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필름]고래가 날 먹었다, 60분 안에 탈출해야 한다

기사등록 2026/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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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웨일폴:고래에 먹힌 남자' 리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제이(오스틴 에이브럼스)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잊지 못한다. 아버지 미트(조시 브롤린)는 전설의 다이버. 이 괴팍한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처럼 강한 바다 사나이가 되길 원했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에게 다이빙과 바다에 대해 배우면서도 특정 인생을 강요하는 듯한 태도에 질려 결국 불화한다. 아버지의 세상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기 삶을 살던 제이는 아버지가 병에 걸렸다는 얘기에도 무심하다. 그렇게 아버지를 떠나보낸 제이는 1년 지나도록 도저히 아버지를 떨쳐낼 수 없고, 아직 아버지와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고 생각한 그는 유골 한 조각이라도 찾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다. 아버지에게 배운 그 잠수 기술로. 그러다 거대한 항유고래에 산 채로 잡아먹히고 만다.

'웨일폴:고래에 먹힌 남자'(10월14일 개봉)는 고래 뱃속에서 탈출하려는 남자라는 콘셉트만으로도 일단 이목을 끈다. 브라이언 더필드 감독은 러닝타임 100분 간 이 설정이 제공하는 스펙터클을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인다. 크지 않은 키에 깡마른 몸을 가진 잠수부와 길이 약 24m에 무게 60톤에 달하는 거대한 생물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일단 충격을 주는데다가 살아 움직이며 바닷속을 헤엄치는 동물 뱃속에 인간이 들어가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여기에 60분 밖에 남지 않은 산소통 공기량, 시사각각 변하는 고래 뱃속 상황, 극한 상황에 내몰려 종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제이의 심리가 더해지며 이를테면 생존스릴러로서 충분한 오락을 선사한다.

'웨일폴:고래에 먹힌 남자'는 체험형 영화를 지향한다. 더필드 감독과 제작진은 극장에서 봐야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종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이 작품 주인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향유고래를 사실에 가깝게 구현했다. 해부학적 정확성을 갖추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제작진은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고래 목·후두·식도·위 등 신체기관을 실제 크기 세트로 만들었다. 또 살아 움직이는 고래 뱃속을 구현하기 위해 모션베이스 등 최첨단 영화 기술을 동원했고, 길이 9m 크기 고래 머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고래 내부 세트에서 35일 간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소화해낸 오스틴 에이브럼스의 열정이 더해지며 이 영화엔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이미지가 담기게 됐다.

미국 작가 대니얼 크라우스가 2023년 내놓은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제이가 고래 뱃속에서 벌이는 사투와 함께 이 작품 다른 한 축이 되는 제이와 아버지 미트의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교차한다. 어떤 대목에선 제이가 어떻게 생존하느냐보다 제이와 미트의 이야기를 더 보고싶어지기도 하는데, 그건 대체로 미트를 연기한 조시 브롤린 특유의 카리스마 덕분이다. 브롤린은 관광객을 육지사람이라고 부를 정도로 꼬장꼬장하면서도 아들을 향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 남자의 얼굴을 단 몇 장면, 몇 개 대사로 드러내 보이는 장악력을 보여준다. 특히 브롤린과 정반대 외모를 가진 에이브럼스가 맞닥뜨릴 때 에너지는 시종일관 인상적이다.

다만 '웨일폴:고래에 먹힌 남자'는 후반부 필요 이상으로 친절해져 스스로 완성도를 깎아 먹는다. 광대한 바다와 거대한 고래 그리고 고래에 잡아먹혔으면서도 고래의 보호를 받는 소년 같은 남자, 결국 고래에서 벗어나 바다 밖으로 나와 살아남아야만 하는 남자는 이 세계와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메타포. 영화를 놓치지 않고 따라왔다면 대부분 눈치챌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상징들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굳이 고래가 아버지가 되어, 아버지가 고래가 되어 말하는 듯한 대사를 넣어 설명에 설명을 더한다. 말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들을 모두 말해버림으로써 앞서 쌓아온 서스펜스와 부자 서사의 힘을 빼버리고 평범한 이야기가 돼버리고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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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필름]고래가 날 먹었다, 60분 안에 탈출해야 한다

기사등록 2026/10/15 00: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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