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타이태닉호 의자 바꾸는 정도"
"러시아에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
![[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미국 수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 합의가 경유 가격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알래스카에서 만난 트럼프와 푸틴이 악수하는 모습. 2026.10.10.](https://img1.newsis.com/2025/08/16/NISI20250816_0000561256_web.jpg?rnd=20250816084343)
[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미국 수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 합의가 경유 가격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알래스카에서 만난 트럼프와 푸틴이 악수하는 모습. 2026.10.10.
[AP=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의 경유 미국 수출을 늘리기로 한 합의했음에도 미국의 경유 가격이 의미 있게 내려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받기로 했으며 11월에는 50만t을 추가로 공급받고, 그 이후 어느 시점에는 400만t을 더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해 온 미국의 정책을 크게 뒤집는 조치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9일 러시아의 경유 공급 확대가 미국이나 세계 시장의 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에너지와 경제에 초점을 맞춘 중립 연구기관 미 에너지정책연구재단의 마이클 린치 석좌연구원은 “타이타닉호의 갑판 의자 배치를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린치는 “러시아에서 경유를 공급받는다면, 기본적으로 러시아의 기존 고객들이 그 물량을 받지 못하게 되고 다른 곳에서 경유를 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가격은 사실상 지금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린치는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뉴욕·뉴저지 지역이나 필라델피아 같은 곳에서 지역적으로 가격이 아주 조금 내려가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대니얼 스터노프 선임연구원은 “경유 같은 정제 석유제품의 공급량은 여전히 전쟁 전 수준의 절반을 겨우 넘는 정도”라면서 “러시아가 세계 시장에 경유를 조금 더 공급하더라도 가격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가격을 크게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클레이턴 시글 연구원은 트럼프와 푸틴의 합의가 미국 내 경유 소비자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러시아에는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글은 러시아가 앞으로 몇 달 동안 필요한 겨울용 및 북극권용 고밀도 경유로 전환하기 위해 여름용 경유 재고를 처분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의 가격을 실질적으로 낮출 만큼 충분한 물량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스크바가 수입 감소 압박에서 벗어나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푸틴의 경우 수출 합의는 8개월째 이어지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세계 유가가 상승하면서 미국 경제와 소비자들이 압박을 받는 시점에 나왔다.
최근 몇 주 동안 경유 가격은 기록을 경신하며 치솟았고, 광범위한 소비재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자동차 운전자 단체인 미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경유 가격은 9월 22일 갤런당 6.53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평균 가격은 갤런당 약 6.28 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약 3.68 달러보다 크게 올랐다. 유럽에서도 경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의 운송비를 끌어올린다. 일부 기업은 이미 온라인 주문과 우편 배송 소포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상승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특히 식료품 매대에서 소비자들은 점점 더 큰 가격 충격을 느낄 수 있다. 육류와 농산물 같은 신선식품이 비싼 경유로 인한 부담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다.
이로 인해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급등하는 물가에 대응하라는 트럼프와 공화당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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