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병원 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
30대 전문의, 60대 이상↓…세대교체 멈춰
간호사도 부족 72%…87% "채용 어려워"
![[서울=뉴시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10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올리브룸에서 소아청소년병원 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제공)](https://img1.newsis.com/2026/10/10/NISI20261010_0002259826_web.jpg?rnd=20261010162830)
[서울=뉴시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10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올리브룸에서 소아청소년병원 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전공의들이 소아청소년 전공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으로 이런 현상이 더 빨라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소아청소년병원들이 심각한 인력난 속에서 초과 근무와 인건비 상승, 의료진 고령화, 진료 축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무너진 지역 소아 의료를 지키기 위해 대책 마련을 내놓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소아청소년병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10일 오후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회원병원 7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아청소년병원 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재 진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전문의 수에 비해 지금 인원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74.6% 나타났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25.4%에 그쳤다.
소아청소년 전문의를 충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복수 응답) '지원자가 없다'가 86.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원자가 야간·휴일·입원 근무를 꺼린다(71.7%) ▲지원자가 요구하는 급여를 감당하기 어렵다(58.5%) 순이었다.
최근 3년 안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채용을 시도한 병원은 95.8%(68곳)였다. 이 가운데 6개월 안에 채용한 곳은 19곳(27.9%)에 그쳤다.
6개월~1년 미만이 27.9%, 1년 이상이 11.8%였고, 아직 채용하지 못한 곳이 32.4%였다. 채용을 시도한 병원의 72.1%가 6개월 넘게 걸렸거나 아직 뽑지 못한 것이다.
최근 5년 사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인당 급여가 30% 이상 오른 곳은 57.7%였다.(▲30~50% 33.8% ▲50~100% 19.7% ▲100% 이상 4.2%). 10~30% 오른 곳이 36.6%였고, 비슷하거나 줄어든 곳은 5.6%에 불과했다.
봉직 전문의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당직 포함)은 40~52시간이 52.1%로 가장 많았고 ▲40시간 미만 36.6% ▲53~60시간 11.3%였다.
반면 대표원장은 주 52시간을 넘는 곳이 43.7%에 달했다(▲53~60시간 26.8% ▲61~70시간 7.0% ▲70시간 초과 9.9%). 봉직의가 52시간을 넘는 곳이 11.3%인 것과 비교하면, 채용하지 못한 인력의 공백을 대표원장이 직접 메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52시간을 넘겨 일하는 31곳에 그 이유를 묻자(복수 응답) 야간·휴일·입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96.8%였고, 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해 인원이 부족해서가 64.5%였다.
최근 3년 안에 전문의가 부족해 진료를 줄이거나 멈춘 적이 있다는 병원은 60.6%(43곳)였다(복수 응답). 야간 진료 축소·중단이 33.8%로 가장 많았고, 외래 진료시간 단축 29.6%, 휴일 진료 축소·중단 28.2%, 입원 병상 축소 23.9%,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반납 또는 신청 포기 7.0% 순이었다. 입원 진료를 아예 중단한 곳도 1곳 있었다.
지금의 인력과 채용 여건이 이어질 때 현재 진료(야간·휴일·입원 포함)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2년 미만이 28.2%로 가장 많았고, 2~4년 미만이 23.9%였다. 응답 병원의 52.1%가 4년 안에 지금의 진료를 유지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4~6년 미만 15.5%, 6~10년 미만 7.0%, 10년 이상 2.8%, 판단하기 어렵다 22.5%였다.
응답 병원의 상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13명의 연령은 40대 34.5%, 50대 31.6%, 60대 16.6%, 30대 16.0%, 70대 이상 1.3%였다. 30대 전문의(50명)가 60대 이상(56명)보다 적다. 대표원장은 50대 38.0%, 40대 29.6%, 60대 28.2%, 70대 이상 2.8%, 30대 1.4%로, 60대 이상이 31.0%였다.
대표원장을 포함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4~6명이 49.3%로 가장 많았고, 7~9명 25.4%, 1~3명 14.1%, 10명 이상 11.3%였다.
간호사(간호조무사 제외) 인원을 답한 57곳 가운데 71.9%가 현재 인원이 필요 인원보다 적다고 했다. 필요 인원보다 많다는 응답은 5.3%에 그쳤다.
간호사 채용이 어렵다는 응답은 87.3%였다. 어렵다고 답한 62곳에 이유를 묻자(복수 응답) 소아청소년과를 선호하지 않는다 87.1%, 야간·교대 근무 부담 54.8%, 업무 강도가 다른 과보다 높다 54.8%, 업무에 비해 임금이 낮다 38.7%, 종합병원 등 다른 기관으로 옮겨간다 29.0% 순이었다.
간호사 임금은 인근 다른 전문과목 병원과 비교해 비슷하다 50.7%, 높다 38.0%, 낮다 11.3%였다. 주변보다 임금을 더 주는 병원이 열 곳 중 네 곳인데도 간호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5년 사이 간호사 평균 임금 상승률은 10~20% 미만 47.9%, 20~30% 미만 26.8%, 30% 이상 18.3%, 10% 미만 4.2%였다. 간호사 평균 연령대는 40대인 병원이 52.1%, 30대 45.1%였다.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협회와 정부에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적은 의견 49건을 분류한 결과(중복 분류), 수가 개선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건비·인력 확보 재정 지원 8건, 전공의·전문의 배출 확대 7건, 의료진 보호와 법적 안전장치 5건, 야간·휴일·입원 유지에 대한 별도 보상 4건, 소아 간호인력 기준과 처우 개선 4건, 지방 인력 확보 대책 3건이었다.
협회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정부에 ▲야간·휴일·입원 진료를 유지하는 소아청소년병원에 대한 별도 보상 ▲소아 진료 중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 ▲소아병동의 간호 필요도를 반영한 간호인력 기준과 지원을 요구했다.
최용재 회장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이어진 전공의들의 소아청소년과 기피가 소아청소년병원의 전문의 채용난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며 "지난 9월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으로 이런 현상이 더 빨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청소년병원은 소아의료의 허리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고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이번 조사에서 보듯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정부가 제도적 안전장치와 지원책 마련을 더 미룬다면 지역 소아필수의료는 머지않아 제 기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균 학술이사(광주 남구 미래아동병원장)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뿐 아니라 간호사도 보호자 민원 부담 등으로 구하기 힘든 것이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의 현주소"라며 "기존 의료진의 피로 누적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 압박 등 어려움이 많은 만큼, 정부가 지역 소아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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