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前총리 "후티에 타이즈 뺏기면 홍해 해협 접근권 잃는다"

기사등록 2026/10/16 17:06:54

최종수정 2026/10/16 17: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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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타이즈 외곽서 세력 확대…“수일 내 도시 완전 포위” 경고

정부군 협조 부족·사우디 초기 대응 실패 인정…서방 지원 확대 요청

[타이즈=AP/뉴시스] 예멘 후티 반군의 알마시라TV가 28일(현지 시간) 공개한 영상 사진 속에 후티 반군 대원들과 현지 주민들이 예멘 타이즈주 카다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군의 공격을 받은 이후 주택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2026.09.29.
[타이즈=AP/뉴시스] 예멘 후티 반군의 알마시라TV가 28일(현지 시간) 공개한 영상 사진 속에 후티 반군 대원들과 현지 주민들이 예멘 타이즈주 카다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군의 공격을 받은 이후 주택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2026.09.29.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남서부 거점도시 타이즈를 점령하면 홍해의 전략적 해협으로 향하는 접근로까지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예멘 전 총리는 타이즈 전투에 서방의 해상 안보가 걸려 있다며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예멘 총리를 지낸 마인 압둘말리크 사이드 대통령 고문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현재 라샤드 알알리미 예멘 대통령지도위원회 의장의 고문인 사이드 전 총리는 과거 후티 반군과의 협상에도 참여했다.

사이드 전 총리는 "타이즈 전투는 단순히 타이즈만을 위한 전투가 아니다. 서방 세계 전체와 가장 중요한 해협 중 하나가 관련된 전투"라고 말했다. 이어 후티가 타이즈를 장악하면 홍해 연안의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향하는 고지대를 통제할 수 있다며 "타이즈를 잃으면 해협에 대한 접근권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국제 해운의 핵심 통로다. 타이즈는 해협에 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해협과 홍해 연안의 모카로 이어지는 고지대에 자리 잡은 전략적 거점이다. 사이드 전 총리는 이곳이 무너지면 해협 접근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예멘 정부의 거점인 아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야드=AP/뉴시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10일(현지 시간) 또다시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 소행으로 추정되는세력의 공격을 받아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8일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 2026.10.11.
[리야드=AP/뉴시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10일(현지 시간) 또다시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 소행으로 추정되는세력의 공격을 받아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8일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 2026.10.11.
타이즈는 지난 9월 후티가 예멘 홍해 연안을 장악하기 위한 군사작전에 나서면서 정부군과 반군의 주요 전선이 됐다. 예멘에서는 2022년 유엔이 중재한 휴전으로 주요 전선이 사실상 고착된 뒤 약 4년간 상대적인 소강상태가 이어졌지만, 최근 후티의 공세로 대규모 교전이 재개됐다.

사이드 전 총리는 후티가 이미 예멘 남부의 일부 지역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점령 목표에는 남부 라히즈주 알사비하의 옛 소련군 주둔지가 포함돼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아덴까지 진격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후티가 전투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더라도 확보한 거점이나 상대의 방어선 붕괴를 이용해 빠르게 점령 지역을 넓히려 한다고 설명했다.

타이즈 주변의 군사적 상황도 정부군에 불리해졌다. 사이드 전 총리에 따르면 정부 측은 홍해 서해안 지역의 상실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 그 결과 후티가 타이즈를 네 방향에서 공격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자우프=AP/뉴시스] 예멘 후티 반군의 선전 매체 안사르 알라 미디어오피스가 15일(현지 시간) 공개한 촬영 날짜 미상의 영상 사진에 예멘 동부 자우프에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 전투원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2026.09.16.
[자우프=AP/뉴시스] 예멘 후티 반군의 선전 매체 안사르 알라 미디어오피스가 15일(현지 시간) 공개한 촬영 날짜 미상의 영상 사진에 예멘 동부 자우프에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 전투원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2026.09.16.
후티는 현재 5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타이즈 도심으로 연료와 일부 생필품이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일부 후티 지도자들은 도심의 무장세력이 철수할 경우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겠다는 제안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사이 도시 외곽의 농촌 지역과 중소도시에서는 지배 지역을 넓히고 있다고 사이드 전 총리는 전했다.

사이드 전 총리는 "며칠 안에 도시가 완전히 포위될 것이며 후티는 시내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후티를 잘 안다. 완전히 장악할 준비가 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며 "2015년 포위 때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해질 것이고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타이즈가 함락되면 군사적 손실을 넘어 예멘의 현대적 국가 체제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곳이 부족 중심의 전통에서 벗어난 근대적이고 민주적인 도시라는 점에서다. 후티가 타이즈를 장악하면 자신들이 따르는 시아파의 한 갈래인 자이드파 중심의 교육제도와 재정·조세제도를 빠르게 도입하려 하겠지만, 주민들의 저항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리브=신화/뉴시스] 16일(현지 시간) 후티 반군 미디어센터가 제공한 영상 사진에 예멘 마리브주에서 후티 반군 전투원들이 격추된 사우디아라비아의 F-15 전투기를 수색하고 있다. 후티 측은 이날 마리브 상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2026.09.17.
[마리브=신화/뉴시스] 16일(현지 시간) 후티 반군 미디어센터가 제공한 영상 사진에 예멘 마리브주에서 후티 반군 전투원들이 격추된 사우디아라비아의 F-15 전투기를 수색하고 있다. 후티 측은 이날 마리브 상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2026.09.17.
사이드 전 총리는 정부군의 무기와 전투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타이즈를 방어하는 병력은 경무기 위주로 무장하고 있으며, 정부는 홍해 연안의 방어선이 무너질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정부군의 전투 능력 자체보다 부대 사이의 협조가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최대 후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가 후티의 공세 확대에 미리 대비하지 못했고, 걸프 국가 사이의 경쟁과 후티의 장거리 무인기 기술 발전에 대한 대응 지연도 정부 측의 어려움을 키웠다는 것이다. 사이드 전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초기에 이번 확전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서도 "지금이라도 우리의 위치를 되찾기에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이드 전 총리는 후티의 최근 공세를 이란이 처한 상황과도 연결했다. 지난 9월 후티가 홍해 연안을 공격한 시점은 이란이 강한 압박을 받고 있던 때였다며, 이를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티가 예멘 전역을 장악하려 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이란을 도와 혼란을 확대하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AP/뉴시스] 지난해 8월9일(현지시간) USS 카터홀함과 USS 바탄함이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은 미 해군 제공. 2024.01.01.
[AP/뉴시스] 지난해 8월9일(현지시간) USS 카터홀함과 USS 바탄함이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은 미 해군 제공. 2024.01.01.
그는 후티가 사우디의 봉쇄를 공격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사우디 석유시설과 공항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동서를 연결하는 송유관 공격도 이런 전략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미국과의 전쟁으로 압박받는 이란이 후티를 통해 전쟁의 부담을 주변국과 미국으로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 사이드 전 총리의 분석이다.

이런 위협의 배경에는 지난 10년간 달라진 후티의 군사력이 있다고 사이드 전 총리는 설명했다. 그는 "2017년만 해도 후티는 목표물을 맞히지 못하는 부정확한 미사일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이란 전문가들이 후티의 거점인 사나에서 무장세력을 훈련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12월 아덴공항에서 발생한 미사일 공격으로 28명이 숨지고 107명이 다쳤으며,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은 약 299㎞를 날아갔다고 소개했다.

사이드 전 총리는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형태의 급진적 테러 시대"라고 규정했다. 과거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와 달리 국가에 준하는 무장세력이 저렴한 기술과 외부에서 밀반입한 부품으로 강대국을 위협하는 전쟁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란이 후티에 투자한 방식은 다른 지역의 해상 교통로를 위협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며 걸프 국가들이 기존 방공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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