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모집업체 운영자, '무자본 갭투자' 21억 가로채…1심 징역 7년

기사등록 2026/10/19 11: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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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약서를 월세로 위조해 담보 부풀려

연인 명의 부동산으로 사기대출까지 받아

法 "임차인에게 반환 능력 숨긴 것, 기망"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직원 명의로 빌라를 사들이는 수법으로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가로채고, 전세계약서를 월세계약서로 위조해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된 상조·보험 모집업체 운영자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이아영 판사는 지난달 11일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한모씨(47)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한씨의 사기 대출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된 연인 이모씨(40)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한씨는 2020년 7월 상조회사와 보험회사 등에 고객을 모집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업체를 세워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유치한 고객이 계약을 일정 기간 유지하지 않으면 수수료를 돌려줘야 해 상조회사 등이 담보를 요구해 왔는데, 반환할 돈이 늘자 한씨는 2021년 7월 직원 김모씨와 공모해 담보용 빌라를 확보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법은 실제 매매대금을 내지 않고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무를 넘겨받는 것으로 대금을 갈음하는 방식이었다.

분양대행업자를 통해 먼저 전세계약을 맺게 한 뒤 김씨 명의로 소유권을 넘겨받았고, 이 판사는 한씨가 2021년 9~10월 8차례에 걸쳐 임차인들에게서 보증금 합계 21억83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보증금에는 한씨를 비롯해 갭투자에 관여한 분양대행업자 등에게 돌아가는 리베이트가 포함돼 실제 매매대금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씨와 김씨는 별다른 재산이나 고정 수입이 없어 계약이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됐다.

한씨는 담보 가치가 높아 보이게 하려고 2021년 9월 말과 10월 두 차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성명불상의 위조 전문가에게 의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호실의 전세계약서를 각각 보증금 2000만원·월세 70만원짜리 월세계약서로 바꿔 상조회사 등에 제출할 목적으로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수법은 다른 사기에도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씨는 2021년 5월 진모씨와 공모해 전세 세입자가 있는 강서구의 한 주택을 월세 세입자가 있는 것처럼 꾸민 위조 계약서를 농협은행에 제출하고, 진씨 명의로 6000만원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8월에는 한씨가 이씨 명의로 매수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주택의 임차인 거주 내역이 나타나지 않도록 지번 주소로 전입세대열람내역을 발급받아 이씨에게 건넸고, 이씨가 이를 내세워 채권자에게서 1억3000만원을 빌렸다고 한다. 이 주택에는 전세보증금 2억6800만원의 임차인이 살고 있었다.

또 2021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만난 채권자에게 위조한 계약서를 건네고 5차례에 걸쳐 2억3076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로 내놓은 인천 남동구 주택에는 보증금 1억8600만원의 전세 세입자가 살고 있었는데, 한씨는 보증금 1000만원·월세 50만원인 것처럼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3건의 피해액은 합계 4억2076만원이다.

한씨 측은 일부 범행은 김씨가 단독으로 했고 임차인을 속인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판사는 "임차인에게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돌려줄 것처럼 행동한 것과 같다"며 "임차인들을 묵시적으로 속인 것"이라고 밝혔다.

한씨가 농협은행 대출 건에서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고 이익도 진씨와 이복 형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한 부분도, 대출금 일부가 한씨가 실질적으로 쓴 이복형 명의 계좌로 이체된 점 등을 들어 배척했다.

이 판사는 양형 이유로 한씨가 여러 차례 처벌을 받고도 다시 범행한 점, 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을 해쳐 죄질이 무겁다는 점, 일부 범행을 부인하는 점, 피해가 거의 회복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한씨는 2024년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2025년 2월 확정됐는데,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그 판결이 동시에 선고됐을 경우와의 형평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

이씨에 대해서는 처벌 전력이 없고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며 가족을 통해 피해를 일부 회복하고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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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모집업체 운영자, '무자본 갭투자' 21억 가로채…1심 징역 7년

기사등록 2026/10/19 11:27: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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