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뺑뺑이 사라지고 워터파크…아파트 놀이터 40년 변천사[출동!인턴]

기사등록 2026/10/18 08:30:00

최종수정 2026/10/18 08: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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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펄린·물놀이터·직업체험·키즈카페도…40년 새 달라진 풍경

테마 입히고 디자인 차별화…신축 아파트들 놀이터도 특화 경쟁

놀이기구는 화려해졌지만…전문가 "다양한 경험 쌓을 공간 중요"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00년도에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의 놀이터 모습(왼쪽)과 2026년도에 준공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의 놀이터 모습(오른쪽)이다. 2026.09.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00년도에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의 놀이터 모습(왼쪽)과 2026년도에 준공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의 놀이터 모습(오른쪽)이다. 2026.09.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이효령 인턴기자 = 구름사다리와 회전무대(뺑뺑이), 고무타이어와 모래 놀이터. 1986년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 놀이터의 모습이다. 칠이 벗겨진 벤치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고, 모래 놀이터 곳곳에는 잡초가 자라 한적한 분위기를 더했다.

올해 9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의 놀이터는 사뭇 달랐다. 놀이터마다 색상과 형태가 달랐고, 바닥에는 고무계열 포장재가 깔렸다. 대형 조합놀이대와 트램펄린이 설치됐고, 워터파크를 연상케하는 물놀이터도 만들어져 있었다.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놀이시설이 단지 곳곳에 들어선 것이다.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1986년도에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시영고층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1986년도에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시영고층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파트 놀이터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네와 시소, 구름사다리 등 개별 놀이기구를 배치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미끄럼틀과 오르기·건너기 등 다양한 놀이 기능을 결합한 대형 조합놀이대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물놀이터와 실내 키즈룸, 특정 주제를 반영한 테마형 놀이터까지 등장하면서 아파트 놀이터는 단순한 놀이시설을 넘어 단지의 특색과 차별성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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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바뀌며 달라진 놀이터…노후 단지엔 과거 흔적

아파트 놀이터는 관련 규정의 변화와 안전관리 강화에 따라 설치 기준과 시설 구성에서도 변화를 겪었다. 과거에는 50가구 이상 주택단지에 어린이놀이터를 설치하도록 하고, 세대수에 따라 면적과 최소 폭 등을 별도로 규정했다. 이후 관련 기준이 개편되면서 어린이놀이터는 경로당·어린이집·주민운동시설 등과 함께 주민공동시설에 포함됐다.

현재는 100가구 이상 단지에 주민공동시설 전체의 최소 면적 기준을 적용하고, 150가구 이상 단지에는 어린이놀이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안전관리 체계도 강화됐다. 2007년 제정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놀이시설별 안전기준과 설치검사 제도가 마련됐으며, 법 시행 이전에 설치된 기존 시설에 대한 설치검사 유예기간도 2015년 1월 종료됐다. 이에 따라 노후 아파트에서도 안전기준에 맞춰 놀이시설을 보수하거나 교체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실제로 노후 아파트 놀이터에는 과거의 흔적과 이후 변화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 1983년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 '동신아파트'는 7개 동, 864가구 규모다. 이곳 놀이터에는 모래바닥과 구름사다리 등 기존 시설이 남아 있는 한편, 새롭게 설치된 조합놀이대도 자리하고 있었다. 빛바랜 놀이기구와 아이들이 남긴 낙서에서는 오랜 세월의 흔적도 엿볼 수 있었다. 월계동신아파트는 재건축을 앞두고 현재 이주 절차가 진행 중이며,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총 1060가구 규모의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1997년도에 준공된 서울 도봉구 동아청솔 아파트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1997년도에 준공된 서울 도봉구 동아청솔 아파트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단지 안에서도 놀이터마다 다른 변화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1997년 준공된 서울 도봉구 동아청솔아파트는 18개 동, 1981가구 규모로 놀이터 5곳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2곳은 모래바닥이 남아 있었고, 다른 2곳에는 고무계열 바닥재가 깔려 있었다. 나머지 1곳은 그네 아래에만 모래가 남아 있는 형태였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기존 바닥과 새 바닥재가 함께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02년도에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한진한화그랑빌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02년도에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한진한화그랑빌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00년대 후반부터 놀이터 특화 두드러져…키즈룸·물놀이터 등장

200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놀이터의 특화도 두드러졌다. 2009년 준공된 반포자이는 44개 동, 3410가구 규모로, 실내놀이터인 키즈룸을 포함해 10개의 어린이 놀이공간을 갖췄다. 특히 단지 내 미니카약장은 괌의 한 리조트 카약장을 벤치마킹해 조성된 물놀이시설이다. 입주자 커뮤니티인 자이안센터에는 키즈룸 등 어린이를 위한 실내 놀이공간도 마련됐다. 놀이터가 단순히 놀이기구를 배치하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시설로 확대된 것이다.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09년도에 준공된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09년도에 준공된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신축 대단지에서는 놀이공간의 종류와 테마가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2024년 준공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은 85개 동, 1만2032가구 규모의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다. 대규모 단지에 걸맞게 놀이터도 20곳 넘게 조성됐으며, 이 가운데 물놀이터만 6곳에 달한다.

단순히 놀이시설의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놀이공간을 단지 곳곳에 배치해 입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다채로운 놀이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놀이터마다 서로 다른 테마를 적용하고 유아를 위한 별도 공간도 마련했다. '호숫가의 기린 가족', '바다 탐험대 옥토넛' 등 각기 다른 주제를 활용해 공간별 개성을 살리는 한편, 아이들의 연령과 놀이 방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나의 정형화된 놀이터에서 벗어나 물놀이와 신체활동, 상상력을 자극하는 테마형 놀이를 한 단지 안에서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25년도에 준공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25년도에 준공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10.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25년 준공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도 테마형 놀이터를 도입했다. 31개 동, 2840가구 규모의 단지에 놀이터 6곳이 마련돼 있다. 햄버거 만들기, 베이커리, 소방대 등 직업과 역할놀이를 주제로 한 테마형 놀이터 시설이 특징이다.

햄버거를 주제로 한 테마 놀이터에는 요리법을 적을 수 있는 칠판과 주방을 본뜬 놀이시설이 설치됐다. 바닥에도 숟가락과 포크 모양을 적용해 놀이기구부터 바닥 디자인까지 하나의 주제로 통일했다.
 
디자이너와 협업해 놀이터 자체를 차별화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에는 호주 아티스트 듀오 크레이그 앤 칼이 디자인에 참여한 놀이터가 들어섰다. 단지에는 물놀이터 3곳과 일반놀이터 3곳이 마련됐으며 각각 다른 디자인을 적용했다. 디에이치 방배는 29개 동, 3064가구 규모로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26년도에 준공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09.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효령 인턴기자 = 2026년도에 준공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의 놀이터 모습이다. 2026.09.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놀이터가 크고 화려해지는 것이 곧 아이들에게 더 좋은 놀이환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최근 아파트 놀이터가 다양해지는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형 조합놀이대 등 놀이 방식을 어느 정도 정해 놓는 '붙박이 놀이기구' 중심의 구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편 디자이너는 "놀이 위주의 놀이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놀이기구 위주의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모래와 흙, 물, 언덕처럼 아이들이 직접 선택하고 그날그날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놀이터는 모래바닥과 개별 놀이기구 중심에서 조합놀이대와 물놀이터, 실내 놀이공간, 테마형 디자인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다만 시설의 크기와 화려함만으로 좋은 놀이터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아이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놀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인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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