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2002년 이후 첫 OSCE 참관단 초청 거부…백악관 "미국 시민이 선거 관리"
민주당 "민주주의 경고 신호"…선거당국, 연방정부 개입 가능성에 법적 대응 준비
![[헨라이코카운티=AP/뉴시스] 2026년 9월18일 미국 버지니아주 헨라이코카운티의 한 투표소 내부 모습. 이날 미국 중간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2026.09.18.](https://img1.newsis.com/2026/09/19/NISI20260919_0002244202_web.jpg?rnd=20260919180802)
[헨라이코카운티=AP/뉴시스] 2026년 9월18일 미국 버지니아주 헨라이코카운티의 한 투표소 내부 모습. 이날 미국 중간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2026.09.1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국제 선거참관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백악관이 "미국 선거는 미국 시민이 운영하고 참여하며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에서는 선거의 투명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4일(현지 시간) 로런 비스 백악관 대변인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보도했다. 비스 대변인은 "어느 나라도 미국만큼 인류의 자유와 대의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3일 중간선거에 OSCE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2002년부터 대통령선거와 중간선거를 포함한 연방선거에 이 기구의 참관단을 받아왔다. 20년 넘게 이어진 국제 선거 참관 관행이 이번에 처음으로 중단되는 셈이다.
OSCE는 미국을 포함한 57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기구로, 회원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안보 협력을 지원한다. 산하 민주제도·인권사무소(ODIHR)가 회원국의 선거 과정을 살펴보고 민주적 기준에 맞게 운영되는지 평가한다.
참관단은 선거의 유효성을 판정하거나 선거 관리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 선거 제도와 운영 과정을 독립적으로 살펴보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시민의 선거 관리와는 별개로 외부에서 선거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미국이 OSCE 참관단을 받아들인 것은 다른 회원국에도 선거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도록 권장하는 의미가 있었다. 민주주의 제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가에 독립적인 선거 참관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돼 왔다.
ODIHR과 OSCE 의회총회는 지난 9월23일 공동 성명에서 미국 정부의 결정을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페레 조안 폰스 OSCE 의회총회 의장은 "미국이 20년 넘게 OSCE 참관단을 받아들여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확립된 민주적 관행에서 중대한 이탈"이라고 지적했다.
OSCE에 따르면 미국은 2002년부터 2024년까지 중간선거 6차례를 포함해 모두 12차례 연방선거에서 국제 참관단의 활동을 허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였던 2018년 중간선거에도 참관단을 받아들였다.
민주당은 이번 결정을 선거 투명성을 약화할 수 있는 조치로 비판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 의원은 "국제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미국 선거를 규정해 온 자유와 민주주의, 투명성의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샤힌 의원은 미국이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 요구하는 것과 동일한 기준을 스스로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샤힌 의원은 OSCE 회원국의 합의 이행 여부를 감독하는 미 의회 헬싱키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헬싱키위원회 상원 측 민주당 간사인 셸던 화이트하우스 의원도 "OSCE 참관단을 배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비판했다. 화이트하우스 의원은 민주·공화 양당 정부 모두 국제 참관단을 받아들였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참관단 배제의 의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헬싱키위원회 하원 측 민주당 간사인 스티브 코언 의원은 더힐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당일 어떤 일을 벌일 계획이 있어 참관단을 원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코언 의원은 "OSCE 참관단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관찰당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참관단 배제를 둘러싼 비판과 별도로 미국의 일부 주정부 선거 관계자들은 연방정부의 선거 관리 개입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비당파 선거전문 매체 보트비트에 따르면 이들은 주정부가 관리하는 선거에 연방정부가 개입할 경우를 상정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이 우려하는 상황에는 이민단속 요원들이 투표소에 투입되거나 연방당국이 투표용지를 확보하려는 시도 등이 포함된다.
민주당의 조 모렐 하원의원은 유권자의 투표권을 제한하려는 시도에 대비해 선거 관리 관계자 및 법률 전문가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렐 의원은 MS NOW와 인터뷰에서 "전국의 변호사들과 논의하고 있으며 소송 서류 초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에게는 선거를 신뢰하고 투표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영스타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오하이오주 영스타운 코벨리 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후보 지지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0.13.](https://img1.newsis.com/2026/10/13/NISI20261013_0001660113_web.jpg?rnd=20261013092955)
[영스타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오하이오주 영스타운 코벨리 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후보 지지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