등록 2026/10/22 06: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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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현.   *재판매 및 DB 금지
최송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올해 8월 말, KBS 아나운서 출신 최송현(44)은 '여행사 대표'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아나운서에서 배우로, 다시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영역을 넓혀온 그가 이번엔 직접 국내외여행업 등록을 마치고 투어 리더로 나설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도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에겐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어온 꿈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2023년 허리디스크가 파열된 교통사고, 그리고 15년을 함께한 반려견의 투병까지. 악재가 겹치며 몇 년간 멈춰 섰던 꿈을 다시 움직이게 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이별'이었다.

최송현은 "바다는 무너져 가던 저를 위로해 주고 평생의 짝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라며 그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2015년 다이빙 강사가 되고 2018년부터 수중 전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구독자들로부터 '함께 투어를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 세계 최대 다이빙 단체 PADI에서 강사 최고 등급인 '코스디렉터' 자격을 가진 남편과 결혼하면서 그 꿈은 더 구체화됐다.

하지만 현실의 벽이 번번이 그를 막아섰다. 코로나19가 끝날 무렵엔 교통사고로 6개월간 집에 누워 지내야 했고, 심장병을 앓던 2㎏의 작은 반려견 '레오'를 간호하느라 집을 떠날 수 없었다. 올해 1월, 사랑하는 레오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슬픔에 잠겨있던 어느 날, 레오가 저에게 자유를 선물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2kg의 작은 아이였지만, 호불호가 정확했고, 간식보다도 저를 더 사랑해 주던 존재였습니다. 레오가 선물한 자유를 이렇게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다시 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최송현은 지난 8월 말 여행사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지금은 해외 리조트들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첫 투어 상품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숨 쉬는 법부터 가르쳐준 바다…내 삶의 안전기지"

최송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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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현에게 바다는 단순한 여가 공간이 아니다. "저는 스쿠버다이버가 되기 이전과 이후로 제 인생이 나뉜다고 생각해요"라고 할 만큼 삶의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2012년, 무기력하고 자존감이 떨어져 있던 시절 우연히 다이빙을 접했다.

"물속은 인간이 자력으로 숨 쉴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내게 남은 기체의 양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긴장하거나 움직임이 많아지면 기체 소모량도 늘어나요. 그래서 늘 바닷속에서는 내가 안녕한지, 내 호흡이 일정하고 평안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남들에게는 친절하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매섭게 굴던 시절, 물속에서 자신의 호흡을 살피며 지친 자신을 비로소 챙기게 됐다. "돌봐주지 못해 많이 상처 입고 지친 내 자신을 비로소 챙기면서 바다에 푹 안긴 느낌에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작은 해양생물들의 치열하고 아름다운 삶을 보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했다. 그리고 2019년, 바다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만난 지 6주 만에 프러포즈를 받고 2020년 결혼했다. "저는 지금도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결혼이라고 생각해요. 바다는 무너져 가던 저를 위로해 주고 평생의 짝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감자별' 기억해 주는 젊은 팬들…연기는 여전히 내 심장을 뛰게 해"

최송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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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배우로서의 삶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요즘은 젊은 세대에게서 2013년 출연작 시트콤 '감자별 2013QR3'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또래나 어른들에게서는 별로 듣지 못했는데, 어린 친구들이 감자별 이야기를 종종 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요."

촬영 현장에서도 젊은 제작진이 '감자별'을 기억해 주면 그 시절로 돌아간 듯 뭉클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연기는 늘 자신이 더 많이 좋아해 마음 졸여야 했던 연인 같은 존재였다. 작품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대기 상태로 지내야 했고, 다시 연기를 만나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결혼하고 많이 사랑받으면서 저 스스로 저를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고, 좀 더 젊은 시절 가졌던 수많은 삶의 기준과 감정도 변화했거든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든 사악한 인물이든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역할이라면 다시 카메라 앞에 서고 싶다. "여전히 연기는 제 심장을 뛰게 만드는 대상이고, 좋은 작품과 역할을 만날 수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싶습니다."

"계획 없이 사는 게 목표…매일의 발걸음이 나를 만든다"

최송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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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배우, 다이빙 강사, 작가, 그리고 이젠 여행사 대표까지. 남들이 보기에 거침없이 변신해 온 것 같지만, 그는 거대한 목표나 계획을 세우고 달려온 게 아니라고 했다.

"계획 없이 사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의 삶을 바꾼 일들은 대부분 계획하지 않았던 순간에 찾아왔다. 스쿠버다이빙도, 남편과의 만남도 그랬다.

"오히려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바라보며 내가 얼마나 작아지고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꼈던가 떠올려 보면, 큰 계획이나 목표를 갖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내게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는 것도 충분히 아름다운 삶인 것 같습니다."

그가 여행사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도 결국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관한 이야기다. 바다에서의 경험과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휴식이 되기를 바란다.

"바다와 사람을 이어주고, 정서적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여정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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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나운서·배우, 이젠 여행사 대표 최송현 "바다는 무너져 가던 날 위로해"

기사등록 2026/10/22 06:42:3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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