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환자 피부 검게 변하는 흑사병…증상발현 빨라 전파 속도 느려
오세아니아 외 전세계 퍼져 있어…대부분 아프리카 발생
주요 증상 호흡 곤란·발열·오한·두통·몸살 등 다양
![[서울=뉴시스] 윌리엄 블레이크가 1779년 그린 영국 흑사병 묘사도. (출처: 폴리티코) 2026.10.06.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1/11/08/NISI20211108_0000864493_web.jpg?rnd=20211108144525)
[서울=뉴시스] 윌리엄 블레이크가 1779년 그린 영국 흑사병 묘사도. (출처: 폴리티코) 2026.10.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지도 않은 지구촌에 중세 시대의 전염병으로 더 알려진 흑사병(페스트) 공포가 화두로 떠올랐다.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항흑사병 연구소의 28세 여성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가 ‘폐렴형 페스트’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필로바는 지난달 25일 실험실에서 페스트균이 담긴 시험관을 깨트려 폐 페스트균에 감염된 두 나흘 뒤인 29일 중증 폐렴형 페스트로 입원한 뒤 사흘만인 2일 사망했다.
러시아 감염병 관리 당국인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시필로바의 페스트균 감염 사실을 부인하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접촉한 197명을 모두 관찰 대상으로 격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5일 “매우 강력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페스트의 정체와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일 “입수 가능한 비공식 정보에 따르면 일반 대중에 대한 공중 보건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신·환자 피부 검게 변하는 흑사병
‘흑사병’이라는 이름은 환자의 혈관내 피가 응고된 뒤 부패하고 신체 말단이 괴사하면서 피부와 근육이 검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천연두와 함께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꼽힌다고 한다.
크게 두 가지 종류 중 림프절 페스트는 보균 쥐와 쥐의 피를 빨아먹는 벼룩에게 물려 감염된다.
폐렴성 페스트는 감염 환자의 기침이나 체액 혹은 쥐 등 감염 동물의 분뇨 등을 공기 중에 퍼져 감염된다.
원래 야생 설치류(齧齒類)의 돌림병으로 쥐 종류가 매개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 중국에서는 ‘슈이(鼠疫·쥐의 병)’로 불린다.
14세기 중세에 유럽을 휩쓸어 600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공포의 전염병이었다.
美 사람간 전염 마지막은 1924년 로스앤젤레스
가장 흔한 형태인 림프절 페스트는 벼룩에 물렸거나 박테리아가 피부의 상처나 틈을 통해 침투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되면 림프절이 붓고 통증을 유발하며, 패혈성 페스트로 진행될 수 있다.
패혈성 페스트는 혈류를 막아 장기 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인두흑사병은 감염된 고기를 섭취한 후 목구멍을 공격한다.
폐렴형 흑사병은 사람간에 직접 전염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염된다.
미국에서 사람간 전염이 기록된 마지막 사례는 1924년 로스앤젤레스에서라고 CNN은 5일 보도했다.
주요 증상 호흡 곤란·발열·오한·두통·몸살 등 다양
다른 증상으로는 발열·오한·두통·몸살·현기증·허약함·피로·메스꺼움·구토 및 설사 등도 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거의 예외 없이 치명적이다.
치료는 최소 10~14일 동안 항생제를 투여해 이뤄진다. 감염 후 24시간 이내에 항생제 치료를 받는 환자의 생존율이 가장 높다고 CNN은 전했다.
흑사병 백신은 19세기부터 사용되어 왔지만 폐렴형 흑사병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WHO는 실험실 직원처럼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고위험군이 아니면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
오세아니아 외 전세계 퍼져 있어…美 마지막 사망자 지난해 7월
WHO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인간 감염 사례는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폐렴형 흑사병으로 인한 마지막 미국 내 사망자는 지난해 7월 애리조나주에서 발생했다.
이 젊은 남성은 병든 고양이들을 돌보았으며 고양이들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고양이들과 접촉했던 다른 사람들은 발병하지 않았다.
한 보건 전문가는 페스트 위험이 생태학적 변화, 특히 미국이 공중 보건 인프라와 조치를 축소함에 따라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속히 진단하고 1차 및 2차 항생제가 투여될 경우 매우 효과적이라고 이 전문가는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감염병 전문의 루툴 달랄 박사는 “폐렴형 흑사병은 증상이 빨리 나타나 확산 전에 막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달랄 박사는 균에 노출된 뒤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고 “걷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것조차 매우 어렵고, 여행은 더더욱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미국간 직항편이 없어 감염자가 미국에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증상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WHO는 페스트는 환자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감염된 체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고한다.
폐렴형 페스트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표준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예방적 항생제를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비누와 물로 손을 자주 씻는 것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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