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넘어 로봇으로…6년 전 승부수, '피지컬 AI'로 결실[정의선 회장 취임 6년 변화·혁신③]

기사등록 2026/10/09 08:00:00

최종수정 2026/10/09 08:52:24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6년

기업가치 24배 성장 추산

28년 美 공장에 아틀라스 투입

로봇 상용화·수익성 확보 과제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테크쇼' 현대차 기자간담회에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하면서 "로보틱스는 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며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1.05.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테크쇼' 현대차 기자간담회에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하면서 "로보틱스는 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며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1.05.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년 전 내린 로봇 기업 인수 결정이 그룹의 미래 사업 전략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로봇과 AI를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가 본격화하면서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의 자동차 생산 현장 투입이 가시화하고, 로봇 사업의 기업가치도 크게 높아지면서 정 회장의 선제적 투자가 재평가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은 정 회장이 취임한 2020년 12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배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이듬해 6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특히 정 회장은 개인 자금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로봇을 자동차와 함께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결정이었다.

이 같은 투자는 기업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3월 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약 891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율을 10.95%에서 11.25%로 높였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약 30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21년 인수 당시 평가액인 약 1조2500억원과 비교하면 약 24배에 달한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새로운 아틀라스는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최대 50㎏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인 작업과 무거운 부품 운반 등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아틀라스 공개 이후 현대차 주가가 상승하며 장중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로봇 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6.01.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6.01.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초기에는 자동차 부품 분류와 정렬 작업을 맡기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 복잡한 공정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사업을 그룹 차원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생산시설과 제조 데이터, 현대모비스의 로봇 핵심 부품 기술,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 등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 미국에 문을 연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에서는 아틀라스가 실제 제조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작업을 학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글로벌 AI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7일 아마존의 AI 서비스 '알렉사' 개발을 이끈 로히트 프라사드를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프라사드 CEO는 아마존에서 생성형 AI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향후 아틀라스의 양산과 상용화를 이끌 예정이다.

구글 딥마인드,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 역시 올해 신년회에서 제조 역량과 데이터를 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정 회장은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로봇과 같은 움직이는 실체와 제조 공정 데이터의 가치는 희소성을 더해갈 것"이라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다만 로봇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난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5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술 개발을 넘어 대량생산 과정에서 제조원가를 낮추고 실제 생산 현장에서 경제성을 입증해야 한다.

향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관심사다.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높아지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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