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군사비 지출국 사우디
최빈국 예멘 반군에 당하는 배경
2015년 전쟁 일으켰다가 실패
지상 침공해도 승리하기 힘들어
![[리야드=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미디어부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지난 10일(현지 시간) 사우디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공격을 받은 후 이용객들이 몸을 낮춘 채 화염과 연기 속에서 대피하고 있다. 2026.10.16.](https://img1.newsis.com/2026/10/12/NISI20261012_0001658848_web.jpg?rnd=20261012160830)
[리야드=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미디어부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지난 10일(현지 시간) 사우디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공격을 받은 후 이용객들이 몸을 낮춘 채 화염과 연기 속에서 대피하고 있다. 2026.10.1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군사비 지출 규모가 세계 10대 국가에 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예멘의 후티 반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으 아이러니다.
후티 반군은 며칠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깊숙한 곳에 있는 기반 시설과 에너지 시설, 군사 목표물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
이번 주에는 사우디 에너지 대기업 아람코를 공격해 동부 지역 다란의 한 건물에 불을 질렀다.
지난 10일에는 수도 리야드의 국내선 공항 터미널에 순항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13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10여 년 만의 최악의 피해였다.
후티 반군은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아시아로 향하는 사우디의 석유 수송도 차단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각) 사우디의 국방력이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응하기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사우디는 첨단 전투기와 최신 요격 미사일 등 ‘과시 효과’에 치우친 무기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값싼 무인기나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을 자주 사용하며, 사우디군은 이를 탐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무엇보다 사우디 방공 체계는 가장 큰 위협이 남서쪽의 예멘이 아닌 이란이나 이라크가 있는 동쪽 또는 북동쪽에서 올 것이라는 전제 아래 구축된 것이 문제다.
사우디는 페르시아만 연안에 석유 자원이 집중된 동부주에 대한 공격을 우려해 이 지역에 레이더 시설과 미사일 요격 체계를 집중적으로 구축했다.
반면 예멘을 감시하는 레이더망은 산악지대를 따라 빠르게 날아오는 발사체가 사우디 영공에 진입한 뒤에야 탐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탐지하려면 공중 레이더가 더 많이 필요하지만 독자적으로 구축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또 사우디군은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인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사우디 군대는 두 조직으로 분리돼 있다. 정규군은 약 25만 명이며,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군은 약 12만 5000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가방위군은 오랫동안 사우드 왕조에 충성하는 부족 출신을 모집해 왔으며,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반란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군대의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개혁 속도가 느리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사우디 군대는 아직도 첨단 무기 유지·관리를 서방 계약업체에 맡기고 있다.
2015년 당시 사우디 국방부 장관이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현 사우디 실질 통치자인 왕세자)가 예멘 정부를 전복하려는 시아파 이슬람교 종말론 종파인 후티 반군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다. 몇 주면 충분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다.
그러나 전쟁은 수렁에 빠졌다. 유엔의 중재로 2022년 휴전이 성사됐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분쟁이 다시 격화했다.
사우디는 2015년 전쟁을 시작한 뒤 후티 반군으로부터 수백 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덕분에 사우디 방공군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험을 축적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높은 고도로 비행하면서 추적할 수 있는 고정된 궤적을 따르는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도록 설계된 무기다.
그러나 현재 후티 반군과의 전투는 비대칭적이다. 300만 달러가 넘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사용해 1만 5000~2만 5000달러짜리 무인기를 격추하는 것은 망치로 모기를 잡으려는 셈이다.
무엇보다 후티 반군이 무기고를 크게 늘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일부 무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무기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한편 후티 반군을 물리치기 위해 공습만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사우디가 지상군을 투입해 침공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산악 거점에 자리 잡은 반군을 몰아내려면 막대한 희생을 치르는 장기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멘 내부에서도 사우디가 지원하는 반후티 연합 세력은 분열과 조직력 부족으로 지리멸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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