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거래소와 간담회 열어 가상자산 과세 의견 수렴
업계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 형평성 등 고려해달라" 요청
국가간 정보교환 여건 우려 제기…美, 2029년 CARF 참여
여당 의원도 "美 참여 이후로 과세 유예하자" 법안 발의
정부 "숙고하겠다"…연말 국회 세법개정 논의과정서 결정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9.22.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22/NISI20260922_0021450362_web.jpg?rnd=20260922100245)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9.2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 정부 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숙고하겠다"며 다소 완화적인 태도로 전환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요구하는 업계와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데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과세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중론이 나오면서다.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은 20일 가상자산 과세 관련 현장 간담회를 열고 두나무·빗썸·디지털엑스·코인원 등 가상자산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업계 참석자들은 "가상자산 시장이 발전하면서 거래방식이 다양화·복잡화되고 있는 만큼, 명확한 과세기준을 마련해 납세자와 사업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사업자가 과세 자료 제출 시스템을 구축·검증할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과 해외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 등 국내 시장 여건과 글로벌 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달라"며 과세 시기 재검토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납세자가 공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과세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상자산 과세제도가 입법화된 2020년말 이후 시장과 제도적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고, 특히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따른 제도 변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권 차관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은 존중돼야 하며, 그 원칙이 시장에 제대로 뿌리 내리려면 과세 인프라와 시장 규율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국가 간 정보교환 여건,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신고 편의 등 준비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숙고하고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 세법상 이미 내년부터 과세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중립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이 부총리는 지난 6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국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과 함께 전문가와 업계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재경부는 이날 업계와 전문가를 상대로 의견 청취에 나섰다.
이런 기류 변화가 생긴 이유는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우려는 국가간 가상자산 정보 교환 체계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지점에 있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적용하지만 미국은 2029년에야 참여한다.
과세 유예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한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시점과 국내 과세 시행 시점에 차이가 생길 경우 국내 거래소 이용자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일을 미국이 CARF에 참여하는 2029년 이후로 변경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여당 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나온 만큼 숙고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 시행될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하는 방안도, 과세를 유예하는 방안도 열려 있다는 뜻이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발행·유통과 사업자 규율 등 시장 전반의 규칙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마친 뒤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2년 1월 시행 예정이었지만 세 차례나 미뤄지면서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재 국민의 힘은 가상자산 과세에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은 당론을 확정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과세 시행 여부는 국정감사가 끝난 뒤 연말 세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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