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통신정보 결합한 차세대 FDS 구축
오는 11월 신규 AI 모니터링 시스템 가동
"대출 정보 유출, 대환대출 유도 사기 주의"
![[서울=뉴시스]1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에서 전재홍 금융사기예방 총괄수석이 진화하는 금융사기 수법과 주요 피해예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2026.10.1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12/NISI20261012_0002260758_web.jpg?rnd=20261012121816)
[서울=뉴시스]1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에서 전재홍 금융사기예방 총괄수석이 진화하는 금융사기 수법과 주요 피해예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2026.10.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우리은행이 보이스피싱 1세대 이른바 '김미영 팀장' 조직의 총책 검거를 이끈 경찰 출신 수사 전문가를 영입한 데 이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기 차단에 나선다. 기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생성형 AI 기반으로 고도화해 신종 금융사기 수법과 이상징후를 분석하고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담 조직과 경찰 출신 전문인력, FDS를 중심으로 한 사전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생성형 AI와 통신정보를 활용한 차세대 예방체계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금융사기 예방은 고객의 자산뿐 아니라 금융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일인 만큼 최우선 경영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피해가 발생한 뒤에는 이미 늦다. 사후 구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기반 구축', '역량 확장', '예방 선도' 등 3단계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AI 기반 탐지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인력 확충, 금융·수사기관과의 정보공유 확대 등을 통해 금융사기 예방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금융권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까지 예방 활동을 확대한다.
우선 생성형 AI를 활용한 차세대 FDS 구축에 나선다. 기존 FDS가 사전에 설정된 탐지 규칙과 금융거래 정보를 중심으로 이상징후를 포착했다면, 앞으로는 AI를 통해 새로운 금융사기 유형과 이상징후를 분석하고 탐지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 신규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연말까지 안정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전담부서와 경찰 출신 전문 인력, FDS를 결합한 조직적인 대응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앞서 은행권 최초로 경찰 출신인 전재홍 금융사기예방부 총괄수석을 영입하고, 전담부서인 금융사기예방부를 신설한 바 있다.
전 수석은 경찰에서 24년간 근무한 뒤 총경으로 퇴직한 금융사기 수사 전문가다. 보이스피싱 1세대 조직인 '김미영 팀장' 조직의 총책 등 운영진 검거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를 이끌었다.
향후 경찰 출신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사기예방전담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날 강연을 맡은 전 수석은 "경찰관으로 구성된 전문팀을 출범시키고 역량을 확장해서 탐지 분석 업무를 표준화하고, 전문 인력 교육도 강화할 것"이라며 "금융사기 예방을 선도하는 우리은행이 될 수 있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금융사기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금융사기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피해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기 피해액은 지난 2022년 7911억원에서 지난해 2조3755억원으로 3년 만에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사기는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에 생성형 AI까지 결합한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 범죄조직도 대만과 중국을 거쳐 필리핀, 태국, 캄보딩 등 여러 국가로 분산되고 소규모로 쪼개지는 추세다.
특히 금융사기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는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환급률은 약 22%에 그쳤다. 피해금이 여러 대포통장으로 분산되거나 가상자산으로 전환돼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대표적인 신종 수법으로는 '피그부처링(Pig Butchering)'과 '리커버리 스캠(Recovery Scam)'이 꼽혔다. 전 수석은 "피그부처링은 SNS 등을 통해 피해자와 장기간 친분을 쌓은 뒤 투자를 유도하고 투자금이 커지면 출금을 차단하는 사기"라며 "가장 악질적인 건 이미 금융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피해금을 되찾아 주겠다며 접근해 수수료나 세금 등의 명목으로 추가 금전을 요구하는 리커버리 스캠"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이 또 다른 금융사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고했다. 전 수석은 "대출 관련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대환대출을 유도하는 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퇴직자의 퇴직금 관련 정보 등은 투자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우리은행은 FDS를 통해 올 4~8월까지 자금세탁 등이 의심되는 관련 정보 639건을 자금세탁방지(AML) 부서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83건이 의심거래보고(STR)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다른 은행의 의심계좌 664건에 대한 정보도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을 통해 금융권에 공유했다.
실제 FDS를 통해 거액의 금융사기 피해가 잇따라 차단됐다. 지난해 한 고객이 1억8000만원의 대출금을 한국금거래소 계좌로 이체하려는 과정에서 FDS가 이상거래를 포착했다. 이후 고객과의 통화에서 검찰 사칭범의 지시에 따른 거래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체를 중단시켜 추가 피해를 막았다. 당시 고객은 이미 1억3000만원의 사기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지난달 고객 계좌에 2억9000만원이 입금된 뒤 3000만원이 의심계좌로 재이체되는 이상 흐름도 포착했다. 고객과 관련자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확인한 뒤 계좌에 임시 조치를 취해 나머지 2억6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전 수석은 "앞으로 AI를 활용한 금융사기가 더욱 득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AI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사람이 일일이 처리하기 어렵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AI를 통해 단시간에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추진 중인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제'에 대해서는 "송금이 까다로운 영국과 달리 송금이 자유로운 우리나라에서 무과실 책임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그 조건을 모두 이행했다면 책임을 면하고, 과실이 있다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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