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찰 범피기금 57.46억…전체 비중은 하락
안전조치 수요 늘며 경찰 초기 대응 부담 커져
법무부 중심 지원 유지…역할 조정 논의는 없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전국 지휘관들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6.10.01.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1/NISI20261001_0021470582_web.jpg?rnd=2026100115032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전국 지휘관들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6.10.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전면 확대됐지만, 정작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에 투입되는 경찰 기금 예산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일선의 보호 수요가 빠르게 늘고 경찰도 피해자 보호를 '수사 제1원칙'으로 내세웠지만, 재원 배분과 피해자 지원 역할은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전의 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아 역할 재편 필요성이 제기된다.
1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경찰 몫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범피기금)은 57억4600만원이다. 올해 경찰에 배분된 56억900만원보다 1억3700만원(2.4%)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전체 범피기금 사업비는 1027억원에서 1097억9900만원으로 6.9% 늘어난다. 전체 기금 규모는 커졌지만 경찰 몫은 2.4%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경찰 비중은 5.5%에서 5.2%로 오히려 낮아진다.
경찰 몫 5.5%…안전조치 수요는 빠르게 증가
경찰에 배분된 범피기금은 사건 직후 보복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 보호 사업에 집중 투입된다. 올해 기준 민간경호 24억5000만원, 피해자 안전조치용 스마트워치 18억800만원, 임시안전숙소 9억4200만원, 강력범죄 현장정리 4억900만원 등이다.
문제는 경찰이 직접 맡는 초기 안전조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비해 관련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물량이 부족한 데다 임시숙소·민간경호·강력범죄 현장정리 사업도 예산 조기 소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는 2만7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194건)보다 28.2% 증가했다. 스마트워치 지급은 9713건에서 1만2642건으로 30.2%, 임시숙소 이용은 3495건에서 3989건으로 14.1% 각각 늘었다.
현장 물량도 빠듯하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약 5200대를 전국 경찰서에 분산 운용하고 있지만, 피해 접수가 몰리는 일부 관서는 보유분이 부족해 인접 경찰서에서 기기를 빌려 쓰는 실정이다.
임시숙소 예산 증액도 요구 수준에 못 미칠 전망이다. 경찰은 최근 3년간 이용 수요가 연평균 11.9% 증가하고 숙박 단가가 오른 점을 반영해 임시숙소 예산을 올해 9억4200만원에서 내년 13억8300만원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했으나, 현재는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증액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대응은 경찰, 경제지원은 법무부 중심…역할 조정은 '제자리'
경찰은 신고·초동수사 단계에서 피해자를 가장 먼저 접촉해 재피해 위험성과 치료비·생계비·이전비 등 추가 지원 필요성까지 파악한다. 스마트워치·민간경호·임시숙소 등 긴급 안전조치는 경찰이 직접 결정하지만, 경제적 지원은 법무부 중심의 별도 심사·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동안 경찰이 범죄피해자지원센터(범피센터)에 지원을 요청하면 센터가 검찰청 피해자지원실에 승인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져 왔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수사 제1원칙'으로 세우고 관련 역할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평기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지난달 '경찰개혁 국민경청회'에서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검찰이 했던 직접 피해 지원 역할을 경찰이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법무부나 관련 기관과 협의해 스마트워치뿐 아니라 지능형 CCTV, 민간경호 관련 예산을 계속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개혁위원회도 지난 8월 제1차 권고에서 경찰서를 수사단계의 기본 접점으로 하는 '범죄피해자 통합지원 연계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경찰·법무부·지방자치단체·범피센터와 법률·의료·심리·복지·주거 분야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다기관 협력체계를 마련해 경찰이 초기 단계에서 피해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신속히 연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등이 증가하고 경찰 수사 범위가 커져 피해자 보호 업무에 대한 충분한 예산의 확보가 필요하다"며 "효율적 피해자 보호와 효과적인 예산의 운용 등이 가능할 경우 관계기관 간 협의를 통해서 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괄 부처인 법무부는 피해자 보호·지원 업무 주체를 조정하는 별도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서 "현재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업무의 주체에 대해서는 승계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범피센터도 검찰청 폐지와 관계없이 현행대로 운영하고, 법무부가 사건 발생부터 수사·재판·형집행·출소 이후까지 피해자 지원을 계속 총괄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경찰·범피센터 등 관계기관의 지원을 한곳에서 연계하는 '범죄피해자 통합지원시스템'을 내년 상반기 도입해 지원 중복·누락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경찰 수사개혁위원장 김남준 변호사가 6일 오후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찰의 수사 공정성 및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권고안을 최종 심의 했다. 2026.10.06.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21478199_web.jpg?rnd=20261006180755)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경찰 수사개혁위원장 김남준 변호사가 6일 오후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찰의 수사 공정성 및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권고안을 최종 심의 했다. 2026.10.06.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수사 초기 피해자를 접촉하는 경찰의 역할을 강화하고 기관 간 칸막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황태정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를 처음 접촉하는 경찰이 초기부터 피해자 보호·지원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맡아야 한다"며 "범죄피해자보호기금도 경찰이 필요한 보호조치에 직접 쓸 수 있도록 재원을 배분하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인 신진희 변호사는 "경찰과 법무부, 범피센터 간 협력에는 다소 분절적인 측면이 있다"며 "기관 간 칸막이를 줄여 피해자가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