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연구진, 국제학술지 통해 위험성 경고
100도에서도 살아남는 세균 독소…재가열해도 안전하지 않아
![[서울=뉴시스] 밤새 실온에 둔 쌀밥을 다시 데워 먹은 20대 남성이 급성 간부전과 신장 손상 등 다장기부전으로 간 이식 수술을 받을 위기에 처했던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2/NISI20261012_0002260573_web.jpg?rnd=20261012101156)
[서울=뉴시스] 밤새 실온에 둔 쌀밥을 다시 데워 먹은 20대 남성이 급성 간부전과 신장 손상 등 다장기부전으로 간 이식 수술을 받을 위기에 처했던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밤새 실온에 둔 쌀밥을 다시 데워 먹은 20대 남성이 다장기부전으로 간 이식 수술까지 받을 위기에 처했던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 5일 국제학술지 'BMJ 증례보고(BMJ Case Reports)'에는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MC 로테르담 대학병원 연구진의 논문이 실렸다. 연구진은 잘못 보관한 쌀밥을 먹은 뒤 세균이 만든 독소로 여러 장기가 손상된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평소 건강했던 20대 남성 A씨는 전날 만든 쌀밥 요리를 밤새 주방 조리대에 뒀다가 다음 날 다시 데워 먹었다. 당시 주방 온도는 30도를 넘었다. 식사 후 몸 상태가 나빠진 A씨는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전신 경련과 심각한 저혈당 증세를 보였다. 검사 결과 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높아졌으며, 신장까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해 A씨를 간 이식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겼다.
의료진이 A씨가 먹고 남긴 음식과 A씨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만드는 독소인 '세레울라이드(cereulide)'가 다량 검출됐다. 같은 음식을 먹은 형제는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지만 이틀 만에 회복했다. 반면 A씨는 구토나 설사 없이 의식을 잃었고, 간과 신장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이 급격히 나빠졌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토양 등 자연환경에 널리 존재하는 세균으로, 쌀과 파스타 등 전분이 많은 음식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세균의 포자는 여러 건조식품에서 발견되며, 쌀에서도 흔히 검출된다. 조리한 밥을 실온에 오래 두면 살아남은 포자가 발아하고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쌀밥을 잘못 보관해 발생하는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을 흔히 '볶음밥 증후군(Fried Rice Syndrome)'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문제는 이 세균의 포자와 독소가 열에 강하다는 점이다. 일부 포자는 물이 끓는 온도인 100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따라서 실온에 장시간 방치한 밥은 다시 가열하더라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의료진은 A씨에게 포도당을 투여하고 투석을 실시하는 한편 호흡과 혈압을 유지하기 위한 집중 치료를 시행했다. A씨는 입원 3일째부터 간 기능이 회복되기 시작했고, 4일째에는 간 이식 대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후 신장 기능도 회복돼 재활을 거쳐 일상으로 돌아갔다.
연구진은 조리한 쌀밥을 실온에 오래 두면 세균이 증식해 독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올바른 음식 보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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