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땐 바닷물을 식수로…'916억' 이동식 담수화 R&D 밑그림

기사등록 2026/10/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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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산업기술원 기획연구…2개 내역사업·6개 세부기술 설계

재난 발생 한 달 내 현장 투입 가능한 물 공급체계 제안

재생에너지 연계·핵심부품 국산화…사업 추진·예산 미확정

[영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17일 경북 영천시 정동저수지 바닥이 전날 내린 빗물에 젖어있다. 2026.08.17. lmy@newsis.com
[영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17일 경북 영천시 정동저수지 바닥이 전날 내린 빗물에 젖어있다. 2026.08.1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진 지역에 설비를 옮겨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연구개발(R&D) 사업의 밑그림이 나왔다. 담수화 시설을 새로 짓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물을 공급하기 위한 구상이다. 기획연구에서 산정한 소요예산은 916억원이다.

22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공개한 '기후위기대응 재배치형 담수화·자원순환 기술개발사업 기획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2개 내역사업과 6개 세부기술로 구성된 신규 사업안을 마련했다.

라온넥스텝이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극한 가뭄에 대응할 수 있는 담수화 기술개발 방향과 소요예산, 사업 로드맵 등을 설계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의 사업 추진이나 916억원의 예산 투입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핵심은 필요한 지역으로 옮겨 설치하고 가동할 수 있는 '재배치형 담수화 시스템'이다. 보고서는 재난 발생 후 1개월 이내 현장 투입이 가능한 신속 대응형 물 공급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고정식 담수화 시설은 건설에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어 갑작스러운 가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연구진의 진단이다. 시설이 완공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제한급수나 급수차 지원 등 비상조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시 운전을 전제로 설계된 시설을 장기간 멈췄다가 다시 가동할 때 발생하는 문제도 짚었다. 물에서 염분을 걸러내는 분리막이 오염되거나 설비가 부식되면 정상 운영까지 추가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다.

이에 이동과 설치가 쉬운 설비를 개발하는 데 더해 가동을 중단한 뒤에도 신속히 재가동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봤다. 물 부족이 발생한 지역에 설비를 배치해 담수를 생산하고 이후 다른 지역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보고서는 2022~2023년 광주·전남과 완도 등 도서지역의 가뭄, 지난해 강릉 가뭄을 사업 추진 배경으로 들었다. 댐과 저수지, 하천수 등 강수량에 영향을 크게 받는 수원만으로는 돌발적인 물 부족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어 해수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담수화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바닷물을 높은 압력으로 분리막에 통과시켜 염분을 제거하는 역삼투압 방식은 전력 소비가 큰 만큼 태양열과 산업 폐열, 재생에너지 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방안도 담았다.

핵심 기자재 국산화도 과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고압펌프와 에너지회수장치 등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부품 조달에 수개월이 걸리고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물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과 부품의 자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활용 대상으로는 제한급수를 겪는 도서·해안지역과 함께 반도체·이차전지 등 물 사용량이 많은 산업 현장을 제시했다. 주민의 식수난을 해소하고 가뭄에 따른 생산 차질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도 이동형 담수화 기술개발이 진행돼 왔다. 보고서는 기존 '해상 이동형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자항식 담수화 선박 '드림즈호'가 개발된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번 기획연구에서는 국내외 정책과 시장·기술 동향 분석, 52개 기관의 참여 의향 조사 등을 바탕으로 사업 방향을 도출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세부기술별 추진 내용과 성과목표·지표, 소요예산 등을 구체화했다.

연구진은 "기존 기술의 단순 확장이 아닌 신속 재배치·단기 설치·즉시 재가동이 가능한 운용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청도=뉴시스] 이무열 기자 = 극심한 가뭄 끝에 반가운 단비가 내린 16일 경북 청도군 삼신지에서 빗물이 메마른 바닥을 적시고 있다. 2026.08.16. lmy@newsis.com
[청도=뉴시스] 이무열 기자 = 극심한 가뭄 끝에 반가운 단비가 내린 16일 경북 청도군 삼신지에서 빗물이 메마른 바닥을 적시고 있다. 2026.08.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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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땐 바닷물을 식수로…'916억' 이동식 담수화 R&D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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