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안면장애 뮤지컬 배우·가수 심현우
수어 아티스트에 뮤지컬 연출까지 다방면 활동
"사지 멀쩡하다고 경증…거대한 사회적 장벽"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7/NISI20261017_0002265975_web.jpg?rnd=20261017032423)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무대에 올랐을 때 관객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과 사회에서 마주하는 시선은 굉장히 달라요."
왼쪽 뺨에 자리 잡은 푸르스름한 혹. 태어날 때부터 혈관 종양이 생기면서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갖게 됐다. 이 희귀질환은 노래를 좋아했던 18살 소년의 꿈을 접게 했다. 노래 실력으로 기획사 연락을 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갔지만, 관계자는 노래를 한 소절도 듣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냈다. 소년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을 쏟았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소년은 국내 최초 안면장애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최근 전화로 만난 심현우씨는 "무대 위에서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빛은 오롯이 저를 응원하는 시선이라 반갑다"며 "준비한 모든 걸 펼쳐내고 무대가 끝났을 때 쏟아지는 박수에서 성취감과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에게 무대는 '해방구'이자 '위로'다. 무대와 달리 일상에서는 얼굴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숱하다. 지하철을 탔을 때 다짜고짜 돈을 쥐여주는 사람도 있었고, 굿을 해보라거나 기도를 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사회에선 '얼굴이 어쩜 저렇게 생겼지'하는 시선이 느껴져요. 안면장애는 낯설어하는 분이 많죠. 그래서 무대에서 저 같은 장애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 장애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꿈을 꾸는 것조차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는 "세상에 나와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쓰임이 있을까 늘 생각했다"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과연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왼쪽 뺨에 자리 잡은 푸르스름한 혹. 태어날 때부터 혈관 종양이 생기면서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갖게 됐다. 이 희귀질환은 노래를 좋아했던 18살 소년의 꿈을 접게 했다. 노래 실력으로 기획사 연락을 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갔지만, 관계자는 노래를 한 소절도 듣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냈다. 소년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을 쏟았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소년은 국내 최초 안면장애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최근 전화로 만난 심현우씨는 "무대 위에서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빛은 오롯이 저를 응원하는 시선이라 반갑다"며 "준비한 모든 걸 펼쳐내고 무대가 끝났을 때 쏟아지는 박수에서 성취감과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에게 무대는 '해방구'이자 '위로'다. 무대와 달리 일상에서는 얼굴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숱하다. 지하철을 탔을 때 다짜고짜 돈을 쥐여주는 사람도 있었고, 굿을 해보라거나 기도를 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사회에선 '얼굴이 어쩜 저렇게 생겼지'하는 시선이 느껴져요. 안면장애는 낯설어하는 분이 많죠. 그래서 무대에서 저 같은 장애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 장애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꿈을 꾸는 것조차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는 "세상에 나와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쓰임이 있을까 늘 생각했다"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과연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7/NISI20261017_0002265972_web.jpg?rnd=20261017032324)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환점이 된 건 생애 첫 무대였던 2008년 'KBS장애인가요제'였다. 금상을 거머쥔 그는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인정받은 무대였다"며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를 계기로 2010년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에 단원으로 들어가 창작 뮤지컬 '원앤원' 주연으로 발탁돼 미국 무대까지 밟았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문 교육을 받지 못했다 보니, 현장에서 혼나기 일쑤였고 무대에 오를 땐 식은땀이 흘렀다. 이후 무대에 대한 마음을 접기도 했지만, 다시 각오를 다잡고 뒤늦게 대학에도 들어갔다. 지금은 무대 위가 가장 즐겁다.
배우이자 가수 그리고 장애인식개선 강사까지 영역을 넘나드는 그는 최근에는 '수어 아티스트'로 새롭게 길을 개척하고 있다. 직접 노래하며 수어 안무를 선보인 영상은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SNS에 처음 올린 '나는 반딧불'이 68만뷰를 기록하면서 국내 유명 기획사로부터 협업 제안은 물론 스웨덴, 프랑스 등 해외까지 진출했다.
밝은 무대 뒤에는 남모를 생사의 위기도 있었다. 선천성 혈관종이 뇌신경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6년 전 '뇌전증'이라는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 부산 출장에서 갑자기 심한 발작을 일으킨 그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을 찾았지만 네 곳에서 거절을 당했다. 다섯 번째 병원에서 간신히 받아줬는데 당시 약 5분간 심정지가 왔다. 그는 "골든타임이 4분이었는데 기적처럼 살아났다"며 "지금도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지만 꾸준한 운동과 식단, 약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2010년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에 단원으로 들어가 창작 뮤지컬 '원앤원' 주연으로 발탁돼 미국 무대까지 밟았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문 교육을 받지 못했다 보니, 현장에서 혼나기 일쑤였고 무대에 오를 땐 식은땀이 흘렀다. 이후 무대에 대한 마음을 접기도 했지만, 다시 각오를 다잡고 뒤늦게 대학에도 들어갔다. 지금은 무대 위가 가장 즐겁다.
배우이자 가수 그리고 장애인식개선 강사까지 영역을 넘나드는 그는 최근에는 '수어 아티스트'로 새롭게 길을 개척하고 있다. 직접 노래하며 수어 안무를 선보인 영상은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SNS에 처음 올린 '나는 반딧불'이 68만뷰를 기록하면서 국내 유명 기획사로부터 협업 제안은 물론 스웨덴, 프랑스 등 해외까지 진출했다.
밝은 무대 뒤에는 남모를 생사의 위기도 있었다. 선천성 혈관종이 뇌신경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6년 전 '뇌전증'이라는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 부산 출장에서 갑자기 심한 발작을 일으킨 그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을 찾았지만 네 곳에서 거절을 당했다. 다섯 번째 병원에서 간신히 받아줬는데 당시 약 5분간 심정지가 왔다. 그는 "골든타임이 4분이었는데 기적처럼 살아났다"며 "지금도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지만 꾸준한 운동과 식단, 약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7/NISI20261017_0002265971_web.jpg?rnd=20261017032304)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안면장애와 내부장애로 분류되는 뇌전증까지 두 개의 소수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소수장애인으로서 겪는 복지 사각지대도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신체적·물리적 장벽을 겪어야 큰 장애로 본다"고 말했다.
"저 같은 안면장애는 겉보기엔 사지 멀쩡하고 보고 듣는 데 문제가 없으니 경증으로 분류돼요. 장애인 연금 혜택도 없죠. 하지만 외모로 인한 편견 때문에 취업도, 아르바이트도 불가능해요. 안면장애는 타인의 시선에서 오는 고통이 가장 큰데, 편견을 겪어도 인정을 안 해주죠. 취업이 안 되는 이 거대한 심리적·사회적 장벽을 장애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죠."
장애예술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과 높은 진입장벽도 꼬집었다. 그는 "비장애인은 '자기 예술'이고, 장애인은 '장애예술'"이라며 "같은 예술가로 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장애예술 지원금은 비장애인 예술계와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에 불과해요. 장애예술인 수가 적다는 이유라지만, 실제 제도가 이들을 예술인으로 품지 못하는 게 문제예요. 장애인은 장애인예술등록증을 발급받아야 인정받는데, 그 기준이 까다롭고 모호하죠. 티켓팅 실적이나 언론 보도 등 열악한 장애예술 현실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냉정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어요."
심씨는 그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연출가로도 새롭게 도전한다. 오는 18일 장애인문화예술축제가 열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광장에서 창작 뮤지컬 '찬란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연출한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열아홉살 시각장애인 소녀와 안내견의 특별한 동행을 그린 내용으로, 실제 시각장애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23일에는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청각장애 무용수 다섯명과 함께하는 수어 콘서트 '침묵 속의 조화' 무대에 가수로 오른다.
"저 같은 안면장애는 겉보기엔 사지 멀쩡하고 보고 듣는 데 문제가 없으니 경증으로 분류돼요. 장애인 연금 혜택도 없죠. 하지만 외모로 인한 편견 때문에 취업도, 아르바이트도 불가능해요. 안면장애는 타인의 시선에서 오는 고통이 가장 큰데, 편견을 겪어도 인정을 안 해주죠. 취업이 안 되는 이 거대한 심리적·사회적 장벽을 장애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죠."
장애예술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과 높은 진입장벽도 꼬집었다. 그는 "비장애인은 '자기 예술'이고, 장애인은 '장애예술'"이라며 "같은 예술가로 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장애예술 지원금은 비장애인 예술계와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에 불과해요. 장애예술인 수가 적다는 이유라지만, 실제 제도가 이들을 예술인으로 품지 못하는 게 문제예요. 장애인은 장애인예술등록증을 발급받아야 인정받는데, 그 기준이 까다롭고 모호하죠. 티켓팅 실적이나 언론 보도 등 열악한 장애예술 현실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냉정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어요."
심씨는 그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연출가로도 새롭게 도전한다. 오는 18일 장애인문화예술축제가 열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광장에서 창작 뮤지컬 '찬란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연출한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열아홉살 시각장애인 소녀와 안내견의 특별한 동행을 그린 내용으로, 실제 시각장애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23일에는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청각장애 무용수 다섯명과 함께하는 수어 콘서트 '침묵 속의 조화' 무대에 가수로 오른다.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7/NISI20261017_0002265973_web.jpg?rnd=20261017032344)
[세종=뉴시스]뮤지컬 배우이자 가수 심현우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심현우씨 제공) 2026.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랜 시간 무대에서 부딪혀온 만큼 누구보다 장애인 배우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용기를 냈어요. 무대 호흡과 동선을 해본 경험이 있으니 그들의 언어로 연출할 수 있죠. 청각장애 배우는 몸으로, 언어장애 배우는 허밍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시각장애 배우와는 발걸음 수를 계산해 동선을 짜죠."
불혹을 넘긴 그는 미래의 거창한 포부보다 '오늘의 무대'가 소중하다고 했다.
"마흔이 넘으니 이 일을 건강하게, 꾸준히 하는 것 자체가 꿈이 됐어요. 저를 찾아주는 분들이 있는 한 내일의 공연에 충실하고 앞으로의 무대를 소중히 여기자는 다짐이죠.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더 치열하게 연습할 거예요.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해, '나와 다름'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랍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불혹을 넘긴 그는 미래의 거창한 포부보다 '오늘의 무대'가 소중하다고 했다.
"마흔이 넘으니 이 일을 건강하게, 꾸준히 하는 것 자체가 꿈이 됐어요. 저를 찾아주는 분들이 있는 한 내일의 공연에 충실하고 앞으로의 무대를 소중히 여기자는 다짐이죠.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더 치열하게 연습할 거예요.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해, '나와 다름'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랍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