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 키리코, 과거 그림 다시 그리고 제작연도까지 소급
코로·로댕·달리·워홀·바스키아도 위작 논란
ARTnews, 위조 빈번한 미술가 9명 조명

조르조 데 키리코의 1959년작 '불안한 뮤즈들(Le Muse Inquietanti)'. 작가는 자신의 초기 작품을 반복 제작하면서 일부 작품의 제작연도를 과거로 표기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크리스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자신이 그린 그림을 스스로 위조한 화가가 있다. 이탈리아 형이상학적 회화의 선구자 조르조 데 키리코(1888~1978)다.
그는 자신의 초기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자 과거 그림을 다시 그렸다. 문제는 제작연도까지 과거로 돌려 표기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니 가짜가 아니라는 논리였다. 그는 이를 '진짜 가짜(verifalsi)'라고 불렀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면 모두 진품일까.
미국 미술전문지 ARTnews는 13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많이 위조된 미술가는 누구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미술시장에서 위작이 빈번하게 등장한 작가 9명을 조명했다.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 오노레 도미에, 오귀스트 로댕, 프레더릭 레밍턴,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조르조 데 키리코,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다.
19세기 프랑스 풍경화가 코로는 위작이 많기로 유명하다. 1888년 벨기에의 한 작업장에서만 가짜 코로 풍경화 235점이 제작됐다. 코로는 때로 위작에 직접 손을 대기도 했다. 한 구매자가 가져온 가짜 그림을 고쳐 진품으로 만들어줬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로댕의 경우 사후 제작된 청동 조각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작가가 남긴 석고 원형을 이용해 청동상을 제작하면서 복제품임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반복됐다.
미국 미술상 게리 스넬은 로댕의 원형을 이용해 약 1700점의 청동 주조품을 제작했다. 일부에는 로댕의 서명과 실제 제작 주물공장이 아닌 다른 주물공장의 표식까지 새겨졌다. 로댕미술관은 2019년 관련 미술상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살바도르 달리는 생전에 수많은 빈 종이에 미리 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출판업자 등이 이 종이를 판화 제작에 활용하면서 진품과 위작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앤디 워홀의 경우는 더욱 복잡하다. 실크스크린을 이용한 대량 복제 자체가 그의 예술적 방법론이었기 때문이다.
2021년 미국 예술집단 MSCHF는 워홀의 드로잉 진품 한 점을 2만 달러에 구입한 뒤 복제품 999점을 제작했다. 이후 진품을 식별할 수 있는 기록을 없애고 복제품과 섞어 각각 250달러에 판매했다. 진품은 물리적으로 훼손되지 않았지만 어느 것이 원작인지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자신의 초기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자 과거 그림을 다시 그렸다. 문제는 제작연도까지 과거로 돌려 표기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니 가짜가 아니라는 논리였다. 그는 이를 '진짜 가짜(verifalsi)'라고 불렀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면 모두 진품일까.
미국 미술전문지 ARTnews는 13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많이 위조된 미술가는 누구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미술시장에서 위작이 빈번하게 등장한 작가 9명을 조명했다.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 오노레 도미에, 오귀스트 로댕, 프레더릭 레밍턴,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조르조 데 키리코,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다.
19세기 프랑스 풍경화가 코로는 위작이 많기로 유명하다. 1888년 벨기에의 한 작업장에서만 가짜 코로 풍경화 235점이 제작됐다. 코로는 때로 위작에 직접 손을 대기도 했다. 한 구매자가 가져온 가짜 그림을 고쳐 진품으로 만들어줬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로댕의 경우 사후 제작된 청동 조각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작가가 남긴 석고 원형을 이용해 청동상을 제작하면서 복제품임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반복됐다.
미국 미술상 게리 스넬은 로댕의 원형을 이용해 약 1700점의 청동 주조품을 제작했다. 일부에는 로댕의 서명과 실제 제작 주물공장이 아닌 다른 주물공장의 표식까지 새겨졌다. 로댕미술관은 2019년 관련 미술상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살바도르 달리는 생전에 수많은 빈 종이에 미리 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출판업자 등이 이 종이를 판화 제작에 활용하면서 진품과 위작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앤디 워홀의 경우는 더욱 복잡하다. 실크스크린을 이용한 대량 복제 자체가 그의 예술적 방법론이었기 때문이다.
2021년 미국 예술집단 MSCHF는 워홀의 드로잉 진품 한 점을 2만 달러에 구입한 뒤 복제품 999점을 제작했다. 이후 진품을 식별할 수 있는 기록을 없애고 복제품과 섞어 각각 250달러에 판매했다. 진품은 물리적으로 훼손되지 않았지만 어느 것이 원작인지 확인할 수 없게 됐다.

Basquiat, Great Jones Street (C) Lizzie Himmel *재판매 및 DB 금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위작 논란은 실제 미술관 전시를 중단시켰다. 2022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미술관에서 열린 바스키아 전시에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전시작 25점을 압수했다.
위작 의혹의 결정적 단서는 그림이 그려진 종이상자였다. 1982년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작품에서 바스키아가 사망한 1988년보다 6년 뒤인 1994년부터 사용된 페덱스(FedEx) 로고 서체가 발견된 것이다.
이후 2023년 전직 경매업자 마이클 바즈먼은 공범과 함께 가짜 바스키아 작품 20~30점을 제작했다고 인정했다. 미술관장은 사건 이후 해임됐다.
미술품 감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작품의 양식과 소장 이력, 과학적 분석 등을 종합해 진품 여부를 판단한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도 위작을 완벽하게 가려내기는 어렵다.
특히 바스키아처럼 비교적 최근에 활동한 작가의 작품은 감정이 더욱 까다롭다. 작가가 사용했던 재료들이 지금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어 과학적 분석만으로는 진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감정 기술은 발전했지만 위작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술시장이 여전히 진품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