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름 "독자 3명이던 '휴남동 서점', 100만부 상상도 못해"

기사등록 2026/10/02 14: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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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언어·50개국 이상 출간…누적판매 110만8000부

두 번째 장편 '윗집 부부'도 출간 전 15개국 판권 수출

"해외 반응도 한국과 비슷…위로 받았다는 이야기 많아"

[서울=뉴시스] 황보름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윤성훈 클레이하으스 대표. (사진 = 클레이하우스 제공) 2026.10.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황보름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윤성훈 클레이하으스 대표. (사진 = 클레이하우스 제공) 2026.10.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처음 이 소설을 쓰던 2018년에만 해도 이 책이 출간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출간도 꿈꾸지 못했던 소설이 어느덧 전 세계 100만 명이 넘는 독자를 만났다. 황보름 작가의 첫 장편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이야기다.

황 작가는 2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이 출간되고 독자들이 좋아해 주시고, 해외 출판까지 하게 된 일련의 과정은 처음 이 이야기를 쓸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밀리의 서재가 진행한 브런치북 전자책 출간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 먼저 선보인 작품이다. 2022년 출판사 클레이하우스에서 종이책으로 출간된 후 국내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고 해외 출판으로도 이어졌다.

소설은 삶에 지친 주인공 영주가 서울의 한 주택가에 작은 서점을 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서점에 모여드는 평범한 사람들이 책과 커피, 대화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각자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과정을 그렸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던 황 작가는 서른이 넘어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몇 년간 글쓰기에 매달리며 에세이 3권을 펴냈지만 출판사에 투고한 원고가 여러 차례 거절되기도 했다. 이 작품도 그 무렵 써냈다.

황 작가는 "회사를 계속 다녔으면 월급을 받으며 잘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굳이 회사를 그만두고 불확실한 작가의 길로 뛰어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돈도 벌지 않고 백수로 글만 쓰고 있는 게 밖에서 보면 실패한 삶 같고, 무책임한 삶처럼 보이기도 할 텐데 나는 그 삶이 좋았다"며 "이렇게 해도 나는 잘 살아갈 수 있다는 막연한 마음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작품 속 성공을 향해 달리다 그 길에서 벗어나거나, 그 길에 진입하지 못한 인물들에게 작가의 마음이 더 투영된 이유다.

황 작가는 "소설 세계 안에서는 이들도 잘 살아가지 않나. 이들의 삶을 쓰면서 내 삶도 그럴 수 있다고 나를 위로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소설을 완성하고서도 1년여는 노트북에만 담아뒀다. 그러다 "누군가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세 부를 출력해 가족과 지인에게 읽혔다. 그 이후로도 1~2년간 빛을 보지 못했던 작품은 우연히 공모전 출품으로 세상에 나왔다.
[서울=뉴시스] 황보름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 = 클레이하우스 제공) 2026.10.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황보름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 = 클레이하우스 제공) 2026.10.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35개 언어, 50개국 이상에서 출간되며 누적 판매 110만8000부를 기록 중이다.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는 "특정 국가나 언어권에 편중되지 않고 전 세계 독자들에게 골고루 읽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작품은 한국어판과 영문판이 각각 30만 부 이상, 튀르키예어판이 20만 부 이상, 브라질 포르투갈어판이 1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스페인어판, 폴란드어판, 일본어판이 각각 3만 부 이상, 프랑스어판, 러시아어판이 각각 2만 부 이상 팔렸다.

해외 시장 판매 확산에는 영문판 출간이 주요 변곡점이 됐다. 2024년 일본 서점대상에서 번역소설 부문 1위에 오른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됐다.

윤 대표는 "한국문학번역원 지원 없이 이 책의 판권을 사고 번역을 진행한 해외 출판사들이 많았다"며 "해외 출판인들이 스스로 이 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봤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황 작가는 여러 나라에서 북토크 등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 북토크를 통해 해외 독자들을 마주한 순간을 떠올린 황 작가는 "공간이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분이 와주셨고, 소설 속 인물들을 호명하며 이야기에 공감했다고 해주셨다. 벅찬 감동을 가눌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에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내가 이런 환대를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탰다.

해외 독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황 작가에게 직접 감상을 전하기도 한다.

황 작가는 "한국 독자들의 감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놀라웠다"며 "책을 읽고 기분이 좋아졌고, 위로받고 힘을 얻고 용기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출간된 황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윗집 부부'는 출간 전부터 15개국에 판권이 수출됐고, 5억원대의 선인세를 기록했다. '윗집 부부'는 70대 노인 오경직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윗집 부부에게 접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첫 소설로 받은 사랑은 다음 발걸음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황 작가는 "내가 그런 감동을 또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고 "걱정을 하다보면 아예 못 쓸 거 같았다. 그래서 '휴남동 서점'을 쓸 때처럼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자'는 마음으로 돌아갔다. 자유롭게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휴남동 서점'과 다른 소설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이 작품도 힐링 소설로 읽어주셨어요. 내가 쓰고 싶은 걸 쓰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결국 비슷한 결의 이야기가 나왔다는 걸 알았죠.(웃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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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독자 3명이던 '휴남동 서점', 100만부 상상도 못해"

기사등록 2026/10/02 14:39:3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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