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재미동포 심명보씨 가족 '딸의 바람 따라 한국으로'
![[강진=뉴시스] 19일 30대 심명보씨 재미동포 가족과 차용훈 조선대 명예교수(맨오른쪽)가 강진읍 고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10/19/NISI20261019_0002267388_web.jpg?rnd=20261019142832)
[강진=뉴시스] 19일 30대 심명보씨 재미동포 가족과 차용훈 조선대 명예교수(맨오른쪽)가 강진읍 고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강진=뉴시스]배상현 기자 = "챗GPT에 '한국에서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곳'을 검색했는데 강진이 맨 처음에 뜨더군요."
미국 뉴욕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전남광주 강진군에 둥지를 튼 재미동포 가족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7월 아내, 세 자녀와 함께 한국 땅을 밟은 심명보(38)씨 가족이다.
심씨 부부가 한국행을 결심한 데는 첫째 딸 이레(10)양의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 뉴욕에서 자라며 K팝과 한국 문화를 접한 이레양은 수년 전부터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 총기 사고에 대한 불안으로 이주를 고민하던 부부는 2년여 만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에 연고가 없는 부부에게는 정착할 곳을 고르는 일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때 도움을 받은 것이 챗GPT였다.
심씨 부부에 따르면 챗GPT에 '한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가장 좋은 지방도시'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강진이 가장 먼저 제시됐다. 이후 부부는 강진의 교육 환경과 양육 지원 정책 등을 살펴보며 이주할 마음을 굳혔다.
"사실 뉴욕에서 평생 살다 나오려니 겁도 많이 났고, 연고지도 없어 2년 정도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치안 문제나 총기 사고 위험 등으로 늘 긴장하며 살아야 하는 환경이었어요. 미국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고뇌도 컸고요"
하지만 연고가 없는 곳에 정착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입국 직후 머물려고 예약한 임시 숙소는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아 가족이 생활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새로운 거처를 찾던 가족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차용훈(72) 조선대 명예교수였다. 심씨 가족은 집을 알아보러 다니던 중 강진읍의 한 고택에서 정원을 가꾸던 차 교수를 만났다. 세 아이와 함께 지낼 곳을 찾고 있다는 사연을 들은 차 교수는 자신이 관리하던 고택의 별채를 세놓기로 했다. 120여 년 된 연안 차씨 종가의 고택은 그렇게 다섯 식구의 보금자리가 됐다.
![[강진=뉴시스] 재미동포 심명보씨의 전남 나들이 (사진=독자제공_)](https://img1.newsis.com/2026/10/19/NISI20261019_0002267427_web.jpg?rnd=20261019143837)
[강진=뉴시스] 재미동포 심명보씨의 전남 나들이 (사진=독자제공_)
차 교수는 정원에서 천진난만하게 노는 아이들을 보고 가족의 사정을 듣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내와 제가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족의 사정도 딱해 세를 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아이들에게 책장을 만들어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등 가족이 정착하는 데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한국에 정착한 지 100여 일이 지난 지금, 심씨 가족은 강진 생활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심씨는 "강진은 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장려금과 육아수당을 지원하고,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도 탄탄한 교육 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풍요롭다"며 "의료비 혜택까지 더하면 교육과 복지 측면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앞선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미국에서 건물 관리 엔지니어로 일했던 심씨는 지역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영어 교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첫째 딸 이레양은 K팝 아이돌, 둘째 딸 이서(7)양은 발레리나의 꿈을 키우고 있다. 17개월 된 막내아들 이루군도 가족과 함께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고 있다.
가족은 그동안 목포와 순천, 여수 등을 여행하며 한국의 생활과 문화를 알아가고 있다.
심씨는 "뉴욕에서는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몰라 늘 긴장 속에서 살아야 했는데, 이곳에서는 비로소 무거운 갑옷을 벗어던진 기분"이라며 "새삼 한국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매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영어 관련 교육 사업이나 본업인 엔지니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길도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한다"며 "이 멋진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