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 받은 '이 기술'…"빛으로 뇌 켜고 끈다"

기사등록 2026/10/05 19:44:39

최종수정 2026/10/05 21: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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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전학, 토대 만들고 핵심 연구기술로 발전한 성과

빛을 이용해 특성 신경세포 활동을 선택적으로 조절

"연구가 진행될수록 광유전학 적용 범위 넓어질 것"

[스톡홀름=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노벨상 회의에서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칼 다이서로스, 페터 헤게만, 게오르크 나겔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2026.10.05.
[스톡홀름=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노벨상 회의에서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칼 다이서로스, 페터 헤게만, 게오르크 나겔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2026.10.05.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빛을 이용해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광유전학(optogenetics)'을 신경과학의 핵심 연구기술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연구자들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광유전학은 특정 신경세포와 뇌 회로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뇌 기능과 질환의 발생 기전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광유전학의 토대를 마련한 칼 다이서로스(Karl Deisseroth) 교수와 페터 헤게만(Peter Hegemann) 교수, 게오르크 나겔(Georg Nagel) 교수에게 돌아갔다.

광유전학은 유전공학과 광학 기술을 결합해 살아 있는 동물에서 특정 신경세포나 뇌 회로의 활동을 빛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빛에 반응하는 이온채널 등 광감응성 단백질을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특정 신경세포에 발현시킨 뒤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하면 해당 신경세포군이나 뇌 회로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기존의 전기 자극과 비교하면 특정 종류의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매우 짧은 시간 단위로 신경세포의 활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신경 회로의 활성과 동물의 행동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실험이 가능해졌다.

광유전학의 출발점은 미생물이 빛에 반응하는 원리를 밝히는 기초연구였다. 연구진은 미생물에서 발견한 빛 반응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적용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를 살아 있는 동물의 특정 신경 회로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연구 도구로 발전시켰다.

의학자들은 이를 활용해 특정 뇌 회로가 기억과 감정, 보상, 운동 등 뇌 기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세포·분자 수준에서 연구하고 있다. 또한 개발 중인 신약이 특정 신경세포나 뇌 회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치료 표적을 검증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광유전학은 뇌 기능과 질환의 신경회로 기전을 밝히는 핵심 연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 범위는 뇌질환에만 머물지 않는다. 망막색소변성 환자의 남아 있는 망막 신경세포에 빛을 감지하는 능력을 부여해 시각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치료 연구도 진행됐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시각 기능이 회복된 사례가 보고됐다.

김기현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어떤 신경세포를 작동시켰을 때 특정 행동이 나타나는지, 그 활동을 억제하면 행동이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면서 신경회로와 기능의 인과관계를 검증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기억과 감정, 보상, 운동 등 복잡한 뇌 기능을 연구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질환과 관련된 신경회로를 더욱 정밀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준기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광유전학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며 신경과학 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며 "특히 파킨슨병, 간질,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 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과 신약 후보를 검증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 기술은 특정 뇌세포와 신경 회로가 뇌 기능과 뇌질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는 연구에 더욱 활발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광유전학을 개발한 칼 다이서로스 교수는 한국 의료계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18일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선정하는 제18회 아산의학상 기초의학부문을 수상했다. 상금으로 25만 달러(약 3억3600만원)를 받았다.

당시 다이서로스 교수는 광유전학의 실제 치료 적용 가능성에 대해 "색소성 망막염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를 광유전학 기술로 치료한 연구 결과를 2021년 발표했다”며 “이처럼 빛으로 특정 세포를 자극해 직접적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를 광유전학으로 밝혀내 신약 개발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어느 세포에 무엇을 전달해야 뇌질환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수록 광유전학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유전학의 아이디어를 얻은 과정에 대해서는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옵신'을 언급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바다에 사는 식물성 단세포 생물(녹조생물)의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옵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포유류 세포에 적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옵신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포유류에서 발현시키는 것이 어려웠다”며 “포유류와 녹조생물은 세포 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끊임없이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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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생리의학상 받은 '이 기술'…"빛으로 뇌 켜고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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