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에 피" 암인줄 알았는데…'기생충'이 원인?

기사등록 2026/10/12 10:33:31

최종수정 2026/10/12 10: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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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갑각류·생간 반드시 익혀 먹어야

폐 결절 발견시 기생충 감염 고려해야

[서울=뉴시스] 현미경으로 관찰한 폐흡충증알 단면.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현미경으로 관찰한 폐흡충증알 단면.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60대 남성 A씨는 수개월 동안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와 지역 의료기관을 찾았다. 검사 결과 우측 폐 하엽에서 18㎜ 크기의 결절과 1.5ℓ가량의 흉수가 확인됐다. 폐암이 의심되는 징후였다.

큰 병원을 방문해 보라는 권유에 A씨는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암으로 특정할 증거가 없었고, 의료진은 흉강경(VATS)을 통해 확인한 결과 폐암 세포가 아닌 기생충인 폐흡충의 알이 발견됐고 폐흡충증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암 수술 대신, 기생충 알이 박혀 있던 두꺼운 염증 막을 제거하고 구충제를 투약 받았고, 별다른 합병증 없이 수술 6일 후 퇴원했다.

전문가들은 식재료를 익히지 않고 먹는 생식을 즐길 경우 기생충 감염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폐흡충증은 폐흡충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폐 기생충 질환을 말한다. 폐 뿐 아니라 복부, 늑막, 간, 뇌, 피하 등 신체의 다양한 부위에도 침입할 수 있다.

전영정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흉부외과학회지'(Journal of Chest Surgery)에 최근 폐암으로 오인된 폐흡충 환자의 진단 및 수술 사례를 보고했다.

폐흡충증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대표적인 '소외열대질환'(NTDs) 중 하나로, 날것이나 덜 익힌 민물 게나 가재를 먹는 식습관이 주요 감염 경로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에는 200만 명이 감염될 만큼 흔한 질환이었으나, 2018년 기준 연간 진단 건수가 400건 미만으로 급감해 현재는 보기 드문 질환이다.

다만, 민물 게장 등 갑각류를 생으로 먹는 경우 등에 따라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전영정 교수는 "이러한 기생충 질환은 잊힌 병으로 여기기 쉽지만, 생식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민물 게장뿐 아니라 소의 생간 등 익히지 않은 육류와 수산물 섭취 전반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문제가 되는 폐흡충의 중간 숙주는 민물산 갑각류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식당에서 접하는 바다 꽃게장 등은 폐흡충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며, 식재료의 출처만 정확히 알고 먹는다면 안심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전 교수는 "폐 결절이 발견됐을 때 기생충 감염 역시 고려해야 할 가능성 중 하나"라며 "환자가 민물 게장이나 생고기를 섭취한 이력이 있다면 진료 시 의료진에게 해당 사실을 알려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생식을 위해서는 육류 및 해산물은 검증된 유통처에서 신선한 상태로 구매하고, 상온 방치를 피하며 즉시 5도 이하로 냉장·냉동 보관하라고 권고했다.

또, 게나 가재는 재료가 민물(참게 등)인지 확인하고 가급적 가열 조리해 섭취하고 소의 생간이나 내장류 등 기생충 감염 위험이 높은 부위는 가급적 생식을 피하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영양팀 관계자는 "식재료 손질 시 칼과 도마를 가열 조리용과 철저히 분리해 교차 오염을 방지해야 하고 조리 전후 흐르는 물과 세정제를 이용해 손과 조리도구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며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은 가급적 생식 섭취를 삼가고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식 섭취 후 원인 모를 기침, 혈담 등이 지속될 경우 진료 시 의료진에게 생식 섭취 이력을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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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에 피" 암인줄 알았는데…'기생충'이 원인?

기사등록 2026/10/12 10:33:31 최초수정 2026/10/12 10: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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