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독일·일본·호주 장애인 고용정책 비교
국내 기업 의무고용률 첫 달성에도…장애인 3명 중 1명만 취업
독일은 보호작업장 일반기업 전환 1% 미만…저임금 문제도
"고용 확대 넘어 직무·작업환경 개선과 경력 발전 지원해야"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5 부산 장애인 진로·취업 박람회'가 열린 지난해 9월 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서 장애인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2025.09.02. yulnet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02/NISI20250902_0020955686_web.jpg?rnd=20250902131011)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5 부산 장애인 진로·취업 박람회'가 열린 지난해 9월 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서 장애인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2025.09.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국내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지난해 처음으로 법정 의무고용률을 달성했지만,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채용 확대를 넘어 고용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 장애인 의무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의무고용 대상 기관·기업의 장애인 고용 인원은 30만9846명으로 전년보다 1만1192명 증가했다.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3.27%로 전년보다 0.06%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3.10%로, 1991년 의무고용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법정 의무고용률(3.1%)을 달성했다.
다만 이는 의무고용 대상 기관·기업의 고용 실적으로, 전체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5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를 보면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의 고용률은 34.0%다. 장애인 3명 중 1명만 일자리를 가진 셈이다. 여성 장애인 고용률은 23.2%로 남성(41.9%)보다 18.7%p 낮았다.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7만4000원으로 전년 하반기보다 1만7000원 감소했다. 고용형태별로는 임시근로자가 40.8%, 일용근로자가 6.0%를 차지했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장애인 고용을 의무화하고,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사업주에게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반대로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는 고용장려금 등을 지급한다.
일반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직업훈련과 근로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재활시설도 운영 중이다. 2024년 말 기준 전국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701곳으로, 이용 인원은 1만7747명에 달했다.
하지만 전체 등록장애인 고용률은 2023년 하반기 34.0%, 2024년 하반기 34.5%, 2025년 하반기 34.0%로 최근 3년간 큰 개선 없이 30%대에 머물고 있다.
저임금도 문제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 등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1~8월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신청자 7115명 가운데 7081명이 인가를 받아 인가율은 99.5%에 달했다. 인가 당시 사업주가 신고한 월평균 임금은 42만4007원으로, 10명 중 7명은 월 5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5월 13일 대구 달서구 대구직업능력개발원에서 열린 2026 대구시 장애인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6.05.13. 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3/NISI20260513_0021281817_web.jpg?rnd=20260513152757)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5월 13일 대구 달서구 대구직업능력개발원에서 열린 2026 대구시 장애인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6.05.13. [email protected]
이러한 문제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8월 발간한 '국제노동브리프'에서 독일과 일본, 호주의 장애인 고용정책을 비교해 소개했다.
독일은 상시노동자 20명 이상인 사업주에게 중증장애인 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2024년 의무고용 대상 사업주의 60.6%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24.7%는 중증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호작업장의 실효성도 문제다. 독일에서는 약 700개의 보호작업장이 장애인 30만명에게 일자리와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지만, 일반 노동시장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연간 1%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1년 기준 보호작업장 종사자의 월평균 소득도 226유로에 불과했다.
일본에서는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의 사각지대가 문제로 꼽혔다.
일본은 올해 7월부터 법정고용률을 2.7%로 높였지만, 고용의무제도 대상은 장애인 수첩을 소지한 신체·지적·정신장애인으로 제한된다. 건강 문제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수첩이 없으면 고용의무제도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7년 조사자료를 보면, 일본에서 건강 문제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 사람 가운데 고용의무제도 대상에 포함되는 비율은 16.0%로, 프랑스(33.9%)와 독일(34.3%)보다 낮았다.
호주 역시 다양한 고용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보호고용에서 일반 노동시장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15~24세에서 3.1%, 25세 이상에서는 1% 수준에 그쳤다.
일부 장애인에게 생산성 평가에 따라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임금제도'도 논란이다.
취업지원이 주로 구직자의 직업훈련과 알선에 집중돼 있는 반면, 기업의 실제 채용 수요를 늘리거나 직무를 재설계하는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노동연구원은 장애인 고용 인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업 이후 직장 적응과 고용유지, 경력 발전까지 지원하고 기업도 장애인이 일할 수 있도록 직무와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혁진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장애인 고용 지원제도를 통해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가 과거보다 확대된 것은 분명하지만, 장애인이 일의 세계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장애인 고용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할 때에는 단순히 몇 명의 장애인을 고용했느냐는 질문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이 어떤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지, 적정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보장받는지, 고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 직업훈련과 경력 발전의 기회를 얻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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