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성장의 95%, 32개국에 집중…한국은 'K자 상단'

기사등록 2026/10/14 17:36:09

최종수정 2026/10/14 18: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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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세계 성장 주도국 4월 54개→32개로 감소…국가 절반 가까이 성장률 하향

韓·대만·인도·美는 AI 호황 수혜…에너지 수입국은 전쟁 충격에 고전

IMF 세계경제전망 *재판매 및 DB 금지
IMF 세계경제전망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일부 국가에 집중되면서 인공지능(AI) 호황의 수혜국과 이란전쟁의 충격에 취약한 국가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분의 95%를 담당하는 국가가 지난 4월 54개에서 32개로 줄었으며, 한국은 AI 호황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강한 국가에 포함됐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세계경제전망(WEO)을 인용해 세계 경제가 국가별로 성장 경로가 갈라지는 'K자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IMF가 전망하는 국가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지난 4월보다 성장률 전망이 낮아졌다.

K자형은 알파벳 K처럼 경제 주체들의 성과가 위아래로 갈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번에는 AI 기술 호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란전쟁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국가들이 위쪽에, 에너지 비용 상승에 취약하고 AI 산업과의 연결이 약한 국가들이 아래쪽에 놓인다는 의미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1%, 내년에는 3.4%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 3.5%와 비교하면 올해는 둔화하지만 내년에는 일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전체 성장률만으로는 국가별 격차를 파악하기 어렵다. 지난 4월에는 54개국이 세계 경제 성장분의 95%를 담당했지만 이번에는 32개국이 같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국가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K자의 위쪽에는 한국과 대만, 인도 등이 포함됐다. IMF는 전쟁 충격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면서 AI 기술 호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들의 경제활동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거나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대만은 AI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컴퓨팅 하드웨어 공급망에 참여하는 국가들이다. AI 관련 설비와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산업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전쟁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관련 투자가 집중되는 곳도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다. 미국과 중국은 2025년 AI 관련 컴퓨팅 하드웨어 순수입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2024년 이후 새로 건설된 데이터센터 가운데 57%도 두 나라에 집중됐다.

미국 역시 AI 호황의 수혜국으로 꼽혔다. IMF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모두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기존보다 0.2%포인트 상향됐다.

인도는 올해와 내년 모두 7.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올해 4.5%에서 내년 4.0%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은 올해 1.1%, 내년 1.2%에 그쳤다.

반면 에너지를 수입하면서 AI 기술 산업과의 연결이 약한 국가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에너지 수입 비용이 늘고 환율 압박이 커지면서 국민의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데다, 정부가 경기 충격에 대응할 재정 여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IMF는 이 같은 국가들이 높은 수입 비용과 실질소득 감소를 겪으면서도 AI 기술 호황에서 얻을 수 있는 성장 동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중남미와 중동의 여러 국가에서는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IMF는 기업 등 민간 부문이 지금까지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충격에 비교적 잘 적응해 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쟁이 초래할 수 있는 더 큰 경제적 비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사회의 정치적 힘의 균형이 바뀌고 국가 간 안정과 신뢰가 약해지면서 나타날 장기적인 경제적 영향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IMF는 평가했다. 현재의 성장률 전망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충격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전망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2027년 3월까지 재개되고 같은 해 10월에는 전쟁 이전의 여건이 대체로 회복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내년에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AI 호황에 대해서도 신중한 가정을 적용했다. IMF는 전망 기간에 AI 기술의 도입이 생산성 증가율을 추가로 높이는 효과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10.14.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10.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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