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수송 문제에 도요토미 논란…역대 '최악의 대회'[AG 결산⑤]

기사등록 2026/10/04 16: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비좁은 컨테이너 숙소…누수까지

엉뚱한 곳으로 가는 버스…노쇼 문제도

도요토미 분장 인물, 대회 행사 등장

[나고야=AP/뉴시스] 15일 일본 나고야 항구에 아시안게임(AG) 기간 최대 5천 명의 관계자와 선수를 수용할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정박해 있다. 길이 290.2m, 11만4천500톤급 대형 유람선 '코스타 세레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단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2026.09.15.
[나고야=AP/뉴시스] 15일 일본 나고야 항구에 아시안게임(AG) 기간 최대 5천 명의 관계자와 선수를 수용할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정박해 있다. 길이 290.2m, 11만4천500톤급 대형 유람선 '코스타 세레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단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2026.09.15.
[나고야(일본)=뉴시스]박윤서 기자 = 시작부터 끝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역대 '최악의 대회'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개막 전부터 숙소 논란에 시달렸다.

통상적으로 종합 스포츠대회에서는 아파트 형태의 선수촌이나 호텔 등을 숙소로 활용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았다.

대신 나고야항에 정박한 크루즈선과 조립식 컨테이너, 호텔 등을 숙소로 썼으나 구설에 올랐다. 숙소 배정에 따라 선수들의 숙박 환경이 달랐다. 누구는 안락한 환경에서, 다른 누군가는 열악한 컨테이너에서 생활했다.

컨테이너 숙소에서 지냈던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비좁은 공간에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용으로 썼고, 그들이 사용하는 침대마저 작았다. 2m 안팎의 장신 선수들이 많은 농구 대표팀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남자 농구 대표팀의 변준형(안양 정관장)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화장실 세면대에서 물이 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수송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14일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을 태울 차량이 오지 않아 기자회견이 지연됐고, 카타르와 대회 첫 경기 당일인 15일에는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인 미즈호 럭비장이 아닌 인근 야구장으로 잘못 이동해 경기장 도착이 30분가량 늦어졌다.

경기 다음 날인 16일에도 훈련장으로 가는 차량이 배정되지 않아 뒤늦게 대체 차량을 마련했다.
[도코나메=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단이 1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주부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2026.09.17. 20hwan@newsis.com
[도코나메=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단이 1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주부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2026.09.17. [email protected]
지난달 18일 나고야 땅을 밟은 한국 선수단 본진은 버스 배정 문제로 공항에서 최소 3시간을 기다렸고, 일부 종목 선수들은 5시간 이상 대기했다.

탁구 대표팀은 공항에서 3시간, 웰컴센터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가 숙소인 크루즈선에 도착했고, 오랜 기다림에 지친 조정 대표팀은 사비를 써서 택시로 이동했다.

남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달 20일 숙소로 오기로 했던 버스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동이 불가했던 대표팀은 결국 훈련을 취소했다.

대표팀은 귀국하는 날에도 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늦게 도착해 불편함을 겪었다.

남자 배구 대표팀의 경우 지난달 28일 이누야마에 있는 체육관에서 오전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도착지는 이누야마가 아닌 오카자키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표팀에 잘못된 버스를 배정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이누야마로 가려면 한 시간이 소요돼 대표팀은 예정된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고, 그대로 숙소로 복귀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울=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촌 환영 공연에 등장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2026.09.17.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촌 환영 공연에 등장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아인들의 평화의 축제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분장한 인물이 지난달 15일 크루즈 선수촌 행사에 나타나 큰 파장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도요토미 관련 영상이 버젓이 올라왔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조직위원회는 나고야 지역 대표 역사 인물인 도요토미가 개막을 축하하는 취지의 연출이라고 설명했으나 평화와 화합을 다지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침략 전쟁을 일으킨 인물을 내세운 점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도쿄=AP/뉴시스]지난 8월15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의 전쟁 전사자를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한 방문객이 일본 국기(일장기)와 욱일기를 들고 있는 모습. 2023.10.24.
[도쿄=AP/뉴시스]지난 8월15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의 전쟁 전사자를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한 방문객이 일본 국기(일장기)와 욱일기를 들고 있는 모습. 2023.10.24.
주요 국제대회에서 수차례 등장해 논란이 불거졌던 욱일기가 이번 대회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3일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유도 혼성 단체전 일본과 카자흐스탄의 결승전에서 일부 관중이 욱일기를 펼쳐 일본 대표팀을 응원했다.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세운 깃발이다. 한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욱일기가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야구장에서도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났다. 지난달 26일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 일본의 경기를 앞두고 욱일기와 대만 청천백일기를 반입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경기장 입구에 설치됐는데, 이는 하루 만에 철거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해당 안내가 잘못된 것이었다며 공식 사과했고, 욱일기는 공식적인 반입 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으나 파장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나고야=AP/뉴시스]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의 이재성(왼쪽부터), 나마디 조엘진, 서민준, 비웨사가 2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파크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은 28일 열린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43의 한국 신기록으로 3위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6.09.29.
[나고야=AP/뉴시스]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의 이재성(왼쪽부터), 나마디 조엘진, 서민준, 비웨사가 2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파크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은 28일 열린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43의 한국 신기록으로 3위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6.09.29.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운영도 드러났다.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안산시청), 이재성(광주광역시청), 서민준(서천군청)으로 꾸려진 남자 육상 400m 계주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나고야 미즈호 파크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결선에서 38초43의 한국 신기록으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대회 홈페이지에는 38초49의 기록으로 4위에 자리한 태국이 동메달을 획득한 것으로 표기됐다.

5위에 그친 일본이 결과에 대해 항소하며 순위에 대한 공식 발표가 연기된 상황이었지만, 태국을 동메달로 표기한 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후 조직위원회는 홈페이지에 메달 표기를 전부 지웠으나 메달리스트 공지에 태국을 동메달로 발표하며 다시 한번 혼란을 일으켰다. 뒤늦게 조직위원회는 한국의 동메달로 정정해 발표했다.

이밖에 한국 남자 하키 경기 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사고가 일어났고, 폐회식을 하루 앞둔 전날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한국의 애국가가 흘러나오는 동안 태극기가 게양대에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대회 끝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미 일본 자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도쿄스포츠는 지난달 말 "이대로라면 이번 대회가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으로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회 관계자들은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대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과거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 중 아쉬운 대회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4일 일본 나고야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아마 이번 대회가 대한체육회가 조직위원회에 가장 많은 항의 서한을 보내고 문제를 제기한 대회일 것"이라며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이에 영향받지 않고 담대하게 경기에 임해준 선수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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