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춘천성병원 대한내과학회지 논문 게재
특이 병력 없는 성인 마라톤 참가 중 심근경색
두 사례만으로 사망사고 인과관계 단정은 주의
![[서울=뉴시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2013년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논문 '건강한 성인에서 마라톤 경기 중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증 2예(KCI 등재)'에는 마라톤 도중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 2명의 사례가 소개됐다. 두 환자 모두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며,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돼 막힌 심장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았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31/NISI20260331_0002098089_web.jpg?rnd=20260331100627)
[서울=뉴시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2013년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논문 '건강한 성인에서 마라톤 경기 중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증 2예(KCI 등재)'에는 마라톤 도중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 2명의 사례가 소개됐다. 두 환자 모두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며,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돼 막힌 심장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았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최근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 참가한 20대 여성이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지점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의료계에도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성인이 마라톤 도중 의식을 잃고 심정지에 이른 사례가 보고됐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논문 '건강한 성인에서 마라톤 경기 중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증 2예(KCI 등재)'에는 마라톤 도중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 2명의 사례가 소개됐다. 두 환자 모두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며,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돼 막힌 심장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았다.
첫 번째 환자인 A(48)씨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특별한 병력이 없었다. 심정지 발생 2년 전 건강검진에서도 심전도와 혈액검사 결과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가족 중 심장질환을 앓은 사람도 없었다. 음주와 흡연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A씨는 마라톤 경기 중 약 31㎞ 지점에서 의식을 잃었다. 현장에서는 스스로 호흡하지 못했고 혈압도 측정되지 않았다. 심폐소생술과 함께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한 결과, 전기 충격이 필요한 부정맥이 확인됐다. 한 차례 충격을 시행한 뒤 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회복했다.
타 병원을 경우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응급실로 전원된 후 시행한 심전도 검사에서는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심장 박동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심장 초음파에서는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좌심실의 수축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 조영술에서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의 한 부위가 혈전과 함께 90% 이상 좁아져 있었다. 혈전은 혈액이 굳어 만들어진 덩어리다. 의료진은 풍선으로 좁아진 혈관을 넓힌 뒤 약물이 방출되는 스텐트를 넣어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았다. A씨는 입원 중 추가적인 흉통 없이 회복해 퇴원했다.
두 번째 환자인 B씨는 61세 남성으로, 통풍성 관절염 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병력이 없었다. 과거 심전도 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B씨 역시 마라톤 경기 중 약 33㎞ 지점에서 의식을 잃었으며,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고 혈압도 확인되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자동심장충격기로 한 차례 충격을 시행한 뒤 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회복했다.
B씨는 병원에서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돼 응급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았다. 심전도에서는 ‘ST분절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 ST분절은 심전도에서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나타내는 파형 중 하나로, 이 부분이 상승하는지는 심근경색의 유형을 구분하고 진단하는 데 활용된다. ST분절이 상승하지 않았다고 해서 심근경색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소속인 논문 저자들은 선행 연구를 인용해 격렬한 운동 중 발생하는 급성 심장사가 기존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운동 자체가 사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라기보다 기존에 있던 심혈관계 질환이 격렬한 운동을 계기로 드러나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들은 "운동 중 발생하는 심혈관계 사건은 관상동맥 질환과 같은 구조적 이상이 기존에 있었던 경우 발생률이 높았다"며 "이러한 이상은 나이와 관련해 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35세 미만에서는 심근증이, 35세 이상에서는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또 "이번 증례는 특별한 과거 병력이 없고 평소 마라톤 경기를 여러 차례 완주하며 건강에 자신감을 갖고 있던 환자들에게서 마라톤 경기 중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경우"라며 "마라톤과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운동 전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중년 이상에서는 정기적인 심장 검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심장사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평소 기저질환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도 관상동맥 협착이 발견될 수 있으므로 격렬한 운동을 하기 전에는 자신의 심혈관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계는 "이 논문은 마라톤 도중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환자 2명을 다룬 증례 보고다"라며 "최근 서울레이스 참가자의 사망 원인이 심근경색증이나 다른 심혈관계 질환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두 사례만으로 마라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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