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닉스 4곳 실측…바람 아래 기온 평균 0.7~0.9도 높아
AI 전용 센터 전력 사용 작년 50% 증가…냉각수·소음·대기오염 문제도
![[리티아스프링스=AP/뉴시스] 2026년 3월 6일(현지 시간) 촬영된 사진으로, 미국 조지아주 리티아스프링스에 있는 구글의 더글러스 카운티 데이터센터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DB)](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01364583_web.jpg?rnd=20260623170148)
[리티아스프링스=AP/뉴시스] 2026년 3월 6일(현지 시간) 촬영된 사진으로, 미국 조지아주 리티아스프링스에 있는 구글의 더글러스 카운티 데이터센터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의 열기가 바람을 타고 퍼진 곳의 기온이 반대편보다 최대 2.2도 높게 측정됐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기와 물은 물론 주변으로 내보내는 열과 소음까지 환경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데이터센터의 환경 영향을 분석하면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이 지난 5월 발표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피닉스 일대 데이터센터 4곳 주변을 5차례 이동하며 기온을 측정했다. 데이터센터를 기준으로 바람이 불어가는 쪽은 불어오는 쪽보다 평균 0.7~0.9도, 최대 2.2도 높았다. 시설에서 최대 500m 떨어진 곳에서도 폐열의 흔적이 관측됐다.
이는 데이터센터에서 나온 열이 주변 주거지역의 기온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인들의 우려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9월 16~17일 미국 성인 1206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거의 9명이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전력 소비는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부담을 주는 주요 경로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행하는 데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25년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특히 동영상을 만드는 일부 AI 작업은 간단한 문자 질의보다 수천 배 많은 전기를 쓸 수 있다.
국제 통계 분석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는 2025년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전력의 약 0.5%를 소비했다고 추산했다. AI 이외의 서비스까지 포함한 전체 데이터센터의 비중은 약 1.5%였다. AI 전용 시설의 비중은 2030년 1.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수요는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의 절반 가까이는 미국에서 발생한다.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는 2028년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가 자국 전력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12%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수치는 AI 전용 시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전기를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느냐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달라진다. CNN이 제시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원별 비중은 석탄 30%, 재생에너지 27%, 천연가스 26%다. 전력 공급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데이터센터 증설이 온실가스 배출을 늘릴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역 전력망에 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발전시설을 갖추는 데이터센터도 늘고 있다. 주로 사용하는 가스터빈은 대형 발전소보다 효율이 낮을 수 있으며, 가동 과정에서 질소산화물과 초미세먼지 등이 발생한다.
데이터센터용 전기 생산이 가져올 건강 피해를 돈으로 추산한 연구도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관련된 대기오염이 초래하는 연간 공중보건 부담이 2028년 최대 2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이다.
물 사용량 역시 시설 안에서 쓰는 양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식히는 데 물을 직접 사용하지만,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도 냉각 등에 물을 쓴다. 어느 지역에 시설을 짓고 어떤 전력을 공급받느냐에 따라 물 부담이 달라진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 등의 연구진은 2030년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의 연간 냉각수 소비량이 최대 1100억 갤런(약 4억1600만t)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공공 상수도 체계에서 사용 후 회수되지 않는 연간 물 소비량의 약 7%에 해당한다. 이 전망 역시 AI 전용 시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주민들에게는 소음도 문제다. 데이터센터 냉각장치와 가스터빈, 비상용 디젤발전기 등은 가동 중 계속 소리를 낸다. 미국 뉴저지주 바인랜드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들이 소음 문제로 소송을 제기했다. 방음시설 확충과 지방정부의 소음 규제 강화가 대응책으로 거론된다.
데이터센터의 환경 부담은 시설을 짓고 운영하는 과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반도체와 저장장치에 필요한 광물을 캐는 과정에서 수질·대기오염과 산림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 장비 교체로 늘어나는 전자폐기물도 문제다. 전 세계 전자폐기물의 약 5분의 1만 재활용되고 있으며, AI 산업의 광물 수요가 풍력·태양광 설비에 필요한 자원 확보와 경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카베 마다니 유엔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 소장은 새 데이터센터를 짓기 전에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부담을 지는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농민 등 기존 이용자에게 필요한 물을 가져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애슈번=AP/뉴시스] 2023년 7월16일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던 카운티 애슈번에서 고압 송전선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2023.07.16.](https://img1.newsis.com/2026/09/17/NISI20260917_0002242280_web.jpg?rnd=20260917144431)
[애슈번=AP/뉴시스] 2023년 7월16일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던 카운티 애슈번에서 고압 송전선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2023.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