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건물 법인 매수 '역대 최고'…'핫플' 만든 가게들은 밀려나

기사등록 2026/10/05 06:00:00

최종수정 2026/10/05 06:38:24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법인 비중 72.5%…1년 새 35.3%p 급등

매수인수 108명…연간 최대 116명 '눈앞'

올리브영·크래프톤도 매입…젠트리피케이션 우려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성수동에 대형 법인 자본이 몰리면서 개인 점포의 진입 문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건물 매수인 10명 중 7명 이상이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부동산 매입과 임대료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기존 소상공인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인 매수 77% 급증…9개월 만에 연간 최대치 '눈앞'

3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1·2가의 건물 매수인은 14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법인은 108명으로 전체의 72.5%를 차지해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7.2%(164명 중 61명)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법인 비중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법인 매수인수도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다.

성수동1·2가의 법인 매수인은 2021년 99명에서 2022년 116명으로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47명으로 급감한 뒤 2024년 69명, 지난해 89명으로 다시 늘었지만 2022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9월까지 이미 108명으로 종전 최대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성수동의 법인 매수 집중은 성동구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성수동1·2가를 제외한 성동구 건물 매수인 가운데 법인 비중은 16.7%였다. 성수동1·2가의 72.5%와 비교하면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성동구 전체 법인 매수인수 150명 가운데 108명(72.0%)이 성수동1·2가에 집중됐다.

올리브영·크래프톤도 가세…성수 부동산 선점 경쟁

올해 들어 대형 기업이 건물을 직접 매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 7월 카페와 팝업 공간으로 알려진 성수동 '쎈느' 건물을 541억5290만원에 낙찰받았다.

크래프톤 역시 지난 3월 성수동2가 건물을 285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입하며 성수 일대 부동산 확보를 이어갔다. 회사는 성수 일대에 업무·사업 거점을 모으는 '성수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법인 자금이 성수로 쏠리면서 상가 임대료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CBR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성수 상권 임대료는 전년 동기보다 14% 올라 강남(9%)과 명동(7%)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공실률은 3.4%까지 낮아졌다.

현지에서도 자본력을 갖춘 법인과 기업의 진입이 확대되면서 개인사업자의 진입 문턱이 높아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성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료가 계속 올라 음식점처럼 객단가가 한정된 업종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기업 플래그십은 매장 자체 수익뿐 아니라 홍보 효과까지 감안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높은 비용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 가속 가능성…상권 매력 떨어질 수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본 유입과 임대료 상승이 맞물릴 경우 성수의 젠트리피케이션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성수처럼 소위 '핫한'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크게 오르고 법인이 건물을 매수해 다시 임차하는 모습 등이 나타나는 것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연결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젠트리피케이션이 주거환경이나 생활여건이 좋은 지역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나타났다면 최근에는 관광객이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투어리스피케이션'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권을 유명하게 만든 기존 가게들이 떠날 경우 장기적으로 상권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현재 성수에 있는 팝업스토어나 개별 상점들이 결국 사람을 끌어모으면서 상권의 매력을 만들고 있다"며 "임대료 상승으로 이들을 모두 떠나보낸다면 결국 상권의 매력이 떨어지고, 나중에는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서 침체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차원에서는 과거 성동구가 시행했던 것처럼 건물주와 임차인이 상생협약을 맺고 자발적으로 임대료 상승폭을 조절하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이나 상생협약만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성동구 CJ올리브영 혁신매장인 '올리브영N 성수'가 오픈을 하루 앞둔 모습.  올리브영N 성수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새로운 상품 큐레이션을 제안하는 매장으로 기획됐다. 2024.11.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성동구 CJ올리브영 혁신매장인 '올리브영N 성수'가 오픈을 하루 앞둔 모습. 올리브영N 성수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새로운 상품 큐레이션을 제안하는 매장으로 기획됐다. 2024.11.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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