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감서 '리밸런싱 유예' 충돌…여 "수익성 문제" 야 "정권 취향 문제"(종합)

기사등록 2026/10/14 17:10:44

최종수정 2026/10/14 1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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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선 때문에 리밸런싱 유예했다는 건 맞지 않아"

국힘 "정부 증시 부양책 믿은 개미 투자자에 피해 돌아가"

野 '유예 안 한 시뮬레이션' 요구…與 "현실적으로 불가능"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신혁 이승재 우지은 기자 = 여야는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유예 결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증인 출석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회의록 공개가 필요하다며 공세를 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국감 취지에 맞지 않은 증인 출석과 자료 요구를 통해 '민생 국감'을 방해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여당 간사인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민연금공단 대상 복지위 국감에서 "(국민의힘이) 왜 계속해서 요구하고 민생 국감을 방해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김 전 실장 증인 출석 요구는) 국정감사 취지에 맞지 않고, 복지위의 증인으로 불러서 따질 사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금운용위 회의록 제출 요구와 관련해서는 "진행 중인 투자 전략이 공개될 수 있는 위험까지 무릅쓰고 공개하라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지방선거 때문에 리밸런싱을 유예한다고 하면 오히려 지방선거 전에 성과를 만드는 쪽으로 리밸런싱을 해서 그걸 지방선거에 활용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며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내 증시 부양에 국민연금이 어떤 역할을 하기 위해 리밸런싱을 유예했다는 것도 맞지 않는 게 실제로 추가 매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수해서 증시를 부양한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이 사 놓았던 주식 가치가 상승해서 리밸런싱의 논란에 들어갔던 것"이라며 "실제로 국내 주식 목표치가 높아진 이후에는 사지 않았을 테니까 이 주장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고 부연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도 "리밸런싱의 유예는 국내 주식 비중이 허용 범위를 넘어서더라도 매도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 추가로 국내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내 증시 부양에 국민연금이 동원된 것이 아니다. 단순한 억측에 불과하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거듭된 (김 전 실장) 증인 채택 거부로 이번 국감이 반쪽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증인을 통해 묻는 길이 막혔다면 남은 길은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는 올해 1월 기금운용위가 의결했고,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올리며 유예를 이어갔다"며 "그 회의에서 누가, 무슨 근거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회의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데 기금운용위는 이 안건의 회의록을 2030년에 공개하기로 의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요청한다. 상임위 차원의 회의록 제출 요구에 함께해달라. 국민의 노후자금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국회가 확인하자는 것뿐이다.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 부양에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이 된 게 말이 되느냐"라며 "대통령 말 한 마디에 투자 지침 변경으로 화답하는 이사장의 모습을 보고 국민연금이 권력으로부터 독립됐다고 보는 국민은 한 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라는 헛발질로 외국인에게 국내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주고, 이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을 믿고 올인한 개미 투자자에게 돌아갔다"며 "외국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연금은 우리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기'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고 했다.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소속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은 이규홍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에게 '리밸런싱 유예를 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치'를 자료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 이사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 자료를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협의해서 말하겠다"고 부연했다.

시뮬레이션 자료 제출에 관한 입장이 바뀌자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있었고, 이 위원장도 김 이사장을 향해 "그런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서영석 의원은 "기금운용위가 소설가도 아니고 마치 소설을 쓰라는 것처럼 추정해서, 가상해서 결과를 예측한 것을 내놓으라는 것은 국회로서 해야 할 적절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달희 의원은 "우리가 소설을 쓰라는 것도 아니고, 국민연금이 회의를 거쳐서 국내 주식장을 부양한 것과 (일반적인 투자는) 다르다"라며 "일반 주식의 건전한 투자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월과 5월 한국증시 상황으로 돌아가면 당시 전문가, 그중에는 윤석열 정부 때 추천한 전문가도 있고 여야와 관련된 전문가도 있는데 리밸런싱을 유예하고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6.10.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6.10.14. [email protected]

여야는 오후에도 리밸런싱 유예를 두고 충돌했다.

이만희 위원장은 "코스피 지수가 9000을 향해 열기가 펄펄 끓고 국민연금에서는 리밸런싱을 유예해서 알토란 같이 쥐고 있을 때 외국인은 170조 가까운 돈을 전부 팔고 나갔다. 개미투자자들이 그것을 받쳐준 것"이라며 "유예가 전문성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정권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서 움직인 것이 보인다"고 질책했다.

국민의힘 백 의원은 "국민연금을 왜 미뤄야 했는지, 그동안 위험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더 분명하게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기금운용본부장 등 운용위험관리 전문가들이 의결권을 가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도록 복지부와 협의해 법 개정을 포함한 기금위 후속 개선안을 마련하겠나"라고 물었다.

김 이사장은 "그 부분은 진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따로 말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리밸런싱을 그대로 시행했을 경우 대규모 매도, 시장 충격, 수익성 하락 등이 생긴다고 하는데 연금공단으로서는 제일 중요한 것이 수익성 문제 아니겠나. 이런 점을 고민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맞다. 실제로 만약 리밸런싱을 유예하지 않았다면 하루에 8000억원 정도 매도해야 하고 그러면 우리나라 코스피 증시의 한 10%를 차지하는 큰 금액"이라고 답했다.

같은당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리밸런싱 유예를 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두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라며 "국민연금처럼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던지면 시장 주체가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다. 저가매수라고 생각해서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패닉에 빠져서 던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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