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설립 불허된 번역대학원…지방대 협동 추진에 "탁상행정"

기사등록 2026/10/13 17: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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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원, 2027년 개교 목표로 단독 설립 계획 차질

교육부, 지방 균형발전 기조에 서울 불허

문화계 성명서 "단독 설립 원안 추진해야"

문체부 "협동 과정 거쳐 단독 설립 논의"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문학번역원은 지난 4월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추진 및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 정향미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유성호 문학평론가,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은관 시몬느 회장 시인 문정희, 나태주 등이 참석했다. 2026.10.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문학번역원은 지난 4월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추진 및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 정향미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유성호 문학평론가,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은관 시몬느 회장 시인 문정희, 나태주 등이 참석했다. 2026.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정예빈 기자 =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이 당초 예정지인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추진될 전망이다.

13일 문화계에 따르면 서울에 설립할 예정이었던 번역대학원은 충남대와 협동하는 방식으로 설립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번역원은 지난 5~6월 교육부의 대학 설립 인가 심의를 거쳐 2027년 9월 번역대학원 개교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대학원 교사(校舍)는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번역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계획이었다. 입학 정원은 내국인 30명, 정원 외 외국인 30명으로 총 60명을 매년 선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따라 서울 설립을 불허했다. 교육부 대학설립개편심사위원회는 번역원에 지방국립대와의 협동과정을 통해 번역대학원을 설립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사위에서 서울 설립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지방주도 성장에 서울 설립이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선미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교수는 이날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에 '한국문학 번역대학원, 특정 대학과의 강제 협동과정이 아닌 단독 설립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공유하고, 관계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성명서는 특정 대학과의 협업 추진 방식 중단, 번역대학원대학교 단독 설립 원안 추진 등을 요구했다.

윤 교수는 SNS에 "현 정부는 번역대학원의 단독 설립을 가로막고, 문학번역 교육에 아무런 경험이나 준비가 없는 지방 국립대학교와의 협업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우리가 키워온 전문성과 정체성은 특정 대학의 부속 과정으로 흡수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번역원은 지난 2008년부터 한국문학·문화콘텐츠 전문 번역 교육과정인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지금까지 수료생 1600여 명을 배출해 왔다.

다만 비학위 과정이라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아카데미 수료 후 전문 활동으로 이어지는 데 걸림돌이 있었고, 장기적인 인력 육성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번역원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학 전문 번역가 양성을 위한 단독 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이날 공개된 성명서에는 "일반 번역과 문학번역은 그 성격과 요구되는 전문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문학번역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프로그램도, 관련 경험과 인력도 갖추지 못한 대학과의 협업이 충분한 검토와 공감대 형성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국정 과제를 단기 성과로 귀결시키기 위해 협동과정을 밀어붙이는 방식의 탁상행정은 K-문화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오히려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최소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수립되어야 할 문화 정책이 성과 중심의 행정 논리 속에서 졸속으로 진행된다면, 번역대학원 설립의 적기를 놓치는 것은 물론 그간 쌓아온 전문성과 역량까지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체부는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방침에 따라 번역대학원 지방 교사의 구체적인 입지와 개교 일정을 고려해 지방 대학과 임시로 협력하고 이후 단독 설립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방에 있는 대학이랑 협동을 해서 추진하고, 과도기를 거쳐 단독으로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나왔다"며 "학위에도 (지방대학과) 병기되는 것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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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설립 불허된 번역대학원…지방대 협동 추진에 "탁상행정"

기사등록 2026/10/13 17:53:2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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