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크리스티나. (사진=웨이브엔터테인먼트) 2026.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1/NISI20261001_0002253470_web.jpg?rnd=20261001152833)
[서울=뉴시스] 크리스티나. (사진=웨이브엔터테인먼트) 2026.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2000년대 후반 TV를 켜면 나오던 유쾌한 이탈리아 여성. 특유의 높은 톤과 활기찬 에너지로 존재감을 드러낸 방송인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45)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어느덧 20년. 이탈리아에서 국제법을 전공하던 20대 학구파 청년은 한국에서 방송인이자 17년 차 언어 교사로 깊이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 최근 그는 틱톡과 쇼츠를 달구는 '숏폼 챌린지 스타'로 1020 세대와 새로 만나고 있다.
"엄마 세대는 '미수다'로 저를 알고, 대학생들은 어릴 적 본 EBS '꾸러기 천사들'로 알아봐요.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틱톡에서 '봄이구나' 누나·언니로 알아보죠. 한 집안의 3개 세대가 저를 서로 다른 모습으로 기억한다는 게 참 신기하고 감사해요."
올해 크리스티나를 다시 젊은 세대의 중심에 세운 것은 지난 3월 찍은 지극히 평범한 영상 하나였다. 친구 가게에 들러 "새로운 계절이니까 그냥 봄 이야기를 해보자"며 가볍게 던진 "봄이구나"라는 한마디가 SNS를 강타했다.
수많은 유저가 영상을 패러디하며 숏폼 챌린지 열풍이 불었고, 내친김에 방송인 유재필과 음원 '그러시구나'까지 발매했다. SBS '인기가요', MBC M '쇼 챔피언' 등 음악방송 무대까지 오른 그는 "아이돌들과 함께 챌린지를 찍으며 나 역시 아이돌이 된 기분을 느꼈다"며 아이처럼 웃었다.
![[서울=뉴시스] 크리스티나. (사진=웨이브엔터테인먼트) 2026.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1/NISI20261001_0002253492_web.jpg?rnd=20261001153841)
[서울=뉴시스] 크리스티나. (사진=웨이브엔터테인먼트) 2026.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화면 속 크리스티나는 늘 에너지가 넘친다. 연출된 모습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20년 동안 거짓 연기를 할 수는 없다"며 "어릴 때부터 밝고 조금 시끄러운 편이었다"고 답했다. 정작 이탈리아에 있을 때의 삶은 전혀 달랐다.
"한국 분들은 제가 파티나 가고 술 잘 마시는 날라리였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절대 아니에요. 이탈리아에서는 진짜 공부밖에 안 했어요. 국제법이라는 재미없고 딱딱한 학문을 전공했거든요."
그랬기에 그가 한국에서 방송에 나선다고 했을 때 가족과 친구들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춤도, 노래도, 연기도 못 하는데 한국 말도 못 하는 네가 TV에 나가서 뭘 하느냐"며 의아해했다.
2006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그의 한국어 실력은 '제로'였다. 언어보다 더 높은 벽은 문맥 속에 숨은 '한국식 문화'였다. 크리스티나는 초창기 방송 작가가 완곡하게 거절하며 던진 말을 잊지 못한다.
"'이번엔 같이 프로그램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저는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있나 보다!'라고 해석했어요. 그래서 계속 '그럼 다음엔 어떻게 해요?' 하고 눈치 없이 물어봤죠. 나중에야 그게 단칼에 거절하는 완곡한 표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에 익숙했던 이방인은 이제 한국어의 행간을 읽을 줄 아는 노련한 한국인이 됐다. "이제 완전히 돌려 말하진 못해도 한 바퀴 정도는 돌릴 줄 안다"는 그를 향해 고국 친구들은 "이탈리아에 오면 착해졌다는 소리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크리스티나. (사진=웨이브엔터테인먼트) 2026.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1/NISI20261001_0002253490_web.jpg?rnd=20261001153641)
[서울=뉴시스] 크리스티나. (사진=웨이브엔터테인먼트) 2026.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크리스티나는 방송인인 동시에 미국 온라인 고등학교에서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17년 차 베테랑 교사다. 그렇기에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가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누구보다 예리하게 감지하고 있다.
"옛날에는 한국말을 조금만 해도 한국 사람들이 '어머, 한국어 잘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너무 잘하잖아요. 완벽하게 하는 분들도 정말 많아요. 이제는 한국말을 못하면 욕먹어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외국인 1세대 방송인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준비 중인 개인 유튜브 채널 역시 단순한 예능을 넘어, 한국을 찾은 수많은 유학생과 다문화 청년들이 한국 사회와 진짜 소통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소통 플랫폼'으로 기획 중이다.
"20년 동안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한국에 와서 완전히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는데,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삶을 살게 된 건 시청자 여러분 덕분이잖아요. 항상 저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 항상 응원합니다. 파이팅!"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